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1 (목)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동일방직 사건과 여성노동운동

URL복사

1978년 어제,
동일방직 여성노동자 분연히 일어서다


1978년 2월21일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사건이 인천 만석동의 한 섬유공장에서 일어났다. 동일방직 노조대의원 선거일에 회사측으로부터 매수된 남자노동자들이 여성조합원들에게 오물세례를 퍼붓고 무자비한 폭행을 자행했던 것.

이 사건은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건이 일어날 당시인 동일방직의 종업원 수는 모두 1,370명으로, 그 가운데 여성근로자가 1,000명이 넘었다. 동일방적의 여성노동자들은 도시산업선교회 활동에 참가했던 노동자들이 주축이 돼 1972년 여성집행부로 구성된 민주노조를 설립했다. 여성근로자가 수적으로 압도적임에도 불구하고 동일방직 노조는 소수의 남성근로자에 의해 장악되어 있었다. 문제는 노조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기업주에 순응하는 이른바 어용노조로 타락한 데 있었다.

1970년대에 있었던 대부분의 노동운동은 그 목표가 임금인상, 근로조건개선 등에 있었다. 하지만 동일방직 여성노조의 목표는 자주노조건설이었다.
회사측은 여성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하자 갖은 협박과 폭행, 부서이동, 사표강요를 통해 노조 와해를 시도했다. 1976년에는 회사가 주도하는 대의원대회를 열고 새 지부장을 선출, 노조를 불법으로 몰기 시작했다.

1978년 2월21일은 여성노동자들이 대의원을 뽑는 날이었다. 이날 새벽 회사측은 남자노동자 5∼6명을 매수해 방화수통에 똥을 담아 선거하러 오는 여성노동자들의 입과 가슴, 옷에 닥치는 대로 투척하는 한편, 울부짓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을 가했다. 뿐만 아니라 노조에 참여한 여성노동자 126명을 집단해고하고 이들의 명단을 다른 사업장에까지 돌려 재취업의 길마저 막아 버렸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여성노동자들의 투쟁 의지는 더욱 불타올랐다. 그들은 해고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각종 시위와 농성 등을 통해 회사의 만행을 규탄했다.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의 힘겨운 싸움은 사회적 공감을 불러 일으켰고, 각계 각층의 민주세력들이 이에 동참하면서 사회적인 연대운동으로 확산됐다. 현재 동일방직 사건은 본격적인 여성노동운동의 시초로 평가되고 있다.


2004년 오늘,
여전히 암울한 여성노동운동


그러나 여성노동자의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여성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성차별적 정리해고의 희생양이 되고 비정규직의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지만 이들을 지켜줄 힘이 없다.
여전히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은 남성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전부가 남성간부로 이뤄져 있다. 여성노동자의 관점에서 볼 때 현재 노동조합은 가부장적 위계질서를 바탕으로 여성노동자들을 소외시키고 있다.

이에 여성노동자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1987년)와 전국여성노동조합(1999년)을 창립하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차별철폐 △영세사업장 여성노동자 권리확보 △최저임금 현실화 △모성보호 확대 등 여성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그 힘이 너무 미약하다. 대기업 노조 중심으로 이루어진 기존 노총의 경우 이슈 하나하나의 파급효과가 대단히 크다. 반면 여성노동운동 진영의 활동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 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의 활동에 힘이 붙지 않는다. 잘못을 저지른 사업장에 경고를 해도 마이동풍이다.

여성노동운동의 투쟁은 여성의 기본적 권리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인권운동적인 성격이 강하다. 일하는 여성이기 이전에 내 어머니, 내 누이, 내 아내의 인권에 관한 문제로 바라보고 관심을 가질 때에야 비로소 여성노동운동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美 ICE 구금된 한국인들, 10일 오전 석방·오후 전세기 출발할 듯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국 이민당국의 대규모 단속으로 구금돼 있는 한국인들이 10일(현지시간) 오후 현지에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구금된 한국인들은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전세기로 오를 예정이다. 이륙시간은 현지시간 오후 2시반 전후가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시각으로는 11일 오후 전세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금 시설에서 공항까지는 약 428㎞로, 차로 약 4시간 30분을 이동해야 한다. 구금된 한국인들의 귀국을 위한 대한항공 전세기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출국한다. 정부 신속대응팀 소속 조기중 주미대사관 총영사는 9일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방문한 뒤 취재진에 "행정적, 기술적인 사안들을 계속 미국 협조를 받아 준비 중에 있다"며 "우리 국민들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인들이 현지에서 사법처리되지 않는 조건 하에 석방 직후 자진출국하는 형식의 세부 협의를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앞서 ICE는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 현대차-LG에너지


사회

더보기
배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한 경찰 혐의 일부 부인
(사진=뉴시스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숨진 배우 이선균씨의 수사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관이 첫 재판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1단독 김샛별 판사는 10일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인천경찰청 소속 A(30대 경위)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따른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공무상 비밀누설의 점은 판례에 의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의견서를 봤는데 상상적 경합의 유죄를 인정하는 데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법정형이 더 높다"며 "일부 유죄가 (인정)되는 이상 (선고) 결과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은데 법리적으로 다투는 부분에 실질적 실익이 있느냐"고 물었다. 또 파지를 촬영했기 때문에 공무상 비밀이 아니라는 취지의 의견과 관련해 "수사자와 사건 내용이 적힌 용지를 촬영한 것으로 비밀문서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소문에 대한 사실을 명백히 확인시켜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A씨 측 변호인은 "차일 기일에 입장을 정리해서 밝히겠다"고 했다. A씨는 이날 "직업이

문화

더보기
이앤아이앙상블, 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앤아이앙상블이 오는 9월 27일(토) 오후 7시 30분 문아트그라운드 실버스크린홀에서 세 번째 정기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를 개최한다. 이앤아이앙상블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공연에서 500석 규모 객석을 전석 매진시키면서 주목받았으며, 올해는 한정된 50석 규모의 공간에서 더욱 밀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소리’를 주제로 음악, 마임, 영상이 결합된 다층적 무대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연주자들의 호흡과 움직임, 무언의 퍼포먼스, 대형 스크린의 영상미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공연의 완성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이앤아이앙상블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시에 자신들이 직접 작곡한 음악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자작곡은 매 공연마다 높은 호응을 얻으며 ‘이앤아이앙상블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창작 작업을 통해 모던 팝 클래식이라는 독창적 장르를 개척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아우르는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앤아이앙상블 바이올린 박진희, 기타 김도윤, 첼로 김혜영, 건반 이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