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05 (목)

  • 흐림동두천 4.6℃
  • 구름많음강릉 10.3℃
  • 연무서울 5.6℃
  • 연무대전 6.6℃
  • 연무대구 6.4℃
  • 연무울산 9.5℃
  • 연무광주 8.6℃
  • 구름조금부산 11.2℃
  • 구름많음고창 8.3℃
  • 구름많음제주 12.7℃
  • 구름많음강화 6.0℃
  • 구름많음보은 3.9℃
  • 구름많음금산 4.4℃
  • 구름많음강진군 9.8℃
  • 구름많음경주시 9.5℃
  • 구름많음거제 8.3℃
기상청 제공

특집

레저 - 고요한 산사 그리고 평화

URL복사


고요한 산사 그리고 평화



자아와 자연을 돌아보게 하는 부석사 템플스테이




달리는 차창 밖으로 2003년의 마지막 해가 지고 있었다. 황금빛 태양이 산봉우리 사이로 반쯤 고개를 숙이고, 구름인지 안개인지 알
수 없는 희뿌연 연기가 주변을 감싼, 마치 동양화에서나 봄직한 형상이었다. 황금빛이 수줍은 붉은 빛으로 물들어갈 때쯤 충남 서산 도비산
자락에 자리한 부석사에 당도했다. 세월의 무게가 묻어나는 사찰 앞마당에 주지인 주경 스님이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사찰의 고요를 깨고 어린 소녀가 경내로 뛰어들어왔다.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소녀가 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며 질문을 던졌다. “스님,
왜 절에 그네가 있어요?” “너를 위해서란다.”


사찰에서는 모두가 친구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애틋한 사랑 전설이 내려오는 부석사. 이곳은 절이라기보다는 ‘우리 똥강아지들 왔냐’며 할머니가 버선발로 반가이 뛰어나올
것만 같은, 시골집 같은 인상을 풍겼다. 눈에 띄는 웅장한 건축물도, 멋드러진 탑도, 하물며 화려한 단청도 찾아보기 힘든 매우 소박한
사찰, 이 조용한 산기슭에 스물스물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1박2일 코스로 진행되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특히 이날은 송구영신의 순간을
목탁소리와 함께 보내려는 사람들로 평소보다 많은 50명 가량이 참석했다.



오후 5시30분, 저녁식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콩나물, 시금치, 김치가 전부인 밥상이지만 절에서 먹는 밥맛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밥 한톨 남김없이 식사를 마친 후 각자 배정된 방에서 막간 담소를 나눴다. 처음 보는 사이건만 이름과 나이를 묻는 이는 없다.
그저 오래된 관계인양 ‘옷 따뜻하게 입으셨어요?’ ‘아드님이 잘생겼네요’ 등의 대화만이 오고갔다. 얼굴엔 잔잔한 웃음을 띠고…. 누군가
산에서 만나는 이는 모두 친구가 된다했던가? 그렇담 산 속 절에서 만나는 이들은 오죽할 것인가.


참선을 통한 안락

‘지심귀명례’를 반복하는 나지막한 음성이 극락전을 메웠다. 그때마다 중생들은 ‘지극한 마음으로 돌아갈 것’을 원하며 아미타불에게 절을
했다. 한배 한배… 그때마다 속세의 번뇌가 떨궈나갔다.

108배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하이얀 종이에 한해를 정리하는 반성문을 쓰고 아울러 신년소망을 적었다. 저녁 예불을 드리고 난 직후라 한
글자 쓸 때마다 그 손길들이 매우 조심스럽고 경건했다. 서원문 작성이 끝난 후 어린이들은 꽃등을 만들고, 어른들은 주지스님의 가르침 하에
참선을 배웠다. 지주가 말했다.



“참선을 하는 이유는 자기 자신을 들여다봄으로써 안락과 평화의 길에 접근하기 위해서입니다. 온갖 망상이 고요해지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되고,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리게 되며, 잘못 알던 것이 바로 알게 됩니다.”

반가부좌를 틀고 허리를 편 후 호흡을 가다듬으며 명상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나를 찾는 여행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다리가 저리고 잡념에
사로잡혀 ‘난 누구인가?’를 깊이 생각하기 전 참선 시간은 끝나버렸다. 그래도 바늘 한 땀 정도의 양일지언정 자기 집착이 조금은 버려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스님과의 다담

“잡아, 잡아.” “업고 한번에 갑시다.” “와, 모다!” 밤 9시, 산사의 밤을 환하게 밝히는 모닥불이 짚어지고 그 옆으로 조별 대항
윷놀이가 시작됐다. 던지기만 하면 윷이 나오는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가 윷판계 ‘영웅’으로 등극하는 사이, 숯불을 담은 가마솥 안에서는
노릇노릇 고구마가 익어가고 있었다. 얼굴과 손이 까맣게 변하는 줄도 모르고 애·어른 할 것 없이 호호 불어가며 고구마를 먹는 동안
아이들에겐 새로운 경험이, 어른들에겐 어렸을 적 추억이 담겨지고 있었다.



2시간여의 놀이가 끝난 후 천수만습지연구센터 공동대표이자 조류학자인 이기섭 박사와의 대담이 있었다. 다음날 진행 될 천수만 주변 철새
탐조를 위한 사전 강의였다. 천수만에 철새가 많이 오는 이유, 겨울 철새 종류, 오리가 뒤뚱대는 까닭 등을 숙지하면서 자유롭게 질문이
오고갔다. 바깥 세상의 낮보다 더 활기찬 산사의 밤은 그렇게 저물어 가고 있었다.



다음 날 새벽, 참가자들과 스님들은 이른 아침을 먹고 도비산 정상을 향해 길을 재촉했다. 갑신년 새해 첫 해맞이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짙은 안개로 일출은 보지 못했고 대신 기념 사진을 찍으며 위안을 삼았다.



산을 내려와 스님들과 산책을 하며 경허와 만공 두 대선사의 자취를 둘러보고, 들풀과 야생화 등을 관찰하며 경치를 감상했다. 이후 템플스테이
마지막 프로그램 철새탐조를 가기 전 부석사 대방에서 주경 스님과 다담이 이뤄졌다. 차를 나누면서 스님은 “모두가 골고루 취할 수 있도록
서로 양보해서 나누는 평등공양이 필요합니다”고 말했다. 그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천수만 철새 탐조

필드스코프 작동법을 배운 뒤 천수만 입구에서 철새를 탐조했다. 천수만습지연구센터 한종현 생태학습관장은 몇 번이고 “새들에게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들을 보는 것이 탐조의 본질”임을 강조하며, “어린이보다 새가 더 연약하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 관장이
철새도감을 보여주며 특징을 짚어주면 참가자들은 스스로 스코프를 작동해 그 새를 찾았다. 여기저기서 “저건 청둥오리 암컷이고, 저건
큰고니”, “빨간머리에 가슴이 흰 저 새는 쇠오리”하며 새 이름을 맞췄다. 누군가 “어머, 왜가리 한 마리가 있네”라고 말하자 “외로워서
왜가리인가”하며 다른 이가 화답했다. 모두들 웃으며 새를 관찰했고, 그러면서 새들은 단지 ‘새’가 아닌 자신들의 이름으로 불렸다.
참가자들에게 그들은 의미를 부여받은 ‘생명’으로 탄생했다.



마지막으로 한 관장은 템플스테이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바라는 소망을 내비쳤다.



“단순히 ‘구경’하는 것이 아닌 새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그들에게 평화로움을 주기 위해 고민하면서 ‘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모든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얻어지길 바라며 그 지순한 눈빛으로 자연과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시선을 갖는 것,
그것이 템플스테이의 궁극적 목표이자 소망입니다.”









TIP
부석사 템플스테이는 매주 토·일요일 1박2일로 진행되며, 참가비는 어른 30,000원, 어린이 20,000원이다. 프로그램은
사찰 체험과 철새 탐조로 이뤄지며 참가 시 특별한 준비물은 없고, 복장은 천수만 철새도래지가 매우 춥기 때문에 두꺼운 방한복과
머플러,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단 가급적 새들이 분별하기 쉬운 검정색, 흰색, 원색의 옷은 피한다.







찾아가는 길(서울→부석사)


· 자가용

서울 → 서해안고속도로 → 서산 IC → 32번 국도 → 649번 지방도 → 부석 → 부석사



· 대중 교통

서울 남부터미널 → 서산 → 서산 시외버스터미널(041-669-4808) → 부석 → 부석사(041-662-3824로 전화하면 절에서
차량이 내려 옴)








참가신청 및 문의(담당: 안재희)

041-664-0690/ 016-9520-0690

http://cafe.daum.net/naetap2

koreanbird21@hanmail.net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정치

더보기
정청래, 합당 논란에 “전 당원 여론조사 최고위원들과 논의하겠다...경청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에 대해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하는 것을 최고위원들과 논의할 것임을 밝혔다. 정청래 당대표는 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논란에 대해 “원래 합당 여부는 전당대회나 수임 기구인 중앙위원회 직전에 전 당원 투표로 결정되게 돼 있다”며 “그런 과정 전이라도 합당 여부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부분을 최고위원 분들과 함께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 이 논의에서 지금 당원들이 빠져 있다는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되겠다”고 말했다. 현행 더불어민주당 당헌 제113조(합당과 해산)제1항은 “당이 다른 정당과 합당하는 때에는 전국대의원대회 또는 전국대의원대회가 지정하는 수임기관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중앙위원회를 수임기관으로 한다”고, 제4항은 “제1항 및 당의 해산을 결정할 경우, 그 전에 우리 당의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및 당직선거의 선거권이 있는 권리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토론 및 투표를 사전에 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청래 당대표는 “합당에 대해 의원들께서 토론·간담회 등을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도 주거용 아니면 안 하는 것이 이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도 주거용이 아니면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 경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새벽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예정으로 고가 1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요? 분명히 말씀 드리는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정상화하겠다. 부동산 투기는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공정 사회와 경제 정의를 파괴해 온 주범이다”라며 “이번 기회에 이 고질병을 고치지 않으면 대한민국 대전환과 대도약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다주택자 중과가 1년씩 네 차례나 유예되며 정책 신뢰를 훼손한 과오를 이번에는 바로잡아야 한다”며 “부동산 투기의 희생양이 된 20·30 청년과 신혼부부, 서민을 위한 1·29 수도권 주택공급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다”라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수도권에 6만호를

사회

더보기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희망터 장애인의 자립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하 국토교통진흥원)은 지난 4일 희망터 장애인사회적협동조합(이하 희망터)과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5일 국토교통진흥원에 따르면 안양 호계동에 위치한 희망터는 성인 장애인 자립을 위한 직업적응훈련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관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지역사회 장애인이 안정적인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원활한 사회적 진출을 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국토교통진흥원은 이번 업무협약 체결식을 기념해 희망터의 인지도 제고 등 홍보를 위해 사용될 팜플렛 1,000부를 제작하여 기증하였다. 기증된 팜플렛은 희망터에 관심이 있는 지역 장애인 또는 희망터 운영에 지원을 희망하는 후원자 대상으로 배포되어, 기관 주요 사업과 활동 내용을 알리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김정희 국토교통진흥원 원장은 “이번 협약은 지역사회 성인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취약계층의 안정적인 삶을 위한 지원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관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화

더보기
루이스 캐럴 '앨리스' 시리즈 출간... 삽화 편지 등 수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성경과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인용된 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문예세계문학선 신간으로 출간됐다. 앨리스의 모험을 다룬 두 작품, 존 테니얼이 그린 삽화 90여 점에 더불어 루이스 캐럴이 ‘거울 나라의 앨리스’ 초판 출간 직전 삭제한 아홉 번째 장 ‘가발을 쓴 말벌’, 1876년에 앨리스를 사랑하는 어린이 독자에게 보낸 다정한 편지를 함께 수록해 앨리스의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1865년에 처음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어린이와 성인 독자에게 읽히며 우리의 내면에 싱그러운 색깔을 불어넣는 기념비적 걸작으로 자리 잡았다. 후속작 ‘거울 나라의 앨리스’도 마찬가지다. 앨리스 이야기는 170여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으며, 연극·영화·드라마 등으로 무수히 각색돼 상연되기도 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아동 문학, 환상 문학의 걸작인 동시에 정체성과 자아, 이들을 둘러싼 세계에 관한 독창적인 철학적·논리적 체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의도치 않게 토끼 굴에 들어가며 모험의 첫발을 뗀다. 완전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선택은 본인 책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신중해야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간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의 결정을 내린다. 식사 메뉴를 무엇으로 할지, 모임에는 갈지 말지, 자동차 경로를 고속도로로 할지, 국도로 할지 등등 매일매일 선택은 물론 결혼, 입사, 퇴사, 이직, 창업,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재테크 투자는 어떻게 할지 등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선택과 결과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을 만든다. 이런 많은 선택과 결과들 가운데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쪽은 돈과 관련된 재테크 투자의 선택과 결과 아닐까 싶다. 최근 코스피 지수 5,000돌파, 천정부지로 올라간 금값, 정부 규제 책에도 불구하고 평당 1억 원이 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는 부동산시장. 이런 재테크 시장의 활황세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판단과 선택으로 이런 활황장세에 손실만 보고 있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허우적거리는 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선택과 결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 최근 한 개인투자자는 네이버페이 증권 종목토론방에 “저는 8억 원을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새해엔 코스피가 꺾일 것이라 보고 일명 ‘곱버스(인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