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선 두 차례 달러 채권 이자 지급 모두 30일 유예
'시간 끌기'로 공식 디폴트만 피하고 있는 상황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파산위기에 몰린 중국 2위 부동산개발그룹 헝다그룹(에버그란데)가 12일 또 한 번의 채권 이자 지급 만기일을 맞았다. 하지만 지난달 두 차례의 채권 이자 지급 만기일에도 상환을 미루고 침묵했기에 이번에도 이자 지급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만기인 헝다그룹의 채권 이자는 1억4813만 달러(1771억6348만원)다.
지난달 23일에는 2022년 3월 만기 달러 채권의 이자 8350만 달러(998억6600만원)와 2025년 9월 만기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200만 위안(430억7776만원)을 지급해야 했다. 그런데 위안화 채권 이자만 지급하고 달러 채권이자 지급은 30일 유예했다.
같은 달 29일에도 2024년 3월 만기 달러화 채권의 이자 4750만 달러(568억1000만원)를 지급해야 했지만 이 역시 유예했다.
헝다그룹은 오는 19일에도 1218만 달러(145억6728만원), 30일 1425만 달러(170억4300만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다음달 8일에는 8249만 달러(986억5804만원), 12월28일에는 2억5520만 달러(3052억1920만원)의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 2022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상환 규모는 이보다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 등을 포함한 헝다그룹의 현재 부채 규모는 천문학적 수치인 1조9700억 위안(365조7896억원)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이번 사태를 '통제 가능한 문제'로 규정하고 경제적 파장을 축소하는데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30일 유예라는 미봉책으로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만 피하고 있어 전형적인 '시간 끌기'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더 많다.
이에 해외 채권자들 사이에서는 유예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큰 손실이 발생할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해외 채권단은 이달 8일 헝다그룹에 일부 사업 매각 계획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와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개별 기업 이슈를 넘어 대규모 연쇄 디폴트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점을 미루어봤을 때 중국 부동산 시장은 물론 중국 자본이 투입된 해외 부동산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