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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러군 민간인 대량 학살 의혹에…러 전쟁범죄 조사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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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인근서 시신 410구 수습..러, 민간인 학살"
국제형사재판소에 부차지역 집단 매장 현장 조사 요청
교회 앞마당에 14m 집단 매장터 위성 사진도 공개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에서 민간인들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러시아의 전쟁 범죄 조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키이우 북서쪽 교외인 부차에서 목격된 민간인 학살 현장을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대량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ICC가 "이러한 전쟁 범죄의 모든 증거를 수집해 관련자들을 기소하는 데 사용해 달라"고 촉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집단 학살을 저지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를 말살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모든 군 의사 결정권자들, 전쟁에서 지시를 내린 사람들은 적절한 절차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 당국이 수복한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현재까지 집단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시신 410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옥을 만든 짐승 같은 자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이는 기록돼야만 한다"며 "법의학 및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부검과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현장에 갔다"고 덧붙였다.

 

아나톨리 페도루크 부차 시장은 "약 270명의 주민이 두 개의 공동묘지에 묻혔으며, 40명은 거리에 죽어 쓰러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 중에는 손이 뒤로 묶인 채 뒤통수에 총상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 미국 민간 인공위성 업체 막사는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약 37km 떨어진 부차 내 한 교회에 집단 무덤으로 추정되는 매장터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위성사진엔 부차의 한 교회 앞마당에 길이가 약 14m에 달하는 구덩이가 찍혔다. 막사는 지난달 10일 처음 포착된 집단 매장터가 지난달 31일 현재 이같은 크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물러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수복한 지역에서 대규모 민간인 사망자들이 확인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 1단계가 완료됐다며, 수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등 북부 일대 병력을 동부 '돈바스 해방'에 투입,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 일대 주요 지역들을 속속 탈환해왔다.

 

인권감시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 2월27일부터 3월14일까지 러시아군이 체르히니우와 하르키우, 키이우 등지에서 여러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했다.

 

HRW는 이 지역에서 강간과 최소 6명의 남성에 대한 즉결 처형, 음식·의류·장작 등 민간인 재산에 대한 약탈 등의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휴 윌리엄슨 HRW 유럽·중앙아시아 담당국장은 "우리가 문서화한 사건들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고의적인 잔인함과 폭력을 수반한다"고 한탄했다.

 

외신들은 인권단체들과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증거들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사회도 러시아의 만행을 규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부차에서 사살된 시민들의 사진을 보고 크게 충격받았다"면서 효과적으로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해 UN 차원에서 독자적인 조사를 실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럽연합과 영국은 러시아의 전쟁범죄 관련 증거를 확보해 ICC에 제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ICC는 지난달 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전쟁범죄 조사에 착수했다.

 

카림 칸 ICC 검찰 검사장은 39개 회원국들의 요청을 받고 우크라이나 내 전쟁범죄 증거 수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을 통해 "(ICC 회부에 따라) 2013년 11월21일 이후의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면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저질러진 전쟁범죄, 인도에 반하는 죄, 집단학살에 대한 현재와 과거의 모든 주장에 대한 조사를 망라한다"고 말했다.

 

ICC는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정부군과 친러 반군이 충돌한 돈바스 전쟁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름(크림)반도를 강제병합했을 당시 전쟁범죄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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