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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책 속에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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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황 속에서 기업의 위기의식이 커지는 가운데 소위 잘나가는 CEO들이 사내 독서 경영을 새로 공부를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독서를 통해 직원들을 결속시키고 불황을 이기는 힘을 얻는 것이다. 이에 독서경영 열풍의 배경과 CEO들에게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독서 프로그램에 대해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휴넷 등의 도움으로 알아보았다.
장르 구분 없이 읽혀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침체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그 여파는 남아있다. 평생학습 전문기업 휴넷의 관계자는 “기업간의 M&A는 새로운 경영환경을 만들게 되고, 계열사 정리를 통한 구조조정으로 기업의 고유한 문화나 비전을 어떻게 유지하고 공유해 나갈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존 직원들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고취하고 새롭게 만난 구성원들간에 결속을 다지기 위해 조직문화를 재정비하는 것이 화두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위기 가운데 최근 많은 기업들이 별도의 독서 강의를 듣는 것은 물론 CEO들에게 경영 또는 직원들의 리더십과 관련 회사 운영에 지침이 되는 책들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독서 교육은 다른 방법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고난 속에서 마음을 다스리기 좋아 불황에 뜨는 아이템인 것이다.
독서 경영의 열풍을 타고 LG-노텔 등 많은 기업들이 독서를 통해 직원들이 긍정적인 생각을 공유하고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최근의 독서를 통한 자기계발은 예전과 달리 경영학적 지식 위주의 경제경영서 뿐만 아니라 동서양의 철학 역사 문학 등을 두루 읽는 것이다. 독서를 단순히 지식을 얻는 수단으로 보는 시각에서 탈피해 최근에는 감정적 교감을 나누는 것으로 변모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금까지는 기업의 교육목적이 특정 업무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 직원들의 개별 직무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로는 전 직원의 결속을 다지는 쪽으로 교육의 목적 자체가 변해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어려운 위기 상황에서 교육을 통해 직원들의 열정과 의지를 다짐으로써 얻게 되는 조직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직원 개개인 역시 이러한 교육을 통해 보다 조직에 몰입하게 되고 이는 곧 업무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한편 하나의 교육과정을 동일한 시점에 전 직원이 함께 수강함으로써 서로의 공감대가 형성돼 부서간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는 등 부가적인 효과 역시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빌 게이츠의 ‘생각 주간’
CEO들은 오래전부터 책 속에서 경영을 길을 읽어왔다. 특히 휴가는 CEO에게 책과 마주앉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생각하는 중요한 시기다. 휴가를 맞아 경영자들은 독서를 통한 재충전을 모색하고 있다. 경제 경영 도서 전문 출판사 빅슨네트웍스의 안유석 사장은 “경영자들에게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충전을 하고, 새로운 발상을 전환을 하는데 있어서 휴가는 무척 중요하다. 많은 경영자들이 휴가 때 독서를 하면서 충전을 하고, 일상의 회사 운영으로부터 벗어나서 새로운 생각을 해보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일 년에 두 번씩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잠적해 휴가를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른바 ‘생각 주간(Think Week)’이라고 불리는 휴가를 갖는데, 이 시간 동안 그는 일상 운영 업무에서 벗어나서 심지어는 가족으로부터도 벗어나서 글을 읽고, 생각을 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그 이후에 세상의 흐름을 뒤바꿀 결정들을 내려왔다.
안 사장은 “중소기업 경영자들도 늘 일상의 운영 업무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휴가기간을 활용해서 독서를 하면 그간 생각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며 독서를 통한 리더십 향상을 추천했다.
알찬 독서 프로그램 많아
CEO 대상 독서교육 프로그램 중 사단법인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하는 ‘CEO 독서아카데미’는 대표적인 독서경영 강좌다. 작년 10월23일부터 올해 3월 26일까지 시행한 CEO아카데미가 CEO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지난 4월15일부터 2차 CEO 아카데미까지 개최, 오는 8월26일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1기, 2기의 경우 출석률이 80% 가량에 달할 만큼 인기가 좋다. 이러한 ‘CEO 아카데미’는 ‘인문학적 통찰력으로 기업을 경영한다’를 주제로 매주 필독도서를 선정해 관련 책을 바탕으로 동서고금의 석학과 현인들의 지혜를 접하고 관련 분야의 저명한 교수, 작가 등을 초청해 강연과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1기 프로그램의 경우 ‘고전, 끝나지 않는 울림’의 필독서를 토대로 정진홍 이화여대 석좌교수, ‘젊음의 탄생’을 집필한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존재 가치를 깨우쳐 주는 힘’을 주제로 강연을 펼친 바 있다.
또, 우한용 서울대 교수가 고인이 된 소설가 이청준의 ‘벌레이야기’, ‘밀양’, ‘서편제’를 바탕으로 ‘추모 특강 - 이청준의 문학세계’이 펼쳐지기도 했으며 이문열 작가의 작품인 ‘황제를 위하여’를 소재로 각 기업의 대표와 임원들이 함께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2기 프로그램으로는 ‘노는 만큼 성공한다’ 필독서를 통해 김정운 휴먼경영연구원의 강의와 함께 ‘천년의금서’ 필독서를 통해 CEO들이 작가 김진명과의 대화도 이루어진 바 있다.
서울대학교의 최고지도자 인문학과정(AFP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이 프로그램은 고전 텍스트를 주로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개설 후 지금까지 이철우 롯데쇼핑 사장,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을 비롯해 이건영 빙그레 사장, 이낙영 SPP조선 회장 등이 이 과정을 들은 바 있다. 최고경영자 과정을 마친 후에도 CEO들은 각 기수마다 모임을 만들어 계속 책을 통해 공부하고 있으며 1기 졸업생들은 ‘논어’를 읽고 2기 CEO들은 주경철 서울대 교수가 쓴 현대정치사상사 ‘대항해 시대’를 공부하고 있다.
산업정책연구원의 경영자 독서모임(MBS)도 있다. 서울대 조동성 교수의 주도 아래 CEO들이 독서모임을 갖고 있으며 이 또한 경제 경영 분야 뿐 아니라 인문 과학 철학 예술 등 다양한 영역의 도서들을 선정해 경영인들의 마르지 않은 감성과 지식의 자리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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