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27 (금)

  • 맑음동두천 18.8℃
  • 맑음강릉 19.3℃
  • 연무서울 17.5℃
  • 맑음대전 20.3℃
  • 맑음대구 22.8℃
  • 연무울산 22.1℃
  • 맑음광주 22.6℃
  • 연무부산 20.0℃
  • 맑음고창 19.4℃
  • 맑음제주 19.9℃
  • 구름많음강화 12.8℃
  • 맑음보은 19.7℃
  • 맑음금산 20.8℃
  • 맑음강진군 22.5℃
  • 맑음경주시 23.1℃
  • 맑음거제 20.3℃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아아, 그새 오월이구나”

URL복사
임철우의 1985년작 단편 〈봄날〉에서 작중화자는 '어느날부터' 봄이 와도 그 정겹고 따사로운 평범한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토로한다. 오월 광주를 생각하면 초등학교 2학년 산수시간에 선생님이 이상, 이하, 초과, 미만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붉은 분필로 칠판에 그리던 직선들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어느 한 지점에서 시작하여 화살표로 열린 직선들. 지금도 그 화살표의 끝이 어디론가 나아가고 있을 것만 같다. 한국소설의 몫도 그러했다.
〈봄날〉과 같은 해 발표된 윤정모의 단편 〈밤길〉의 신부와 요섭. 그들은 눈을 피해 달이 뜬 들판을 더듬어 북쪽으로 가고 있다. 계엄군이 봉쇄한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도시를 탈출해 서울로 가는 길이다. 신부의 가방에는 일기장과 필름 두 통이 들어 있다. 그들은 도시 밖이 너무나 태평스러워 멍할 정도로 놀란다. 그날은 도청이 함락되고 피의 열흘을 마감하는 밤이었다.
"신부님, 빛고을에 난리가 났다면서요?"
한 농부가 경운기 소음 때문인지 큰소리로 물었다.
"글쎄요, 그렇다곤 합니다만……"
"사람들이 많이 상했대요."
"뉴스에 나왔습니까?"
불쑥 요섭이 물었다.
"웬걸요. 소문만 돌고 있지요."
(《봄비》, 1994, 58면)

당시 나는 열두살 소년이었다. 우리 고장은 마치 신부와 요섭이 지나던 농촌 마을처럼 막바지 모내기가 한창이었다. 폭도들이 벌교를 지나 남하할 거라는 소문이 있었다. 어른들이 없는 마을에서 아이들은 모형 나무총을 가지고 며칠째 뒷산 능선에 올라 있었다. 폭도들이 내려오면 마을을 지켜야 한다고 북쪽에서 흘러오는 국도를 노려보았다. 아마 우리는 드라마 〈전우〉나 〈3840유격대〉를 흉내내고 있었을 터인데 그 병영체제에서는 아이들의 상상력마저도 그처럼 호전적이었다. 기억하건대 나무총을 들고 땅바닥에 엎드려서 나는 몹시 두려웠다. 전쟁 드라마들처럼 우리에게 곧 살육의 시간이 닥치리라는 두려움.
농부들과 헤어지고 나서 요섭은 신부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분들에게…" 하고 말한다. 신부는 "언젠가는 다 알게 된다"며 조바심을 내는 영혼을 재촉한다. 그들에게는 광주시민들이 불순분자도 폭도도 아니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려야 하는 임무가 있었다. 청년 요섭은 또 말한다. "남아 있어야 했어요." 소설은 내내 숨죽인 그 절박한 신음으로 채워져 있다. 그 소설에 대해 윤정모는 광주항쟁에 대한 내막이라도 우선 알려야겠다는 강박감에 시달렸다고 말한 바 있다. 실상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과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은 마치 구심력과 원심력처럼 이후 5·18을 다룬 작품들의 한결같은 정조이자 주제가 된다.
폭도가 내려오지도 않고 '사태'가 끝났어도 우리 고장에 그 진실은 전해지지 않았다. 한 교사는 버스를 강탈한 폭도들이 오로지 주먹질로 버스지붕을 날렸다고, 그것이 사실인 양 어린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다. 이듬해 봄에 나는 '요섭'을 만났다. 그는 밤꽃을 따라 마을 숲으로 들어온 양봉업자였다. 하교길에 소나기를 만나 숲속 그의 천막으로 들었다가 비가 그칠 때까지 전두환에 대해서, 광주의 살육에 대해서 들었다. 나와 친구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머잖아 다 알게 될 거야."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는 어린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어른들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던 그는 성당에서 뒤를 봐주던 도망자였고, 밤꽃이 지기 전에 신부님이 자수시켜 지프에 실려갔다.
상처·재연·기억의 문학
그 고립무원의 도시를 임철우의 〈봄날〉과 〈동행〉, 윤정모의 〈밤길〉이 힘겹게 입을 열어 증언한 이후 지금까지 28년간 오월 광주를 다룬 소설이 100여편 씌어졌다고 한다. 대부분 광주를 원체험으로 가진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논문 〈5·18 민중항쟁소설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심영은 이들 소설들이 크게 기억의 재현, 죄의식의 표출, 상처의 치유에 집중해 있다고 말한다. 5·18을 온전히 작가의 정체성으로 떠안고 살아온 대표적인 소설가는 임철우일 것이다. 그는 다섯권에 이르는 《봄날》(1997)을 10여년에 걸쳐 써냈다. 이 소설은 기괴한 소설이다. 윤상현 등 현장에서 죽어간 실제인물들이 등장해서가 아니다. 광주시 지도와 숱한 주석과 5·18일지가 소설에 끼워져 있다. 소설을 마치며 그는 후기를 이렇게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나는 내내 5월 그 열흘의 시간을 수없이 다시 체험해야 했고, 수많은 원혼들과 함께 잠들고 먹고 지내야 했다. 그러는 동안 가끔은 정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몰라보게 피폐되어가는 듯한 나 자신을 깨닫고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 고통스런 기억의 반복 체험이란 것이 얼마나 사람을 소모시키는 것인지, 처음으로 알았다. 솔직히 이젠 너무나 지쳤다. 내게 남은 마지막 힘까지 다 쏟고 난 심정이다. 그리고 두렵다. 누구보다 광주 시민들의 부릅뜬 눈이 두렵다. 이 소설이 행여 5월을 온몸으로 통과해온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누를 끼치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새천년 벽두에 장편소설 《그들의 새벽》을 상재한 문순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회를 밝혔다.
또 광주냐? 하는 분위기를 잘 안다. 끝나지 않았는데 끝내라고, 그만 잊어버리라고들 한다. 이름조차 기억되지 않는 그들의 죽음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 진실 드러내기와 문학적 형상화 사이에서 그동안 많은 갈등을 겪었다. 진실 드러내기보다 소설미학에 치중하게 된다면 영령들의 죽음을 욕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후기는 원체험 세대 작가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작가들의 고통과 더불어 5·18은 독자들에게도 고통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부담스러워한다는 피해의식이 형성되었다. 이들 소설들은 그런 척력을 가까스로 이겨내며 탄생한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그래서였을까? 정치적으로 5·18 묘역이 단장되고 희생자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5·18을 다룬 소설들은 마치 하루해살이 풀들처럼 고스러져갔다. 〈봄날〉과 〈밤길〉에서 출발한 직선의 화살표는 그 끝이 마모되어 흐릿해졌다. 더불어 5·18도 역사의 지층으로 묻혔다.
새로운 세대가 틔워내는 웃음의 새싹
손홍규는 5·18 당시 만 다섯살이었던 작가다. 그는 2007년 5·18을 현재화한 단편 〈최후의 테러리스트〉를 발표했다. 이 소설은 이창동의 영화 〈밀양〉의 전언처럼 진정한 용서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한 소설이다. 사회가 해결해주지 못하면 피해자에게 사적인 보복만이 유일한 해원이 된다. 소설의 주인공 노인 박은 둘째아들 명우를 광주에서 잃었다. 그후 반평생을 그는 와신상담 가해자에 대한 보복을 벼르며 살아왔다. 공기총을 들고 설악산 백담사 언저리까지 찾아간다. 그후 그는 위장된 테러 무기인 톱, 낫, 드라이버, 송곳, 망치, 스패너, 드릴, 심지어 바늘까지 가방에 넣고 신촌을 배회한다. 그뿐이랴, 그 늙은이는 태권도장을 찾아가 '공중으로 붕 떠서 돌려차기하는' 기술까지 배우려 든다. 모든 게 실패로 돌아간 끝에 마침내 그가 몸에 익힌 강력한 무도는 오십보 떨어진 곳에서도 능히 목표물을 맞힐 수 있는 젓가락 던지기이다. 그러나 결국 그는 '단 한 사람도 암살하지 못한 암살자'로 죽음을 맞게 된다. 죽음에 임박하여 그는 테러리스트로서 자신의 생을 회고한다.
죽음이 임박하자 죽여야 할 사람이 너무 많이 떠올랐다. 아니, 단 한 사람도 죽일 수가 없었다. 정조준만 하고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진정으로 목표물을 맞히기 위해서는 침착하게 오조준을 해야 했는지도 모른다.
(《봉섭이 가라사대》, 2008, 245면)

한 노인의 황폐한 내면을 그린 이 소설은 선배들처럼 정조준을 하지 않고 희극을 버무려 오조준을 한다. 앞서 말했지만 손홍규는 역사에 대한 회피와 막대한 물신으로 광주를 기념비로 만들어버린 현실에 대한 극한 절망감으로 이 작품을 써냈다. 5·18이 판타지의 세계로 전락하는 걸 고통스럽게 경계한다. (창비주간논평 2007.7.31)
나는 황폐한 가운데에서도 지어낸 그의 웃음에 주목한다. 그의 선배들과 독자들은 그런 웃음 한번 비치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고목에서 가까스로 소생한 싹처럼 반갑다. 중국의 모옌이며 위화 같은 작가들은 자신들이 유년기에 겪은 문화대혁명을 핍진하게 길어올리고 있다. 세계의 독자들은 문화대혁명을 눈물과 웃음으로 체험할 수 있다. 그건 문화대혁명의 역사를 넘어선다. 새로운 세대가 써낸 5·18이 황당무계한 코미디나 판타지면 어떠랴. 선배 세대들은 기꺼이 응원하고 즐길 용의가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특집-조재희 더불어민주당 송파구청장 예비후보】 송파의 삶을 디자인하다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청장에 출사표를 던진 조재희 예비후보를 만나 구청장 출마의 변과 구청장이 되면 어떤 구청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이번 송파구청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저는 약 40년 동안 송파에서 거주하며 세 아이를 키웠고, 송파의 변화를 몸소 겪어온 '진짜 송파 사람'입니다. 동시에 이재명 대통령 선대위 정책부본부장을 지냈

정치

더보기
대구광역시장 공천배제 가처분 주호영, 무소속 출마에 “모든 경우의 수 준비”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대구광역시장 공천에서 배제된 것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음을 밝히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저는 오늘 국민의힘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천관리위원회)> 이정현 위원장 주도로 이뤄진 저에 대한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며 “내일 오후 2시 30분 가처분심문기일이 잡혔고 가까운 기간 내에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부의장은 “저에 대한 컷오프 결정은 정상적인 의결 절차가 없었다. 찬성-반대-기권수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을 모두 찬성으로 간주했다”며 “헌법, 공직선거법, 당헌·당규, 공천심사규정에 비춰 전혀 민주적이지도 않다. 나는 컷오프 요건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절차적인 흠결 사례가 있는 경우는 법원이 이미 수차례 무효임을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부의장은 “보수 정당이 배출했던 대통령 두 분의 탄핵이 보수 위기를 낳은 결정적인 원인이지만 그동안

경제

더보기
2차 석유 최고가격 3월 27일 0시부터 적용...휘발유 1934원/ℓ, 경유 1923원/ℓ, 등유 1530원/ℓ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2차 석유 최고가격이 3월 27일 0시부터 적용된다. 산업통상부는 27일 보도참고자료를 발표해 “중동전쟁 이후 국제 석유가격 상승에 따른 국민부담 경감을 위해 지난 3월 13일부터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의 2차 최고가격이 3월 27일 0시부터 적용된다”며 “이번에 산업부가 정한 2차 석유 최고가격은 보통휘발유 리터당 1934원, 자동차용 및 선박용 경유 리터당 1923원, 실내등유 리터당 1530원이다. 어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이번 2차 최고가격 대상 유종에 선박용 경유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2차 최고가격은 1차 최고가격(리터당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실내 등유 1320원)에 중동전쟁 발발 이후 국제 석유가격 상승분을 반영하고 국내외 석유가격 변동성, 물가 등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했다. 정부는 이번 2차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최고가격제가 시행되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할 때 주유소 판매가격 기준으로 휘발유는 리터당 약 200원, 경유와 등유는 리터당 약 500원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조정안은 중동전쟁으로 인한 위기 속에서 우리 공동체가 함

사회

더보기
이상훈 서울시의원, 서울교통공사 사장 인사청문회서 ‘현장 안전 인력 공백’ 강력 질타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이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2)은 지난 24일 열린 서울교통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태균 후보자를 상대로 공사의 고질적인 현장 인력 부족 문제와 관련한 당면 현안인 진접차량기지 개통 준비 부실을 지적하며 사장 후보자의 역량을 검증하였다. 이상훈 의원은 서울교통공사의 경영목표인 ‘안전한 도시철도, 편리한 교통서비스’를 언급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적정인력 확보’와 ‘적절한 설비 유지관리’를 꼽았다. 특히, 사장 후보자가 도시철도 안전대책으로 ‘인적 오류(Human Error) 리스크관리’를 여러 차례 강조한 것에 대해 “안전에 필요한 적정 인력 배치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적 오류를 관리하겠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울교통공사 4급 이하 현업 인력은 정원 대비 393명이나 부족한 반면, 본사에서 일하는 4급 이하 현원은 정원보다 96명이나 더 많은 기형적 상황이다. 이 의원은 “현장에서 시민안전을 책임지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데 본사만 비대해진 상황에서 어떻게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겠느냐”며 조속한 정원 확보와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