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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도발과 김정운의 숨은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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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말 제2차 핵실험 직후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한 데 이어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할 움직임이 포착되는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왜 하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조문정국에 있을 때 핵실험을 했는지, 숨은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잇단 도발 행위는 한반도 정세는 물론 국제사회까지 요동치고 있다. 대북을 압박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고 있지만, 열쇠를 쥔 북한은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자세다. 이같은 북한의 태도 변화의 배경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운의 후계구도를 잡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는데…
이유 있는 ‘도발’?
미국의 군사연구기관 글로벌 시큐리티는 6월4일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을 보여주는 동창리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이 기지는 ‘발사가능’ 상태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다. 이런 가운데 베이징의 외교·안보 소식통들은 북한이 올해 안에 핵무기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이를 위해 연내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북한에 대해 의도적으로 방관해 왔던 오바마 정부는 거듭된 북한의 도발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어찌됐든 북한은 이번 핵실험으로 한반도 문제를 미국의 대외정책의 우선 순위로 올리려는 전략이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미전략이 ‘비대칭 억지’라고 말한다. 군사적으로 약한 국가가 자신의 장점을 이용해 자신보다 강한 국가의 결정적 약점을 공격하는 ‘억지’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성공할 경우 미국에 대한 핵공격 능력을 확보한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
북한의 잇단 도발행위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단순히 ‘협상용’이 아니라 자체의 후계체제 강화를 위한 내부용이자 실제 핵무기로 후계체제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라고 보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은 지난 9일자 신문에서 “지난 4개월간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보여준 호전적 행위와 군사정전협정 불인정 선언,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그리고 미국 언론인 남치 등의 행위는 김정일이 단순히 서방세계의 관심과 양보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전략적 행보를 걸으려는 포석으로 미 행정부는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최근 들어 핵무기와 ICBM 개발에 적극적인 것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핵무기와 핵탑재 ICBM 개발이 안보, 군사역사에 금자탑을 세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이를 김정운이 주도했다고 국내외에 선전함으로써 그가 지도자 역량이 있음을 과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북한의 당과 군부에는 김정운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주도하고 있다는 선전전이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북한의 최근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후계구도와 맞물려 ‘잠재적 위험한 결합’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위험 수준은 과거보다 한층 높아졌다. 한 고위 외교 소식통은 “지금 상황은 마치 한국전 휴전협정 당시와 흡사하다”말해 사태의 심각성을 대변했다. 북한이 전례 없는 강경자세를 고집하는 이유로 블레어 국장은 “과거 북한은 도발 행위를 한 뒤 이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는 패턴을 보였지만 지금은 권력승계 문제와 맞물리면서 잠재적으로 위험한 결합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북 압박 수위 ‘세졌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국제사회는 대북을 압박하기 위한 공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이 참가하는 주요 7개국은 지난 9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안이 결의됐다. 정부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채택한 안보리 결의 1718호보다 훨씬 강력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의안은 우선 북한의 무기거래를 사실상 전면 금지했고 공해상에서도 유엔국은 북한이 거래금지품목을 실은 선박, 항공기를 검색할 수 있다. 여기에 북한의 금융지원도 막아 버렸다. 북한의 돈줄, 바닷줄, 하늘길까지 꽁꽁 묶어 전방위 압박을 가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한미 외교안보 당국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 움직임을 ‘대미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제스처’가 아니라 실제적인 ‘군사·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긴밀한 공조체제를 약속했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도발에 미온적 제재나 잘못된 보상은 없다는 초강경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한·미 장성 초청 오찬을 열고 한미동맹 차원의 안보대응 태세를 점검한 것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였다.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6일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보상을 주는 정책을 계속하지 않겠다”고 대응방식의 전환을 시사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8일 대북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 방침까지 공개했다.
한편 북한은 연일 ‘의지전’을 강조하며 자기희생을 감수하고 보복을 감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8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움직임과 관련 “제재에는 강력한 대응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고 9일엔 “후퇴는 곧 패배이며 죽음”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심지어 “제재를 가하면 우리의 강성대국 건설에 그 무슨 장애가 조성될 수 있으리라고 타산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도 불사할 것임을 내비쳤다.
북한은 신문에서 “우리는 국가 최고 이익이 침해당하는 경우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얼마든지 할 권리가 있고 이런 정당방위 조치는 그 어떤 국제법에도 저촉되지 않는다고”고 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국면에서 북한은 약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전혀 없다”며 “북한은 지속적 선군위용과시를 통해 실질적 핵능력을 보유하는 것이 체제 유지에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최근 들어 극단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만큼 도발행위를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북한은 유엔 안보리가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응한 대북제재 조치를 취했을 때 이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면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뒤 실제 핵실험을 단행한 바 있다.
김정일의 후계자 김정운은 누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지목된 3남 김정운에 대한 관심이 국제적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실로 북한의 권력승계의 향방은 국제사회의 안정을 위협하는 중요한 변수다. 그동안 3남 김정운의 실체는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으나, 최근 후계설은 꾸준히 제기됐고 ‘내정’이 거의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핵실험을 한 뒤 해외공관에도 통보한 사실이 국가정보원에 의해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당분간 김 위원장의 체제는 유지되겠지만, 3남 정운이 후계과정을 밟는 과정에서 후계구도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핵을 고수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항간의 김정운 후계설이 ‘사실’임을 인정하고 “그(김정운)가 북한 인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언론에 공개된 적이 없는 김정운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현재 26살의 장성한 청년이지만 국내외 언론 보도 때마다 등장하는 사진은 어린 시절 빛바랜 흑백 사진 한 장 뿐이다. 김정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세 아들 중 가장 많이 닮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최근 건강 악화 문제로 후계문제를 서둘러 매듭지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정일은 장남 김정남은 가정이 있는 부인과의 부적적한 관계 속에서 낳은 아들이라 후계자에서 제외했고 2남 정철과 3남 정운 사이에서 고민하던 끝에, 성품이 여린 정철보다 자신과 가장 많이 빼닮은 정운을 후계자로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운이 사실상 북한군을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운은 지난 4월부터 북한의 최고 군사 지도기관으로 있는 ‘국방위원회 행정국’에 소속, 직함은 국방위원회 지도원으로 알려졌다. 이 부서는 사실상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최 측근 부서로 사실상 김정운이 이곳에서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고 한다. 김정운의 후계자 내정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역사상 유례없는 3대 세습 체제를 구축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에스컬레이터 정국 피해야”
남북관계 위기 타계를 위한 대안… 군사대응 일변 자세 바꾸고 유연한 대처 필요

한반도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사태는 이미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문제는 이제 정부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북핵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핵주권론 등 강경 대응 주장
대북 정책에 대해 강경파이건 온건파이건 상관없이 MB정부의 북한에 대한 태도에 불만을 갖는 것만큼은 목소리를 함께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에 대한 미온적 태도, PSI에 대한 입장 불분명, 개성공단에 대한 태도 불확실 등 대북기조에 있어 갈팡질팡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철학이 없다’ 현 정부의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행태고 그러다보니 북한에 휘둘리고 있는 모양새다.
사태가 이렇다보니 북핵 문제에 대한 대안 또한 정부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일차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는 지난 5일 대한 상공회의소에서 한국국방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2회 북한군사포럼-2009년 한반도 군사적 긴장 : 진단과 해법’ 토론회에서 “북한의 대남 도발에 대해서는 즉각 응징보복을 해야한다”면서 “특히 서북해상의 도발 과 JSA내의 도발에 대해서는 좌고우면할 것 없이 사전에 마련된 행동지침(SOP)에 따라 즉각 대응해야 한다”고 강경한 대응을 역설했다.
심지어 ‘우리도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극단적인 핵주권론도 거듭 나오고 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지난달 28일 “우리가 핵무기를 갖겠다고 주장하는 것이 북핵을 포기하게 하는 동시에 일본의 핵무장론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고, 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도 같은날 “우리도 핵무기를 개발해 대응하겠다고 하는 것이 중국을 움직여 북핵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효과적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보수 강경론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높다. 북한의 핵무장론을 정당화시키는 주장일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압력이 갈등의 고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시 정부를 비롯해 북한을 몰아세우는 정책들이 실패를 거듭해왔고 햇볕정책이 안보 문제에서만큼은 안정적인 편이었기 때문에 다수의 전문가들은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보딜레마 심화 막아야
무엇보다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핵보유 같은 감정적 대응방법은 오히려 대치의 골을 깊게 만든다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다. 지금까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군사대응과 제재에 의한 압력이 주를 이뤘지만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미사일 지침 개정,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핵우산 강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연기, 한미동맹 강화, 군사력 확충 등의 무력증강 위주의 대응은 오히려 안보딜레마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양상이다.
(사)평화통일시민연대, 평화재향군인회, (사)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지난 9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 2에서 열린 ‘2009년 6월 위기의 한반도, 그 해법은?’ 토론회에서 이대근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의 주요 원인은 안보 불안, 체제 보위의 필요성 때문이다”며, “군사력 불균형을 비대칭 전력으로 보완하려는 것인 만큼 대북 위협 요소를 해소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핵우선 포기도 제안했다. 북한은 2009년 1월13일과 16일 핵무기 폐기의 조건으로 미국의 핵위협 제거와 미국의 한국에 대한 핵우산 철회를 요구했다. 이는 핵우산 철회 없이 북한의 비핵화는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미국의 핵우산이 북한의 핵보유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핵우선 페기를 주장의 근거다.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정치 군사적 대치가 서로 끝도 없이 에스컬레이터 되는, 가장 우려되는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남북대결의 원인이 되는 6 15와 10 4 선언에 대한 전면적인 이행을 즉각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남으로 극적 타결 기대할수도
갈등을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다. 남북간의 문제도 절대적인 원칙은 대화일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남북이 손을 내미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1982년 동서독의 사례를 예를 들었다. 당시 미국과 소련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면배치를 공언, 동서독은 대리전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신냉전의 최정점에서 서독의 슈미트 수상은 동독의 호네트 서기장에게 ‘무조건 만남’을 제안했고 동독을 전격 방문했다. 이때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경제 협력을 약속한다, 통행제한 조치를 푼다’는 세 가지 선언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그 다음 상황은 미국과 구 소련이 ‘동서독에 미안해하는’ 국면으로 전환했다. 이번 한반도 위기도 남북이 만나면 쉽게 풀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어떻게 대화 채널을 정상화 시키느냐는 것이다. 이 교수는 “대통령 특사, 제3국 특사 또는 비영리민간단체의 접촉 등을 강구해야 한다”며, “그 다음 순서는 가장 비정치적 접촉방식인 남북경협과 인도적 대북지원을 제안하고 복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강산 고나광 전면 개방을 포함한 일련의 남북경협과 인도적 협력을 위한 대통령의 대북정책 획기적 전환 특별선언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교수는 PSI 전면참가 철회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며, 동시에 6 15선언과 10 4 남북정상선언의 실천을 담보하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 또한 증요하다. 오바마 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도발이 국제적 리더십에 위기가 되는 만큼 강경한 대처로 나올 수밖에 없는 면이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한반도 문제를 남북이 주도할 수 있도록 이끌어나갈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미국의 북한 경제제재 등에 대해 유연한 대처를 강하게 주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측을 6자회담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UN 등 국제사회를 통해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정부에서 할 일이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적극적 역할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북한에게도 국제사회에도 믿음을 심어줘야 하는 것이 현 정부의 과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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