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03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문화

선행릴레이(22)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진사

URL복사
<%@LANGUAGE="JAVASCRIPT" CODEPAGE="949"%>


무제 문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진사



무료로 영정사진 찍어주기 20여 년, 공무원 유종산 씨






아가면서 우리는 숱한 사진을 찍는다. 아기 때 재롱떠는 모습부터
입학, 졸업, 결혼에 이르기까지, 사진을 뒤적이다보면 한 인간의 역사가 눈에 아른댄다. 인생을 통틀어 찍었고, 찍을 수많은 사진들, 그중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 하나만 꼽으라면 어떤 사진일까? 아마도 삶을 마감한 후, 나를 대신해 친지, 친구들을 맞이할 영정사진이 아닐지….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사죄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 찍어놓은 사진이 없어 주민등록증 사진을 확대해 썼어요. 사진 상태가 너무 엉망이라 못내 죄스럽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유종산(53 공무원) 씨는 1977년 부친 장례식에 제대로 된 사진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 아직도 한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시작한 무료로
영정사진 찍어주는 자원봉사는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상은 주로 사회복지시설이나 양로원에 위탁된, 혹은 생활보호대상이거나
저소득층가정의 노인들을 찍는다. 그간 4,000명에 육박하는 인물들이 그의 카메라에 잡혔고, 수많은 사연과 추억들을 남겼다.

“상계동시립요양원에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중환자 한 분이 계셨어요. 몸을 도저히 일으킬 수 없어 누워있는 상태로 어렵게 사진을 찍었는데
그러고 바로 3일 후 돌아가셨죠. 부랴부랴 사진을 현상해 액자에 끼워 장례식장에 놓아 드렸는데 기분이 정말 이상하더라고요.”

누워서 연신 눈물을 흘리던 그 할머니의 빈소를 나오면서 유씨는 그나마 자신이 찍어드린 사진이 마지막 가는 길에 좋은 선물이 되었다는 안도감과
뭐라 말할 수 없는 울적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 분이 이 세상에 남긴 유일한 흔적은 그것뿐이었죠.”


산간오지 돌아다니며 촬영

유씨는 몇 년 전부터 시골 중에서도 시골, 산간오지를 찾아다니며 촬영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전북 진안, 강원도 홍천을 다녀왔고, 대개는
액자에 담아 완성품이 만들어지면 다시 한번 방문한다. 행여나 깨질까 싶어 염려도 되고 인사도 다시 할 겸해서다. 사진을 받아드는 노인들은
더러 착잡해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매우 고마워한다. 감사의 표시로 나물을 캐다주기도 하고, 고구마를 주기도 한다. 돈도 없거니와 돈으로
답례를 할라치면 유씨가 화를 내기 때문이다.

“모두 다 내 부모인데 돈을 받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딱 잘라 말하는 유씨는 “후원금도 마다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적으로 모든 경비는 유씨가 부담한다. 월급을 아껴 돈을 모으고 정 부족할 때는 아르바이트를 해 충당한다. 그가 자동차를 구입하지 않는
것도 유지비가 아까워서다. 무거운 장비를 들고 산간지방까지 다니려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그 돈이면 더 많은 사람들을 찍어줄
수 있다는 마음 때문에 욕심조차 내지 않는다.

“지방에 다니는 게 조금 힘들어서인지 요즘 살이 많이 빠졌어요. 아내는 그것이 늘 불만이죠. 그래도 아내가 없었으면 아마 이 일을 해오는
건 불가능했을 거예요.”

휴일마다 집에 없는 남편, 돈을 모을 생각은 안하고 퍼주는데 급급한 남편을 이해해준 아내와 아버지를 닮아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은 자녀들이
있기에 유씨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정작 내 가족들 사진은 많이 찍어주지 못했네요. 언제 날 잡아서 햇볕 좋은 날 다 함께 사진 찍으러 나가야 겠어요. 허허.”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글·음악·봉사로 만해사상 실천한 세 명의 문화예술인 선정 시상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에게 상을 수여하는 제2회 무산문화대상 시상식이 지난달 30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최됐다. 글·음악·봉사로 만해사상을 실천한 세 명의 문화예술인을 선정해 시상하는 무산문화대상 시상식은 올해로 2회를 맞이한다. 무산문화대상은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주관으로 문학·예술·사회문화 세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해 매년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는 행사이다. 문학 분야는 소설가 권여선, 음악 분야는 첼리스트 양성원, 사회문화 분야는 이태석 재단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문학 부문 수상자인 권여선 소설가는 한국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다뤄온 중견작가로 ‘안녕, 주정뱅이’ ‘푸르른 틈새’ ‘레가토’ 등의 작품을 냈다. 권 작가는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고, 섬세한 문체와 깊은 심리 묘사로 인간의 내면을 탁월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수상은 문학 작품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공감을 이끈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예술 부문 수상자 양성원 첼리스트·연세대 교수는 파리 살 플레엘, 뉴욕 카네기홀 등 세계 유수의 무대에서 활약해온 그는 음악을 통한 문화 교류와

정치

더보기
김문수 “지방 4대 권역 GTX 건설...세종시 행정수도 추진”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둔 1일 “대통령이 되면 광역급행철도를 지방 4대 권역에 건설해서 지방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채널A 방송 연설을 통해 지역 균형 공약을 발표하고 “4대 권역 광역급행철도가 개통되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충청권(대전-세종-청주국제공항), 대구·경북권(안동~의성~대구-경산-포항), 부산·울산·경남권(울산-부산-신공항-창원), 광주·전남권(장성-광주-나주-무안공항-목포)에 광역급행철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김 후보는 “지역이 주도하는 권역별 맞춤형 발전계획을 수립해서 특화사업 클러스터, 스마트 실증도시 구축 등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서둘러 추진하고 공기업, 대기업 등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차등 법인세, 지방세 감면, 부지 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책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원하는 지역에 ‘성역 없는 특례지구’ 메가프리존을 만들겠다”며 “기업과 인재를 유치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데 필요하다면 노동 규제, 기업 진입규제, 교육 규제 등 모든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21대 대선 전국 흐리고 곳곳 비…서울 낮 최고 25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오는 3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수도권과 강원 일부 내륙 지역, 제주도 등에 비가 내리겠다. 서울은 낮 기온이 25도까지 오르겠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3일은 오전까지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다가 오후부터는 중국 중부지방에서 동진하는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겠다. 수도권과 강원도는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겠다. 강수는 새벽까지 강원남부와 전라권, 오전까지 경상권과 제주도에서 이어지고 오전부터는 경기북동부와 강원 중·북부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경기북동부 5㎜ 미만, 강원 중·북부 5~10㎜, 강원 남부·전북 5㎜ 미만, 전남·경상권·제주도 5~20㎜ 등이다. 기온은 아침 최저 14~17도, 낮 최고 21~28도로 평년과 비슷하겠다. 기상청은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짧고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아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새벽부터 아침 사이 전라권을 중심으로 가시거리 1㎞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오후부터는 서해안과 강원산지, 경북북동산지를 중심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겠고 해상에서도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대선투표 안하고 여행가겠다”는 정치무관심 층.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요즘 TV뉴스는 아예 안 봅니다. 보면 신경질만 나고 스트레스받는데 그걸 왜 봅니까? 예능프로하고 스포츠 중계만 봅니다. 이번 대선투표요?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 안 하고 아예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해 보았다. “아니, 그래도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데 대선후보 공약도 확인하고 TV토론도 보시고 관련뉴스도 챙겨보면서 누구를 찍을지를 선택하고 투표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투표를 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자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상황, 마치 대통령이 된 듯한 야당 후보를 보면 어차피 결론이 난 게임 같아서 투표할 마음이 싹 없어지더라구요.” 청년층들에게도 “이번 대선 투표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대선 투표를 언제 하는데요?” “나라만 잘 살게 해준다면 누가 대통령 되어도 상관없는데 그런 대통령 후보가 없는 것 같아서요.”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선 유권자 중 50대(지난해 말 기준 870만6,37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0대(781만8,783명) 노년층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원래 정치에 무관심한 편인 20대 청년층에서조차 이러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