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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세계적 미술가 아이웨이웨이 "사회적 대위기에서 예술이 변하지 않으면 송장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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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22년 4월 17일까지 <아이 웨이웨이:인간미래>전
"표현의 자유는 '생명 본연의 속성'이나, 생명 존중은 더 중요하다"
"개인의 기본권으로, 생로병사는 각자의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나는 아테네인도 아니요, 그리스인도 아니다. 나는 세계의 시민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오픈한 세계적인 미술가이자 영화감독, 건축가, 행동가인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64)의 국내 첫 개인전이 국내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년 4월 17일까지 열리는 <아이 웨이웨이:인간미래>전에는 벌써 많은 팬들이 몰리고 있다. 

 

표현의 자유와 난민의 삶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발표해온 아이 웨이웨이는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해왔다. 일찍부터 블로그, 트위터, 유투브 등 온라인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통해온 디지털 시대 선구적인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아이 웨이웨이의 많은 작품들은 꽤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표현의 자유와 인간존엄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중국 상황에서 부대끼며 살아온 체험적 역사 때문인지 그의 작품은 진실한 고민, 인간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 가득하다. 

 

아이 웨이웨이는 국내 관람객들에게 꽤 충격적으로 ‘인간존중’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전시명 ‘인간미래’는 작가의 화두인 ‘인간’과 지향점인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결합시킨 것이다. 그는 현재 포르투갈에 머물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와의 비대면 인터뷰를 소개한다. 인터뷰 내용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기자들에게 받은 질문을 작가에게 지난 3일 보낸 후 5일만에 받은 답변을 번역해 13일 공개한 것이다.

 

 

Q. 중국 정부의 문화예술검열 강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술가로서 ‘표현의 자유’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이고, 왜 중요한 가치라고 보나?(홍콩의 M+문화박물관이 아이 웨이웨이의 대표작인 ‘원근법 연구’ 작품사진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하고 관내 전시에서도 제외한 일이 최근 있었다.)

 

A. 보통 표현의 자유는 좁은 의미로 어떤 정치환경이나 정치체제 안에서 개인이 실제로 표현할 수 있는 범위라 여겨진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표현의 자유는 생명 본연의 속성이란 것이다. 표현의 자유가 없다면 생명의 중요한 특성, 인간으로서의 특성은 더이상 없게 된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는 어떤 정치체제에 대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인권의 기본적 가치인 것이다. 이 가치는 천부인권으로 어떤 권력이나 정치, 종교적 명분으로도 침해될 수 없는 권리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은 반드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가 무엇인지 모르거나 이미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표현의 자유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즉 현실에서 대다수 사람들은 생명으로서 개체가 당연히 자신만의 특징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는 거다. 표현의 자유 없이는 그 누구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고, 이 자유는 사회적인 약속이어야 하며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다시 M+미술관 문제로 돌아가면,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상황에서 홍콩 정부 산하의 문화기구가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는 없다. 앞으로 어느 수준의 검열을 받고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보편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홍콩에 대해서만 이러는 게 아니다. 중국은 1949년 신정부 수립 이래 최소한의 표현의 자유만을 허용했고, 대부분의 경우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Q. 코로나 펜데믹이 일상생활과 작업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었나?

 

A. 내 작업에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은 없었고 오히려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됐을 무렵, 나는 로마에서 새롭게 각색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만들고 있었다. 공연을 앞두고 이탈리아 정부가 이 공연을 갑자기 취소해 충격이 컸다.

 

당시 이탈리아에서 코로나 사태가 막 폭발했고, 이후 유럽으로 확산되는 출발지였다. 그래서 2020년 3월로 예정되었던 공연을 취소했고, 내년 3월에 오페라 '투란도트'를 다시 공연할 예정이다.

 

나는 정부가 개인이 스스로의 생명을 관장하는 일에 제한을 가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개인의 기본권으로, 생로병사는 각자의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정부가 과도하게 권력을 사용했고, 중국이 가장 심했다. 그들은 군사적인 방식으로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려 했다.

 

사실 예술가로서 나는 이렇게 제약이 많은 환경에 잘 적응했다고 생각한다.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정치 난민으로서 아주 많은 제약을 받았지만, 그래도 세 편의 다큐멘터리를 완성했다. '바퀴벌레', '로힝야', 그리고 우한 코로나 상황을 다룬 'Coronation'이다. 네 번째 다큐멘터리인 '나무'도 이미 완성했다.

 

 

Q. 팬데믹 상황에서 예술이나 예술가의 역할이 변했다고 생각하는가?

 

A. 예술이나 예술가에게 정해진 역할은 없다. 만약 역할이란 것이 있다면 인류의 환경이나 인류가 처한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의 역할은 반드시 변한다. 인류가 직면한 정신적∙사회적 대위기 상황에서 예술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건 송장이나 마찬가지다.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변화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예술은 이미 반은 죽은 상태이고, 예술에 관한 이론이나 미학, 철학적 사유는 사실 마비 상태에 있다. 세계화가 낳은 문제다.

이렇게 큰 인류의 고난과 불안에 대한 예술의 반응은 너무나 미약하다. 한국에 전시된 '검은 샹들리에'는 사람의 두개골과 인체의 골격을 가지고 만들었다. 이것은 죽음에 직면한 어둠 속에 있는 인류를 묘사한 것이다.

 

Q. 최근의 시진핑 체제 강화가 중국 예술계에 어떤 영향을 줄까?

 

A. 영향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중국 예술계가 더 나아지지 않겠지만, 바이든이 중국 대통령이 된다 해도 마찬가지로 지지부진할 것이다.

 

Q. 중국이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다른 종류의 미디어 작품을 시도할 수도 있나?

 

A. 예술은 문제와 모순으로부터 나오고 이것들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정치 환경이 엄혹한 상황에서 작품을 만들지 못한다면 작품이란 것이 존재할 이유도 없는 것이고, 대부분의 작품들이 바로 이렇다.

 

Q. 어떤 채널이나 미디어를 통해 국제 이슈를 파악하나? 또 현재 어떤 작업을 하나?

 

A. 내 스스로가 바로 국제 이슈이다. 나의 생명, 생명에 대한 이해, 내가 처한 상황이 세계적 문제의 일부분이다. 나도 남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시간을 인터넷 공간에서 보내고, 거기서 이 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본다.

 

일이라는 것은 생활의 일부이다. 나는 직업이 없는 사람이지만 계속 일을 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일하기와 작업은 다른 것 같다. 일하기란 무언가를 계속 찾아서 한다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반드시 완성해야만 하는 것 같은 건 없다.

 

나는 지금 포르투갈에 거주하고 있고 요 며칠 이탈리아에 다녀올거다. 자주 가는 곳은 영국이고, 작업하느라 독일에도 자주 간다. 나는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다.

 

 

Q. 중국 정부가 전국 학교에서 시진핑 사상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A. 국가나 정부는 미래의 발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려면 국가 내부에 가치관이 꼭 형성돼 있어야 하고, 가치관은 국가의 형태를 만드는 기초이다. 내가 누군가의 사상을 연구해 본 적은 없지만 모든 국가는 어떤 가치관의 표현이라 생각된다.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서 가치관의 표현은 주로 정부가 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Q.. 'Coronation'을 제작한 동기는 무엇인가? 상영 후 어떤 불이익을 당하진 않았나?

 

A. 'Coronation'을 비롯해 내가 만든 다큐멘터리는 모두 기록할 가치가 있는 소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이런 기록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옳다고 생각하는 건 하는 사람들이다. 다른 건 없다. 역사에 증언을 남기려는 것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도 있었다. 유럽에서 팬데믹이 심각해지던 시기에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생지인 우한의 상황을 다룬 'Coronation'을 완성했고, 유럽이나 아메리카의 주요 영화제에서 상영하려 했다. 처음에는 다들 반겼지만 결국 모두 거절했다.

 

이 사건은 현재 중국의 국가 위상이 유럽과 미국의 정치적 환경과 중국 시장에 대한 그들의 요구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중국은 유럽, 미국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그들의 행동에 모든 면에서 그 국가들의 행동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Q. 중국이나 중국 미술계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라고 보나?

 

A. 사실 중국미술계와 중국은 하나다. 중국이 직면한 도전은 갈수록 막강해지는 정치적, 경제적 힘과 보잘것없는 가치체계로 어떻게 서방 자본주의, 가치체계를 설득하고 정복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도전은 점점 거세게 압박할 것이다.

 

중국 미술계는 태생적인 결함이 있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생존을 위해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진리 추구와 사실 추구라는 입장을 포기했다. 언어와 다른 수단을 통해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예술을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길이다. 중국 미술이 생존하려면 이러한 태도를 전환해야할 것이다.

 

Q. 예술가로서 선생님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A. 내 자신만을 놓고 보자면, 앞에서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이미 얘기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명을 지이것 말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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