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면세사업 종료, 코로나19 팬데믹을 비롯한 여러 위기 속에서 한때 연속된 적자를 기록했던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이하 워커힐)가 SK네트웍스의 효자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한 공간적 경쟁력에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 접목 및 서비스 혁신을 추진하는 SK네트웍스의 전략이 맞물려 2023년 턴어라운드 이후 지속적인 매출 증가 및 탄탄한 수익력을 보이고 있는 것. 이와 관련 16일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시설 중심의 하드웨어와 인적 서비스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호텔 산업 문법에서 벗어나, AI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접목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워커힐만의 차별적인 모델을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고객 접점에서부터 백오피스까지… ‘AI 호텔’ 생태계 만들어가는 워커힐
개관 63주년을 맞은 워커힐이 최근 가장 큰 혁신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분야는 단연 인공지능(AI) 분야다. 워커힐은 2024년초 ‘문화(Culture)’와 ‘기술(Technology)’ 혁신을 통해 ‘AI 호텔’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래 전사적인 AI 전환 움직임을 가속화했다. 이를 통해 고객을 응대하는 프런트 엔드(Front-end) 서비스부터 직원들이 일하는 백오피스(Back-office) 업무까지 전방위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대화형 호텔 안내 서비스 ‘워커힐 AI 가이드’다. 이는 워커힐이 지난해 4월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도입한 챗GPT-4o 기반 AI 안내 서비스로,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다국어를 지원한다. 단순한 챗봇을 넘어 독자적인 AI 페르소나들을 활용해 고객에게 상황에 맞는 동선과 메뉴를 제안하며, 레스토랑 예약 시스템과도 연동된다. 워커힐 AI 가이드 도입 1년 만에 활성 이용자 3만명을 돌파하고 개별여행(FIT) 투숙객 3명 중 1명이 이용하는 등 호텔업계를 대표하는 AI 기반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 1층에서 운영되는 ‘워커힐 AI 라운지’는 디지털 공간의 AI 경험을 현실로 이어준다. 이곳에서 고객은 AI 에이전트의 안내에 따라 스마트폰을 들고 호텔 곳곳의 미술품과 콜라보 작품들을 감상하는 ‘아트 미션’을 수행하며 입체적인 ‘디지털-현실 융합’을 경험하게 된다.
워커힐은 올해 ‘와인 페어’에도 AI를 접목했다. AI 기반 와인 도슨트 프로그램 ‘픽 와인 업(PICK WINE UP)’을 도입, 부스 위치와 와인 이름을 확인하고 바로 시음하도록 한 것이다. 고객 성향에 맞춰 와인 프로필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워커힐의 와인페어가 누구나 나만의 와인을 찾아 즐기는 ‘와인 경험형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워커힐의 AI 혁신은 고객 접점뿐 아니라 직원들의 업무 방식 변화도 가져왔다. 워커힐 구성원들이 활용하는 AI기반 내부 운영 효율화 시스템 ‘와이즈(Walkerhill Intelligent Strategy Engine, WISE)’는 기존에는 30~40분씩 수동으로 취합해야 했던 식음(F&B) 및 객실 매출 데이터를 단 1분 만에 자연어로 조회할 수 있게 만들어 빠른 업무 정리를 돕고 있다. AI를 통해 단순 반복 업무가 줄어들고, 본연의 ‘고객 환대(Hospitality)’와 가치 창출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소프트웨어 혁신 뒷받침하는 하드웨어 진화… ‘스포캉스’ 성지로 우뚝
이 같은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역량은 공간에 대한 투자와 맞물리며 더욱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워커힐의 헤리티지를 보존하는 것과 동시에, 시설 리노베이션을 통한 공간 전략을 통해 차별화된 하드웨어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워커힐은 20여 년간 위탁 운영해오던 골프 연습장을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해 골퍼들을 위한 전문적이고 완결성 높은 인프라를 갖춘 ‘워커힐 골프클럽’으로 새롭게 개관했다. 전 타석에 세계적 수준의 ‘탑트레이서’ 스윙 분석기를 설치해 정교한 샷 분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호텔 최초로 도입한 ‘AI 피팅 센터’를 통해 퍼팅, 클럽, 모션 등 데이터 기반의 고객 맞춤형 장비 추천도 이뤄진다. PGA 마스터즈 대회의 아멘코너(12번 홀)를 오마주한 ‘숏게임 콤플렉스’의 경우 실제 필드와 동일한 감각으로 어프로치와 벙커샷을 연습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워커힐은 또한 한강을 조망하며 야간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국제 규격 하드 코트 ‘테네즈 파크(Tennez Park)’를 단장했다. 아울러 이형택테니스아카데미재단과 MOU를 맺고 테니스 저변 확대와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강화를 위한 협력에 나서는 등 ‘테캉스’ 열풍을 주도하기 위한 행보도 가속화하고 있다.
그 밖에도 청량한 한강 뷰와 더불어 야간 수영과 풀사이드 세미 뷔페를 결합해 선보이는 야외 수영장 ‘리버파크’, 한반도 지형을 닮은 워커힐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바른 걸음을 배워보는 이색 걷기 웰니스 프로그램 ‘호락호락(虎樂好樂)’ 등은 워커힐을 생동감 넘치는 ‘스포캉스’ 성지로 만들고 있다.
모빌리티와 D2C, 공항 서비스, K-미식 영토 확장까지 이어지는 서비스 혁신
워커힐은 이종 산업과의 적극적인 융합을 통해 고객 여정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과 업무협약(MOU)을 통해 고객이 키오스크로 호출하면 AI가 실시간으로 최적 노선을 분석해 차량을 배차하는 수요응답형 교통(DRT) ‘셔클’ 서비스를 내부 셔틀에 도입하며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 유통 생태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워커힐은 지난해 1월 국내 특급 호텔 최초로 브랜드 상품 판매 전용 모바일 앱 ‘워커힐 스토어’를 출시하며 D2C(Direct to Consumer) 유통 구조를 강화했다. 고객은 앱을 통해 ‘수펙스(SUPEX) 김치’ 정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명월관 갈비탕 등 다양한 가정간편식(HMR)을 비롯한 PB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연락처만으로 쉽게 선물도 가능해 워커힐 미식이 일상 속에 보다 쉽게 전파되는 환경을 조성했다.
지난해 9월엔 한국무역협회 기준 호텔 업계 최초로 세컨드 브랜드인 ‘워커힐호텔 김치’를 미국 전역에 수출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워커힐호텔 김치’는 최근 호주 시드니까지 진출하며 누적 수출량 47톤을 돌파했다.
워커힐은 관광객들의 주요한 체류 루트인 인천국제공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며 외국인들 대상으로도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한식당 ‘자연’의 성공적 안착은 물론, 환승호텔, 캡슐호텔 다락휴, 마티나 라운지 등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이 주최하는 ‘ICN어워즈(ICN Awards)’ 우수 상업시설로 선정된 것. 워커힐은 인천 송도의 전통 한옥 호텔 ‘경원재 바이 워커힐’ 브랜드 위탁 운영을 통해 비즈니스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국내외 영향력을 높이기도 했다.
“혁신 가속해 ‘차세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해 나갈 것”
앞으로도 워커힐은 단순한 숙박 공간을 넘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혁신을 가속해 ‘차세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실현해 나갈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혁신의 중추인 사내 업무 시스템 ‘와이즈(WISE)’는 매출 데이터 조회를 넘어, 부서별로 단절되어 있던 내부 데이터와 외부 변수(날씨, 환율 등)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온톨로지(Ontology) 기반 지식체계인 ‘WISE 2.0’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워커힐 AI 가이드’의 경우 고객의 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초개인화된 혜택을 제공하고 직접 패키지 예약까지 가능한 종합 AI 에이전트로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 또한 현재 내부 셔틀로 시범 운영 중인 수요응답형 셔틀(DRT) 시스템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기술을 호텔 이동 경험 전반에 확대 도입하는 진정한 스마트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는 한편, ‘워커힐호텔 김치’에 이어 프리미엄 라인인 ‘수펙스(SUPEX) 김치’의 해외 수출에도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AI 중심 사업지주회사로 진화를 위해서는 워커힐을 비롯한 보유사업들이 안정적인 성과와 전략적 투자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숙박 위주의 호텔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 중인 워커힐이 고객 경험과 운영 방식을 창의적으로 재설계하고 혁신을 이어가 차별화된 가치 아래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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