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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노년은 마음을 베푸는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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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은 이제 지긋지긋하다. 45세가 정년이 된지 오래고, 56세에 회사에 남아있으면 도둑놈이 된 세상, 중장년층도 할 일없어 무기력에 빠진 요즘 노년은 말해서 무엇하리. 하지만 올해 76세를 맞은 이연옥 할머니를 만나면서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옛말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느냐”며 이씨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이연옥 할머니, 이씨는 60세를 기점으로 소극적이고 내 가족밖에 몰랐던 삶에서 적극적이고 더불어 사는 '봉사자'로 거듭났다.

손뜨개, 무의탁노인 말벗 봉사
이씨는 53세가 되던 해 남편과 사별하고 근 10년간을 ‘멍하니’ 살았다. 평생을 주부로만 살았기 때문에 친구도 없고 달리 할 줄 아는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계속 이렇게 소극적으로만 살면 너무 고독하고 비참하겠구나’라는 심정으로 용기를 내 노인대학을 등록했고 그곳에서 풍수지리를 배웠다.

“동서남북을 비롯한 모든 사물에 의미가 담겨있다는 걸 알게 됐죠. 그러면 인간은 오죽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접하고 그들과 교감하고 싶었죠.”

인간사이의 만남을 이씨는 자원봉사활동으로 풀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서울중앙병원에서 안내와 청소 등의 봉사를 했고 1997에는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에도 참여했다. 당시 최고령 봉사자였다. “봉사를 하다보면 새로운 걸 보게되고 배울 수 있어 좋아요. 자기발전에도 도움이 되죠. 늙은이도 뭔가를 할 수 있고 도움 줄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해요.”

7년 전부터는 송파노인종합복지관에서 손뜨개와 중병을 앓고 있는 무의탁노인 말벗 봉사를 하고 있다. “내가 외로워서 하는 것”이라며 내세울 만한 일이 아니라는 이씨는 “오히려 내가 더 즐겁다”고 고백한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다가서다
손뜨개 봉사는 봄부터 가을까지 복지관에서 제공해주는 털실로 스웨터, 조끼, 목도리 등을 떠서 겨울이 되기 전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기탁하는 일이다. 작년 한해 복지관에서 제작된 털옷은 200여벌, 이씨도 그 중 한몫을 차지했다. 그리고 매주 화요일이면 양로원을 방문해 노인들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 의지할 곳 없는데다 병까지 얻은 그들을 보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다. “그들의 고통이 제게도 전염되죠. 그곳에 갔다오면 한동안 마음이 아파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이씨는 “이 나이가 되면 죽음이 두렵지 않지만 그래도 다음에 갔을 때 누군가 저 세상으로 갔다는 소식을 들으면 기분이 이상하다”고 토로했다.

나이가 들면서 이씨는 그냥 지나쳤던 일들이 특별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또 어떤 일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된다고 했다. 가치의 기준이 달라지고 여유, 이해심과 아량이 많아진다고도 했다.

“노년이 되면 머리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정을 나누는 것이 이처럼 행복한 지 몰랐거든요. 노년은 마음을 베푸는 시기예요.”

내 가족밖에 모르고 말수도 적었다는 이씨는 60세를 기점으로 세상을 알고 적극적인 ‘활동가’로 뒤바꼈다. 아내, 어머니, 며느리 등으로 살아왔던 삶에서 이제 그녀는 ‘이연옥’이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살고 있다.

송파노인종합복지관: 02) 2203-9400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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