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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방직 사건과 여성노동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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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어제,
동일방직 여성노동자 분연히 일어서다


1978년 2월21일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사건이 인천 만석동의 한 섬유공장에서 일어났다. 동일방직 노조대의원 선거일에 회사측으로부터 매수된 남자노동자들이 여성조합원들에게 오물세례를 퍼붓고 무자비한 폭행을 자행했던 것.

이 사건은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건이 일어날 당시인 동일방직의 종업원 수는 모두 1,370명으로, 그 가운데 여성근로자가 1,000명이 넘었다. 동일방적의 여성노동자들은 도시산업선교회 활동에 참가했던 노동자들이 주축이 돼 1972년 여성집행부로 구성된 민주노조를 설립했다. 여성근로자가 수적으로 압도적임에도 불구하고 동일방직 노조는 소수의 남성근로자에 의해 장악되어 있었다. 문제는 노조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기업주에 순응하는 이른바 어용노조로 타락한 데 있었다.

1970년대에 있었던 대부분의 노동운동은 그 목표가 임금인상, 근로조건개선 등에 있었다. 하지만 동일방직 여성노조의 목표는 자주노조건설이었다.
회사측은 여성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하자 갖은 협박과 폭행, 부서이동, 사표강요를 통해 노조 와해를 시도했다. 1976년에는 회사가 주도하는 대의원대회를 열고 새 지부장을 선출, 노조를 불법으로 몰기 시작했다.

1978년 2월21일은 여성노동자들이 대의원을 뽑는 날이었다. 이날 새벽 회사측은 남자노동자 5∼6명을 매수해 방화수통에 똥을 담아 선거하러 오는 여성노동자들의 입과 가슴, 옷에 닥치는 대로 투척하는 한편, 울부짓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을 가했다. 뿐만 아니라 노조에 참여한 여성노동자 126명을 집단해고하고 이들의 명단을 다른 사업장에까지 돌려 재취업의 길마저 막아 버렸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여성노동자들의 투쟁 의지는 더욱 불타올랐다. 그들은 해고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각종 시위와 농성 등을 통해 회사의 만행을 규탄했다.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의 힘겨운 싸움은 사회적 공감을 불러 일으켰고, 각계 각층의 민주세력들이 이에 동참하면서 사회적인 연대운동으로 확산됐다. 현재 동일방직 사건은 본격적인 여성노동운동의 시초로 평가되고 있다.


2004년 오늘,
여전히 암울한 여성노동운동


그러나 여성노동자의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여성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성차별적 정리해고의 희생양이 되고 비정규직의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지만 이들을 지켜줄 힘이 없다.
여전히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은 남성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전부가 남성간부로 이뤄져 있다. 여성노동자의 관점에서 볼 때 현재 노동조합은 가부장적 위계질서를 바탕으로 여성노동자들을 소외시키고 있다.

이에 여성노동자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1987년)와 전국여성노동조합(1999년)을 창립하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차별철폐 △영세사업장 여성노동자 권리확보 △최저임금 현실화 △모성보호 확대 등 여성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그 힘이 너무 미약하다. 대기업 노조 중심으로 이루어진 기존 노총의 경우 이슈 하나하나의 파급효과가 대단히 크다. 반면 여성노동운동 진영의 활동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 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의 활동에 힘이 붙지 않는다. 잘못을 저지른 사업장에 경고를 해도 마이동풍이다.

여성노동운동의 투쟁은 여성의 기본적 권리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인권운동적인 성격이 강하다. 일하는 여성이기 이전에 내 어머니, 내 누이, 내 아내의 인권에 관한 문제로 바라보고 관심을 가질 때에야 비로소 여성노동운동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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