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영남취재본부 김대우 국장] 최근 포스코가 지주회사가 되는 포스코 홀딩스의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기로 확정하면서 지역 민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본사는 포항이고 절대 포항을 떠나지 않는다’는 포스코의 주장도 믿지 못하겠지만, 포스코 지주회사를 수도권에 두려는 것은 국가 균형 발전과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일이다. 더군다나 지역의 희생으로 성장한 포스코가 이 같은 일을 결정하면서 지역민과 소통이 없었다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포스코는 지난 2018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포항시와 상생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포스코는 신소재·신성장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시민들의 기대만큼 뒤따라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가 서울에서 출범한다고 하니 약속 이행은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포스코 측은 본사가 포항에 남아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결국 철강사업만 맡는 자회사가 남는 것이 유력해 포항은 속 빈 강정이 될 수도 있다.
그동안 포스코는 대한민국의 철강산업이 호황을 누릴 때 포항을 거점으로 무한 발전을 거듭했고, 급기야 세계 5위 철강 기업으로 성장했다. 포스코의 이 같은 영광은 지금까지 고통을 감내하면서 지역기업에 대한 무한 애정을 보낸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포스코는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지역 시민들과 의논하지 않았다. 필요할 때는 쓰고 필요 없을 때는 버리는 ‘토사구팽’ 한 것이다. 배은망덕한 행위다.
포항시민의 희생과 헌신을 통해 성장한 포스코가 지역사회와 소통 없이 지주사 본사의 서울 설치를 결정한 것은 국가균형발전의 시대정신에 역행하고,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배신이다. 포항과 경북의 유일한 대기업이자,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인 포스코는 절대 서울로 본사 이전을 해서는 안 된다. 포스코는 지주사 본사의 서울 설치를 즉각 철회하고,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을 포항에 설치해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상생 협력의 큰 걸음을 함께해야 한다. 고 박태준 회장이 유언과 같은 마지막 연설에서 강조했듯이 포스코는 포항의 희생 위에 탄생해 성장했다. 포항시민의 희생의 대가가 배신이 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