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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민생문제 내놔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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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을 둘러싼 여야의 법정싸움과 홍보전이 치열하다. 지난 글에서 정부여당이 소탐대실하고 있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이번에는 야당에게도 당면한 투쟁의 길에 대한 한계와 문제점을 따져보려고 한다.
우선 이 미디어법이 갖고 있는 잠재성 문제다. 미디어를 어떻게 위치지우느냐에 따라서 국민여론은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동안 한국의 언론은 친일과 군부독재시절에 ‘땡전뉴스’ 경력에도 불구하고 항일과 민주화움직임을 그런대로 반영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일정한 공신력을 유지할 수 있었고, 최소한의 이런 언론상황이 민주적 정치과정에 합리성을 부여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미디어법 강행통과 과정에서 보여준 유력언론들의 자사이기주의적 보도행태는 가까스로 유지돼왔던 신뢰성에 큰 흠집이 났고 앞으로 그런 경향은 더 강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남미의 언론들이 독재권력의 일부가 되어 심각한 사회갈등의 진원지로 작용함으로써 남미 각국의 정치사회적 민주화에 중대한 장애가 된 바 있는데, 최근 한국의 언론도 사회통합과 공공의 이익보다 자기집단과 특정계층의 이해를 우선시하는 편향성이 심각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디어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국민적 관심사로 집중시킬 필요성은 매우 크다.
하지만 이번 미디어법을 둘러싼 대치국면을 살펴보자.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언론사들의 치열한 문제의식과 생존이 걸린 투쟁의지는 지식인 사회에 공감대를 갖고 있을 뿐 일반국민들의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려있지 않다. 아마 이런 점 때문에 정부여당이 ‘시간이 약’이라며 야당의 거리투쟁을 외면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면 대다수 국민들은 어떤가? 미디어법의 강행통과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더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자신의 문제에 대한 해법이다. 정부가 발표한 8조원에 달하는 학자금 대출계획이나 통신요금인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환영하는 이유도 지금 당장의 고통을 누군가 해결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디어법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언론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를 넓혀가면서 지금 당장 절실한 민생과제에 대한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고 국민들 속에서 여론을 모아가고 구체화하지 않는다면, 야당과 국민들은 서로 다른 길에 있게 될 것이다. 야당 지도부도 이런 문제점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2개의 주제를 결합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동안 야당이 보여준 태도와 자세로 볼 때 여당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의아할 때가 많다. 이제까지 중산, 서민층정당이라고 선전했다면, 실제로 서민들의 고통을 해결하는데 앞장서야 하는데 그런 점이 취약했다.
국민들이 이 정부의 실용주의에 기대를 걸었다가 실망한 것은 정부 여권이 국민생활을 옥죄고 있는 독점대기업들의 폭리구조를 개선하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핸드폰이나 기름값, 약값 등을 낮추겠다고 대선공약으로 발표하고 집권 이후에도 몇 차례 시도했지만 전부 용두사미로 끝난 것은 이들 숨겨진 권력을 설득하고 합리적인 시장질서를 만들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현재의 야당은 어떨까? 한국경제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아직 자세가 덜 돼있는 것 같다. 그들이 집권했을 때 우리가 이런 생활거품비를 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들은 외면했다. 권력의 달콤한 맛에 취해 있었던 것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이제 야당이 처한 상황은 권력을 놓친 채 황야로 내쫒긴 처지이고, 시민사회단체들도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이 사실상 줄어들어 눈치를 볼 필요가 적어졌다는 점이다.
이제 야당이 취해야 할 투쟁의 길은 미디어법의 깃발과 함께 피부에 와닿고 아주 구체적인 민생문제를 내걸고 국민 속으로 가는 길이다. 이 땀과 눈물이 국민들 속에서 솟아나야 지난 10여년 몸에 밴 권력의 냄새가 사라지고 국민들의 친근한 벗으로 되돌아올 수 있지 않겠는가. 그때 제대로 된 민생문제의 해법도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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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선택은 본인 책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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