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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SK 비자금 파문, 일파만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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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비자금 파문, 일파만파 확산



검찰총장, “특검 요구 불쾌, 원칙 수사하겠다”



한나라, 민주 대선자금 규모 밝혀질까?






SK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대검중수부, 안대희 중수부장)의 칼끝이 거침없다. 정치권의 크고 작은 선거가 지나면 어김없이 제기돼온 불법
선거자금 모집 관행을 이 번 기회에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최돈웅 의원을 통해 한나라당으로 유입된 현금 100억의 실체는 돈의
유입 경로와 주모자 등의 윤곽이 들어 나면서 선거 지도부를 압박해 가고 있다. 또 SK비자금 이외에 민주당의 5대 기업 대선 자금 모금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SK로 시작된 검찰 대선 비자금 수사가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이다.


한나라당 SK 비자금 ‘몸통’

검찰은 10월28일 선거 당시 한나라당 재정국장을 맡았던 이재현 씨를 구속수감한데 이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선자금 모집에 관여했던 의원과
당직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의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살펴볼 때 한나라당의 100억원 수수는 SK 비자금의
‘몸통’에 해당한다.


모금대책회의 누가 주도했나?

100억 수수를 시인한 최돈웅 의원은 지금까지 줄곧 “당 요청에 의해 SK로부터 돈을 받아 당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전달자일
뿐 기획조정자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일단 검찰은 지난해 10월 한나라당 중진들이 중앙당 후원회를 전후해 선거자금 모금 대책회의를 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 차원에서 조직적 모금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또한 독려기업 리스트를 누가 작성했고,
규모는 얼마이며 어떤 식으로 기업을 할당 했는 지도 주요대목이다. 기업에서 볼 때 추가납부 요구는 탈법을 종용한 셈이기 때문이다.

대선 당시 선대본부장인 김영일 전 사무총장은 10월26일 기자회견에서 “중진 가운데 발이 넓은 사람 10여명이 모여 후원금 모금 방안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최돈웅 의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초께 당에서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나눠서 전화를 했으며 나도
전화로 20~30군데에 후원금을 보내달라고 계속 얘기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 대책회의에는 김 전 총장을 비롯해 최돈웅 재정위원장,
나오연 후원회장, 하순봉·김기배 의원 등 재계사정에 밝은 당중진들이 대부분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 특검 요구, “물타기 전략”


최병렬 대표는 10월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석고대죄를 하는 심정으로 국민 앞에 사과했다. 최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 대표로서 국민들께 석고대죄
하는 심정으로 사죄 드린다”고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최 대표의 전체 회견 내용은 정치권 전반을 대상으로 한 불법 정치자금과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권력형비리에 대한 특검을 주장하는 공세적인 입장에 무게중심을 뒀다. 최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대선 과정에서 우리 당은 SK로부터
비(非)합법적인 자금을 조성하여 사용했다”며 석고대죄 하는 심정이라고 밝혔지만, 곧 이어 “여야가 불법으로 받아 쓴 돈이 어디 SK뿐 만이겠느냐.
어느 정당을 막론하고 불법 대선자금을 조성해 사용했으며, 이를 모르는 국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통합신당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최 대표는 26일 청와대에서 가진 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밝혔듯이 ‘지난해 대선자금에 대한 전면적이고 무제한적인 특검 수사’를 거듭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양대 특검(정치권 전체 대선자금-대통령 측근비리) 카드’는 자칫 ‘SK비자금 수사’가 지금처럼 진행된다면, 한나라당의 대선자금에만
초점이 맞춰져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검 요구에 대한 검찰 반응

송광수 검찰총장은 10월27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대선자금 전반에 대한 특검을 제안한 것과 관련, “(검찰에서) 공정하고 열심히 수사하고
있는데 특검 얘기를 듣고 마음이 편하면 사람이 아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송 검찰총장은 특히 “국민의 대표기관이 민의에 따라
결정하는 것에는 (검찰이) 승복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검찰은 어떤 결정이 있기 전까지 원칙대로 앞만 보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SK
비자금 수사를 진두 지휘하고 있는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도 이날 “저희들은 원칙대로 꾸준히 수사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대선 지도부는 알았나

한나라당 김영일 전 총장은 10월26일 기자회견에서 “당시 후보는 자금의 모금과 집행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음을 밝혀둔다”며 이회창 전 총재에게까지
SK비자금 파문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했다. 또 서청원 전 대표에 대한 보고 및 서 전 대표의 인지여부에 대해서도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것에 주목해 달라”며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10월25일 차남 결혼식을 위해 입국한 이 전 총재는 SK비자금 파문에 대해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을 뿐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 전
총재의 측근은 “이 총재가 검찰의 수사상황을 지켜보며 적절한 시점에 입장표명을 할 것”이라고 만 밝혔다. 서 전 대표 역시 “지금으로선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만 밝히고 있어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
“SK가 25억 가장 많고, 그 다음 15억”


대선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무본부장을 맡았던 이상수(열린우리당)의원은 10월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년 대선에서 민주당에)SK가
25억원, 그 다음 기업이 15억원, 그 다음이 10억 이하의 돈을 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의원은 “김경재 의원이 5대 그룹으로부터
(민주당이 지난 대선 당시)똑같이 10억, 15억 원씩 받았다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의원은 “다만 5대 그룹은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롯데 정도를 들 수 있다”고 말해 이들 5대 그룹 대부분 혹은 전부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음을 시사했다.
이 의원은 이어 민주당이 제기한 대선 자금의 이중장부 작성과 관련 “결단코 이중장부는 없다. (민주당이) 무슨 근거로 그러는지 알 수 없지만
결코 그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받은 돈은 모두 영수증 처리를 했으며 전부 대선자금으로 썼기 대문에 75억원이 안된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내 입으로
후원금 액수를 말할 수는 없다”고 말해 의혹을 남겼다.


SK외에 추가 수수 의혹

한나라당 김영일 전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후원회 개최 후 후원금 납부가 저조해 당에서 각 기업들에게 후원금 추가 납부 독촉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SK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도 독촉전화가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김 전 총장은 그러나 정치적, 법률적
파장을 감안한 듯 다른 기업으로부터의 자금 수수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아 한나라당의 전체 대선자금이 얼마나 되는 지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민주당 역시 SK그룹 이외에 5대기업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모집하고, 당 차원의 조직적인 모금이 진행됐다는 의혹들이 제기된 민주당 역시 검찰의
수사를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범수 기자 skipio@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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