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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험한 세상 사랑의 홀씨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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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폴 빌라드의 ‘이해의 선물’이라는 단편소설에는 손해를 보면서까지 어린 주인공의 순수함을 지켜주는 사탕가게 할아버지
위그든 씨가 등장한다. 그에게 이해와 배려를 배운 주인공은 후에 성인이 되어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 닥쳤을 때 마찬가지로 손익을 떠나 동심을
지켜주는 선택을 한다. 나눔과 베품은 전승된다. 내가 심은 씨앗이 자라 사과나무가 되고 그 열매를 따먹은 이들이 다시 씨앗을 심는다.
사랑의 홀씨가 퍼져나간다.



뼈저린 가난을 알기에











봉사활동으로 하루24시간이 모자란 윤광술씨. 겨우 짬을 내 인터뷰하면서 그는 계속 자신은 하는 일이 없다며 겸손해했다.

윤광술(36) 씨는 본인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모른다고 했다. 그저 자신을 통해 씨 뿌리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는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 다수의 국제대회에 의무위원으로 참가한 바 있는 생활체육지도자 겸 재활트레이너닥터인 윤씨. 그는
본업 외에 하는 일이 더 많다. 무의탁 노인과 모자가정 등 영세민에게 쌀을 보내고 장애우들에게 물리치료 봉사를 하며 후원금을 모아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전달한다.



“연결고리가 될 뿐 실제로 하는 일은 없다”며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는 그는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내리 사랑처럼 자신의 봉사가 아무
사심과 가식이 없는지 늘 자문한다. 아직 100%는 아닌 거 같다는 게 그의 평가다. 본격적으로 그가 나눔사업에 발벗고 나선 것은 1990년도부터.
특별한 계기는 없고 다만 그때부터 밥 먹고 살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끼니 걱정 안하고 살게 되면 꼭 이웃에게 베풀면서 살겠다고 다짐했거든요.”



고등학교 2학년 때 가세가 기울어 생계와 동생들 뒷바라지를 책임지면서 그는 가난이 뭔지 뼈저리게 느꼈다. 생계유지곤란 사유로 군 면제를
받을 정도로 버거운 나날들을 버티면서 그는 꼭 나중에 자신처럼 힘겹게 사는 이들을 돕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지금 그는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복지법 개선보다 더 중요한 건 ‘마음’



윤씨는 특히 장애우 복지에 관심이 많다. 세계 각국을 다니며 느낀 것이 장애우를 평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태도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장애인선수만 하더라도 일반선수들과 비교해 운동 환경 및 처우가 매우 열악하다.



“금메달 획득 시 지급되는 연금부터 차이가 나요. 직업안정도 안 돼있어 선수생활 후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어렵게 사는 이들이 많죠. 장애우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해요.”



후천적 사고로 인해 내가 혹은 내가족이 언제 장애인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장애우에 대한 사고전환이 시급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미국은 임산부를 한시장애인으로 인정하죠. 어찌보면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한 것도 일종의 장애예요. 인간은 누구나 죽기 전 장애인이
된다고 할 수 있죠. 장애우에 대한 배려와 따뜻한 시선은 자신을 위해서도 꼭 선행돼야 해요.”



복지법 개선보다 더 필요한 건 ‘사랑’이라며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치는 그의 얼굴에서 소설 속 위그든 씨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를 통해 제2, 제3의 위그든 씨가 계속 탄생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사랑은 전파되므로.






이번호로 ‘선행릴레이'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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