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 ‘코로나19와 바이러스’관련 발표
"부스터샷 접종하면 T세포 면역반응 비교적 잘 유지"
"오미크론 증상 약하지만 경증 환자 급증 대비해야"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이 오미크론 변이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오미크론 변이에서 부스터샷의 예방 효과가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T세포의 면역 반응은 비교적 잘 유지가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7일 발표한 'COVID-2022, 델타에서 오미크론으로' 자료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의 효과는 감염 예방, 발병 예방, 중증 예방에 있어서 대략 20~3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오 교수는 부스터샷 접종을 마칠 경우 오미크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직접적인 변이 예방 효과는 떨어지더라도 세포독성(cytotoxic) T세포와 보조 T세포(T헬퍼세포)의 면역 반응이 비교적 잘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부스터샷 접종자의 T세포 면역 반응은 델타 변이에서 70%, 오미크론에서 70%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조 T세포의 면역 반응은 델타에서 70%, 오미크론에서 50%가 유지됐다.
오 교수는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의 변이로 세포 침입 기전이 변하고, 면역회피가 가능하다"며 "면역 회피는 스파이크 단백에 대한 항체 면역을 무력화 시키지만 다른 단백(항원)에 대한 세포면역은 비교적 잘 유지되고 특히 부스터 접종으로 중증 예방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알려진 대로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은 델타 변이에 비해 약하다고도 분석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했던 오미크론 환자들의 폐 CT 사진을 분석한 결과 폐 침윤의 정도와 범위가 델타 환자의 폐렴보다 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환자 75명의 임상 특성을 분석한 결과 인후통이 43%에서 나타났으며, 발열 지속기간은 3일로 짧았다. 폐렴 소견도 10% 정도로 적었다.
외국에서 발표된 대규모 연구 결과에서도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훨씬 더 경증임이 확인됐다. 캐나다 연구 결과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입원율은 0.51%로 델타의 3분의 1 수준이었고 중환자로 악화될 위험은 7분의 1 정도였다. 사망률은 델타가 0.12%, 오미크론은 0.03%으로 파악됐다. 영국에서도 오미크론의 입원율과 응급실 방문이 델타와 비교해 2분의 1에서 3분의 2 가량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오 교수는 "여러 나라에서 보고된 국가 규모의 데이터에서 오미크론의 입원률과 사망률이 델타에 비해서 반 정도로 낮은 것으로 볼 때, 오미크론의 병독력이 약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강해 향후 경증 환자 급증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오 교수는 "(오미크론은) 세포 침입 기전의 변화로 하기도 감염은 잘 일어나지 않고 주로 상기도 감염이 발생한다"며 "따라서 예방접종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오미크론 유행으로 상기도 감염, 즉 경증 환자가 대량 발생할 것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매월 출산은 2만3000건, 심근경색증은 1만건 발생한다. 이 가운데 10%만 오미크론에 감염돼도, 한달에 출산 2300명, 심근 경색증 1000명을 진료해야 한다"며 "또한 겨울에 자주 발생하는 빙판길 낙상후 골절, 뇌경색과 뇌출혈 환자도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렇게 날마다 발생하는 응급 진료 수요가 오미크론 폐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코로나 양성이기 때문에 진료가 늦어져서 구급차에서 출산하거나, 응급 시술과 수술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을 급증하는 경증 환자의 진료와 맞춰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폭증하는 지금 상황에서도 우리가 너무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이 사태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