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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핵폭탄, 신용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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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사태 분석

경제 핵폭탄, 신용카드



제2의 카드대란 우려…카드사 부실구조 여전



“최
집중조명을 받는 카드사의 유동성 위기 문제는 작년 하반기부터 계속돼 온 문제다...(중략)...엘지카드만의 문제는 결코 아니다. 정부에서
여론을 의식해서 신용불량 문제의 해결로 ‘카드사’ 문제를 바라본다면 더 큰 재앙이 기다릴 것이다.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새판을 짜야한다”.
참여연대 게시판에 ‘카드회사에 근무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아이디 ‘지식’이 올린 글이다.


LG카드 부도위기 극적 모면

LG카드 사태를 지켜보면서 대체적으로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반응과 함께, ‘제2의 카드대란’을 예고하며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LG카드
문제는 지난 상반기 카드채 대량 환매사태 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카드 연체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경영상태는 호전될
기미가 없어 카드사들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신용카드가 ‘신용’이 아닌 ‘불신’(不信)의 대명사로 전락한 것이다.

카드사들은 증자 등으로 자본을 확충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난 듯 보였으나, 경기침체로 회원들이 상환능력을 상실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이 중 자산 규모와 회원수가 가장 많은 LG카드가 가장 먼저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채권단의 2조원 지원과 제2금융권의 카드채권 1년 만기연장 결정으로 LG카드는 부도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이번 지원금은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빚의 합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다.

제2금융권의 만기 연장이 차질을 빚을 경우, 언제라도 카드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어, 여전히 잠재적 불안 요인을 안고 있다.

현재 LG카드의 금융권 부채는 24조원이고, 9개 전업 카드사(옛 국민카드 포함)의 전체 여신(카드채, ABS-자산담보부증권, 대출)은
9월말 기준 80조원이다. LG카드는 고객이 1,400여만명, 카드 가맹점이 30만개로 금융권 뿐 아니라 실물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장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LG카드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고, 특히 국내 1위의 신용카드 회사가 부도가 날 경우 다른 카드사는
물론 은행, 투신 등 금융시장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당초 예정된 24일 오전보다 하루 앞당긴 23일 밤 2조원의 자금지원을 결정한
것은 LG카드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금융당국과 채권은행단의 결정이었다.

이번 사태를 ‘LG카드발’로 보는 이유도 여기 있다. LG카드는 금융위기의 출발지일 뿐, 그 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을 때 종착역이 어디인지는
가늠하기 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카드사태가 초래할지 모르는 위기의 핵심에는 `전염성’이라는 무서운 파괴력이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LG카드의 부도위기는 한국 경제 전반에 핵폭탄급 충격을 줄 수 밖에 없다.


현재의
위기…정부와 카드사의 합작품?


이번 LG카드 문제는 지난 4월 ‘카드사채대란’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것으로 당시 정부가 내놓은 ‘신용카드사 종합대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당시 전문가들은 김대중 정부의 카드사용 장려정책과 카드사들의 방만한 영업, 그리고 카드사들의 자본조달 구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카드사들의 부실 원인을 단순한 유동성 위기로 판단, 카드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브리지론 형식을 골자로 하는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해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LG카드의 부도위기는 당시
정부의 대책이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난 10월 설익은 신용불량자 구제책 발표로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 현상을 만연시키고, 결과적으로 이번 `카드대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본의 아니게 카드업계에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해 최근 공식 사과했다.

이번 LG카드 사태는 한마디로 정부와 카드사의 합작품이다. 소비진작책의 일환으로 카드사용을 적극 권장해 온 정부, 길거리에서 무차별하게
카드를 발행한 업계의 출혈경쟁 등이 가져온 예고된 합작품이었다. 여기에 `자기 분수를 망각한’ 고객들도 한 몫을 담당했다.

정부는 경기 부양으로 내수를 진작시킨다며 세금 공제 혜택이라는 당근을 내걸고 신용카드 사용을 적극 장려해왔다. 하지만 결국 신용불량 고객을
양산한 주범이 됐다.

신용카드사들이 정부 정책에 편승해 고객 유치를 위한 무한 경쟁에 나서면서 `신용’이 없는 부적격자들에게도 카드발급을 남발해 불량 고객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거기서 비롯된 부실은 고스란히 카드사의 부채로 옮아갔다. 게다가 올봄 카드대란이 발생하자 정부는 `신용불량자 구제’라는
명분을 내세워 금융기관들의 채무 재조정을 유도하는 편법에 앞장섰고, 이후 채무자들은 ‘버티면 탕감해준다’는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가 생기면서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급증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달 25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카드정책을 비판하는 집회를 갖고 신용회복법을 핵심으로 하는 근본적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노당측은 “이번 LG카드의 부도위기는 당시 정부의 대책이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신용불량자는 계속 양산될 수 밖에 없으며 결국 카드사의 부실로 인한 경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채 위기 발생 가능성

LG카드에 대한 유동성 위기가 채권단의 자금지원으로 해결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금융불안은 온존해 있다. 카드사들의 여전한 부실구조는 카드채
위기가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LG카드발 금융대란’위험이 진정세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지만 LG카드가 이번 사태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데다 카드업계의 경영상황 역시 최악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업계 의 유동성 위기는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9월까지 8개 카드전업사의 누적적자가 4조원에 가깝고 연말까지 갚아야 할 빚도 3조5,200여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드신용불량자
수가 350만명을 넘어서고 있고, 경기침체로 연체율마저 높아지고 있어 카드사들의 어려움이 당장 호전될 기미는 없다.

카드채뿐만 아니라 가계대출부실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 509조원에 달하는 개인대출도 부동산 값이 급락하면서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카드채 위기는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려운 신용혼란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후유증은 더욱 심각하다. 당장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파장이
미치고 있다. LG그룹의 타격도 불가피하고 우리경제의 대외신인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LG카드 사태로 시민단체들과 시장 관계자들은 또 다시 카드사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데 대한 땜질식 처방에 급급한 금융당국의 책임을 지적하면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3월 카드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을 때도 이미 드러났듯이, 경기회복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자체적인 수익창출을 이루지 못하면 이 같은 자금난은 다시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홍경희 기자 khhong04@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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