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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공수처 "검·경도 절차에 따라 통신자료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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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사찰 논란'에 대해 검찰과 경찰처럼 적법한 절차에 따라 통신자료를 조회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기존 수사기관의 과도한 수사 관행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출범한 공수처가 "검·경도 하는 것"이라는 식의 해명을 내놓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최근 불거진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 논란을 해명했다. 앞서 공수처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부 및 야당 의원 80여명과 기자 120여명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통신자료 조회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거진 사찰 논란에 대한 것이었다.

김 처장은 "(윤석열 검찰이 조회한) 282만6000여건도 전기통신사업법에 의거해 이뤄진 적법한 요청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저희 (통신자료 조회)도 그렇고, 기준과 잣대는 같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공수처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치 쟁점화가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며 "가입자 조회 단계일 뿐인데 사찰이라고 하면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김 처장의 발언이 최근 불거진 논란의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참여연대 출신 양홍석 변호사는 법사위 개최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수사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벗어났는지 여부가 (현재 통신사찰 논란의) 쟁점"이라며 "(단순히 적법한 절차에 따랐다는) 공수처장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양 변호사는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근거였던 검찰권 오남용 사례들은 (기존 수사기관이) 수사비례원칙에 반하는 수사를 했기 때문"이라며 "형사소송법 등 법에 따르지 않아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형식적으로 법 절차를 따라 적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동문서답이고 말장난"이라며 김 처장의 해명을 비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현재 논란이) 법 자체를 형식적으로 위반했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통신조회의 필요성이 없는데 남용을 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공수처는 양 변호사와 이 교수가 속해있는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원들 다수를 상대로 통신조회를 한 것으로 알려져, 사건과 관계없는 민간인의 개인정보까지 조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교수는 "검찰은 작년 한 해 (사건을) 230만건을 처리했다"며 "수사기관이 제대로 수사를 해서 성과를 내놓지를 못하는데, (검찰과) 단순비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21일 출범한 공수처가 한 해 동안 자체 기소·불기소 처분한 사건은 0건이다. 공수처의 광범위한 통신조회는 '수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해야한다는 수사비례원칙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검찰개혁과 고위공직자 부패 범죄 척결을 위해 출범한 공수처는 애초 검찰과 성격이 다른 기관이기도 하다. 김 처장 역시 "저희는 특수사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수사하기 때문에 검찰에서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사건들과 비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수평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힌 바 있다.

공수처가 입건한 사건이 검찰보다 사회·정치적으로 더 민감한 부분이 있다면, 그만큼 통신조회를 할 때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위헌 논란이 있는 수사 관행을 공수처가 그대로 답습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적법 절차'라는 답변에서 나아가 사찰 논란을 잠재울 만한 구체적 해명과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수처의 광범위한 통신조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야권뿐만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나왔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0일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통신조회 수사 관행은 명백히 위헌이고 위법"이라며 "최근 공수처 통신조회 논란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법적 책임 추궁, 제도적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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