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05 (목)

  • 구름많음동두천 0.6℃
  • 맑음강릉 4.4℃
  • 박무서울 2.3℃
  • 박무대전 0.4℃
  • 박무대구 -1.2℃
  • 연무울산 2.6℃
  • 박무광주 2.8℃
  • 연무부산 5.4℃
  • 구름많음고창 0.9℃
  • 제주 11.7℃
  • 맑음강화 0.1℃
  • 맑음보은 -1.8℃
  • 흐림금산 -1.4℃
  • 흐림강진군 1.8℃
  • 구름많음경주시 -1.8℃
  • 흐림거제 4.2℃
기상청 제공

인물

“고통은 일상을 풍요롭게 한다”

URL복사
‘사하라를 달리는 일은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도저히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스스로의 다짐을 지키기 위해 떠난 고행의 길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그 광활한 공간 속에서 아무도 없이 혼자 달린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을 때의 그 고적함이란. 그렇게 달리고 달리다 마침내 피니시 라인을 보았을 때 느꼈던 그 절정의 환희와 희열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리고 그런 기억은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작년 4월 제 18회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안기형(41) 씨는 최근에 출간한 사하라 노정을 담은 책 ‘243km 사하라를 달린다’에 완주의 의미를 이렇게 적었다. 직장 생활 12년, 세 아이의 아버지,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한 남자가 사하라로 떠난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사하라 이후’ 그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사하라의 기억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고, ‘또 다른 사하라’를 꿈꾸기 시작한 안씨를 만났다.







"한 가지 목표를 향해 1년이라는 시간을 준비해 모든 것을 바쳤다. 나 자신이 대견하다." 안기형 씨는 사하라 마라톤 완주 이후 인생에서 또 다른 도전을 시도할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영원한 정신적 고향이 생기다

“별로 변한 것은 없다. 몸무게가 12kg 줄긴 했지만” 안씨는 가볍게 말했지만 사하라 마라톤 완주가 안씨의 삶에 굵은 자국을 남긴 것은 분명해 보였다. 가슴속에 ‘영원한 정신적 고향’을 안고 살게 된 사람에게 일상은 더 이상 지루한 권태가 아니었다. 7일간의 사투와 사막의 아름다움이라는, 자녀에게 들려줄 ‘특별한 화제’가 생긴 것도 행복했다. 안씨는 “얻은 것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다는 것이다”며 웃는다.

사하라는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무의미한 일상에 대한 회의감”에서 시작됐다. “나이 40이 넘어서니까 일상으로부터의 일탈 욕구가 밀려들었고 10년 전에 읽었던 사하라 마라톤에 대한 신문기사가 갑자기 머리를 스쳤다.”

그때부터 1년간의 준비 과정이 시작됐다. 바쁜 직장생활 중에도 시간을 쪼개 자료를 수집하고 강도 높은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시켰다. 연습 중에 허리를 다치기도 했다. 처음부터 반대했던 아내는 더욱 만류했다. 하지만 그의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다.

서너 명의 직원에게 15일 동안 배낭여행을 보내주는 회사의 ‘배낭여행제도’ 덕분에 대회 참가비용 등 현실적 문제도 해결됐다. 회사동료인 박재성(43) 손승호(36) 씨가 안씨의 ‘꼬임’에 넘어가 ‘마이 웨이’라는 팀이 결성됐다.


“실전은 상상을 초월했다”
사하라 사막 마라톤 대회는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서바이벌 레이스로 악명이 높다.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선수들은 생존에 필요한 음식과 장비를 배낭에 매고 243km를 7일에 걸쳐 달린다. 날카로운 돌들이 흉기처럼 깔린 자갈밭, 사나운 모래폭풍, 작열하는 태양, 험준한 언덕, 독을 품은 전갈 등 각종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죽음의 레이스다.

“힘들 것이라 예상했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하지만 실전은 상상을 훨씬 초월했다.” 안씨는 첫날부터 길을 잃어 헤맸고, 포기하고 싶다는 유혹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12kg의 배낭이 그렇게 무겁게 느낄 수가 없었다. 타는 듯한 갈증도 견디기 어려웠다. 이대로 쓰러지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힘든 것은 신발 틈 속으로 들어온 모래들이 신발을 가득 메우는 것이었다. “압박감과 무게감이 엄청났다. 모래들이 끊임없이 상처와 물집을 비벼대며 자극하는데 견디기 어려웠다.”

매일 저녁 피와 고름에 범벅이 된 양말을 약품을 뿌려 겨우 벗겨냈다. 발톱은 시커멓게 빠져나갔다. 배낭을 줄이기 위해 건조식품 위주로 식단을 짜서 음식에 대한 갈망도 컸다. 달리는 동안은 극한 상황이기 때문에 무아지경이 되지만 저녁에 텐트에 들어가면 가족이 애타게 그리웠다.













1. 사하라 사막을 달리는 안기형 씨. 신발 틈 사이로 들어오는 모래가 발의 상처를 집요하게 자극 하는 것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고 한다.
2. 날카로운 자갈밭은 발이 푹푹 빠지는 뜨거운 모래 사장 이상으로 험난한 코스 표정이 지쳐 보인다.
3. 안기형 씨(오른쪽)는 약속대로 프랑스 선수 모하머드(가운데)의 손을 잡고 결승선을 통과 했다.
4. 모래언덕은 경사가 급해서 굴러떨어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5. 메디컬 센터에서 발의 상처를 치료중이다. 안기형씨는 발톱이 죄다 빠지는 고통을 겪었다.
6. 아름다운 사막의 화석들.

아름다운 사막, 아름다운 일탈

“아픔도 습관이 되니 덜했다.” 안씨는 고통이 점차 둔화되는 경지를 느꼈다고 말했다. 더구나 사하라는 고통만큼 매혹적인 것도 많았다. “지형에 따라 다른 색을 내는 모래들, 황홀한 화석,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 사막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고 658명의 세계 각국 참가자들과 나눈 인간적 유대 또한 사막만큼 아름다운 것이었다.

안씨는 아시아 선수 중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완주했다.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면서 묘한 기분이 교차했다고 안씨는 회고했다. “바로 이 순간을 위해 1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는데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까. 순간적 허탈감이 엄습했다. 동시에 열심히 준비하고 결과를 얻었다는 자체에 대한 기쁨 또한 말할 수 없이 컸다. 나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는 것이 안씨의 지론. “의욕만 앞서 준비가 안된 선수는 중간에 탈락하거나 비참하게 완주를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안씨는 “미흡한 준비는 대담하기보다는 무모함으로 생각된다”며, “과정을 즐겨라”고 말했다.

안씨는 오는 9월 브라질 정글마라톤이라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중이다. 사하라에서 사막과 싸웠다면 정글에서는 습도와 벌레와의 전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역대 한국인 참가자도 없고 정보도 별로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씨는 “한번 하니 계속 하고 싶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일탈을 꿈꾸지만 용기가 없어 주저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씨의 조언 한 마디. “후회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정치

더보기
정청래, 합당 논란에 “전 당원 여론조사 최고위원들과 논의하겠다...경청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에 대해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하는 것을 최고위원들과 논의할 것임을 밝혔다. 정청래 당대표는 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논란에 대해 “원래 합당 여부는 전당대회나 수임 기구인 중앙위원회 직전에 전 당원 투표로 결정되게 돼 있다”며 “그런 과정 전이라도 합당 여부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부분을 최고위원 분들과 함께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 이 논의에서 지금 당원들이 빠져 있다는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되겠다”고 말했다. 현행 더불어민주당 당헌 제113조(합당과 해산)제1항은 “당이 다른 정당과 합당하는 때에는 전국대의원대회 또는 전국대의원대회가 지정하는 수임기관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중앙위원회를 수임기관으로 한다”고, 제4항은 “제1항 및 당의 해산을 결정할 경우, 그 전에 우리 당의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및 당직선거의 선거권이 있는 권리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토론 및 투표를 사전에 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청래 당대표는 “합당에 대해 의원들께서 토론·간담회 등을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희망터 장애인의 자립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하 국토교통진흥원)은 지난 4일 희망터 장애인사회적협동조합(이하 희망터)과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5일 국토교통진흥원에 따르면 안양 호계동에 위치한 희망터는 성인 장애인 자립을 위한 직업적응훈련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관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지역사회 장애인이 안정적인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원활한 사회적 진출을 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국토교통진흥원은 이번 업무협약 체결식을 기념해 희망터의 인지도 제고 등 홍보를 위해 사용될 팜플렛 1,000부를 제작하여 기증하였다. 기증된 팜플렛은 희망터에 관심이 있는 지역 장애인 또는 희망터 운영에 지원을 희망하는 후원자 대상으로 배포되어, 기관 주요 사업과 활동 내용을 알리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김정희 국토교통진흥원 원장은 “이번 협약은 지역사회 성인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취약계층의 안정적인 삶을 위한 지원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관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화

더보기
루이스 캐럴 '앨리스' 시리즈 출간... 삽화 편지 등 수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성경과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인용된 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문예세계문학선 신간으로 출간됐다. 앨리스의 모험을 다룬 두 작품, 존 테니얼이 그린 삽화 90여 점에 더불어 루이스 캐럴이 ‘거울 나라의 앨리스’ 초판 출간 직전 삭제한 아홉 번째 장 ‘가발을 쓴 말벌’, 1876년에 앨리스를 사랑하는 어린이 독자에게 보낸 다정한 편지를 함께 수록해 앨리스의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1865년에 처음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어린이와 성인 독자에게 읽히며 우리의 내면에 싱그러운 색깔을 불어넣는 기념비적 걸작으로 자리 잡았다. 후속작 ‘거울 나라의 앨리스’도 마찬가지다. 앨리스 이야기는 170여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으며, 연극·영화·드라마 등으로 무수히 각색돼 상연되기도 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아동 문학, 환상 문학의 걸작인 동시에 정체성과 자아, 이들을 둘러싼 세계에 관한 독창적인 철학적·논리적 체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의도치 않게 토끼 굴에 들어가며 모험의 첫발을 뗀다. 완전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선택은 본인 책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신중해야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간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의 결정을 내린다. 식사 메뉴를 무엇으로 할지, 모임에는 갈지 말지, 자동차 경로를 고속도로로 할지, 국도로 할지 등등 매일매일 선택은 물론 결혼, 입사, 퇴사, 이직, 창업,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재테크 투자는 어떻게 할지 등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선택과 결과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을 만든다. 이런 많은 선택과 결과들 가운데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쪽은 돈과 관련된 재테크 투자의 선택과 결과 아닐까 싶다. 최근 코스피 지수 5,000돌파, 천정부지로 올라간 금값, 정부 규제 책에도 불구하고 평당 1억 원이 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는 부동산시장. 이런 재테크 시장의 활황세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판단과 선택으로 이런 활황장세에 손실만 보고 있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허우적거리는 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선택과 결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 최근 한 개인투자자는 네이버페이 증권 종목토론방에 “저는 8억 원을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새해엔 코스피가 꺾일 것이라 보고 일명 ‘곱버스(인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