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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광합성 시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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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정치는 생물이라고들 말한다. 늘 변화무쌍하고 살아 숨쉬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가끔 이런 엉뚱한 질문을 해본다. '생물이라면, 동물에 가까울까? 식물에 가까울까?'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생물을 동물이라고 한다. 동물은 먹이를 구하고 짝짓기를 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생물을 먹어야만 살 수 있다. 그리고 살기 위해 영역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다. 서로 사이가 좋다가도 싸우고, 힘센 자에게 줄서기도 하고, 힘센 자가 몰락하기도 하고, 그래서 힘센 자는 자신의 영역을 세우기 위해 칼날을 휘두른다. 이런 면에서 확실히 정치는 동물에 가깝다. 


대선 이후의 국가를 생각한다. '국정'을 상상한다. '국정은, 행정은 동물에 가까울까? 식물에 가까울까?' 이런 질문을 해보면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정권이 바뀐 초기엔 영역을 만드는 차원에서 동물적 본성 가득한 사람들에 의해 동물의 왕국을 만드는 작업을 해나갈지 모른다. 그러나 그건 오래가지 못한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동물성 짙은 이 순간은, 해방 이후 80년 가까이 지지리 볶이면서도 강화된 대한민국의 시스템이라는 영역에 비하면 덧없다. 국정은 우리가 ‘문제있다’ 욕하면서도 삼권분립과 시장경제와 국민주권 등이 어우러져 켜켜이 쌓인 큰 성을 가꾸는 일이고, 그 일은 성장이 보이지 않는 식물에 가깝지 않나 싶다.


그래서 나는 국정은, 그 중 특히 행정은 식물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나는 그 일을 잘한 분이 김대중 대통령이었고, 당초는 동물로 생각했다가 식물임을 깨달은 이가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끝내 동물의 영역임을 믿고 동물처럼 끌어가려 했던 분, 그렇게 참모들이 부추겼다가 끝내 임기를 마치는 분이 문재인 대통령이라 생각한다. 


나는 국정은 제로섬이 아닌 시너지라고 믿는다. 그 시너지는 동물보다는 식물이 본성적으로 잘 가동된다. 식물은 동물처럼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스스로 필요한 영양분을 만들 수 있다. 엽록체에서 햇빛, 이산화탄소, 물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광합성을 한다. 광합성을 통해 만든 영양분을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국정이다. 그간의 대통령들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광합성을 잘못했기에 평가가 기대치 이하였고 말년이 안좋았다는 생각을 한다. 


정치과잉의 시대다. 동물성 짙은 국정이었다. 나는 우락부락한 외모이지만 윤석열 당선인이 식물성 대통령이었으면 하고 기대한다. 그의 앞으로의 국정운영이 지난 정권속에서의 불의와 대항하고 핍박에도 굴하지 않은 그 모습의 연장선에서 시작한다면 그것은 이미 실패의 첫 단추라 생각한다. 그건 문재인 시즌 2에 지나지 않는다. 오랜 관료 생활을 했음에도 그 관료제에 파묻히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선거기간 자주 말하곤 했던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이 출발점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에겐, 투박하지만 국정리더로서 식물성 에너지가 있다는 믿음이 있다. 나는 그가 대한민국이라는 엽록체에서 햇빛, 이산화탄소, 물을 이용해 어떻게 에너지를 만들어 내서 광합성을 해야 하는 것이 사명이라는 것을 아는 분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들판에서 수많은 꽃들처럼, 창조적 인재와 안정적 국정플랜, 정치적 리더십과 세계 강대국들과의 우호, 미래를 위한 생산적 안목으로 광합성하고 이 위에 국정운영의 고랑을 파고 과거의 병폐와 자유민주주의원칙에 역행하는 각종 잡초를 솎아내는 일을 소임으로 알고 실천하실 분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는 대한민국 국정의 화려한 꽃밭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정치, 경제, 안보, 외교, 과학, 복지, 문화, 교육, 민생, 부동산 등 다양한 꽃들이 만발하도록 멀리서 강물을 끌어오고 저수지가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물성을 잠재우고 정치색과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침엽수와 활엽수, 큰 나무와 작은 풀, 자연수와 인조수가 공존할 수 있는 그 꽃밭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기에 이제 그의 언어는 정국 돌파를 위한 동물적 감각의 언어에서 국민통합을 향한 식물적 감각의 언어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들은 식물성 에너지를 불어넣는 일에 열중했으면 좋겠다. 나라가 갈라지고 지금처럼 너무도 동물적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을 돌려놓았으면 좋겠다. 그게 나라다운 나라가 되는 길이라 믿는다. 광합성 시대를 기다린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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