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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4년 연속 '팽창 예산'으로 나랏빚 1인당 2천만원 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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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채무 1068.3조…文정부서 400조원 증가
재정 악화 제어할 '재정준칙’ 논의 제자리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마지막 예산을 올해보다 8.3% 늘어난 604조4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하루빨리 일상을 되찾고 미래 세대 투자를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4년 연속 8%가 넘는 지출증가율로 나랏돈을 쏟아 부으면서 국가채무는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다. 국민 1인당 갚아야 하는 나랏빚이 2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재정 악화 속도만큼이나 국민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적극적 재정투자가 경제 회복과 세수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자신하지만 재정 악화를 제어할 최소한의 장치인 '재정준칙'이 국회에서 잠자는 한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예산안 규모를 올해 본예산 558조원보다 8.3% 증가한 604조4000억원 규모로 짰다. 2019년(9.5%), 2020년(9.1%), 2021년(8.9%)에 이어 내년까지 4년 연속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가는 셈이다.

 

총지출 규모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가팔라졌다.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 100조원을 넘긴 이후 2005년 노무현 정권 때 200조원을 넘어섰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300조원을 넘어선 후 2017년 박근혜 정부 시기에 40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문 정부 출범 후인 2020년 500조원을 넘긴 데 이어 600조원 시대를 여는 데까지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내년 예산안은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고, 저출산·고령화 등 경제사회구조 전환에 따른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고용 등 사회안전망 투자를 대폭 늘렸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기준 중위소득을 2015년 이후 최대인 5.02% 인상한다. 이렇게 되면 생계급여 월 최대 지급액이 146만3000원(4인 기준)에서 153만6000원으로 늘어난다. 질병·부상으로 일을 못 해도 최저임금의 60%를 지원하는 한국형 상병수당을 시범 도입하고, 저소득 청년을 대상으로 월 20만원 월세도 한시적으로 특별 지원한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해가 극심한 소상공인 손실보상도 현실화한다. 이를 위해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1조원을 편성한 데 이어 내년 예산에 1조8000억원을 추가로 편성했다. 코로나19로 폐업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재기를 돕기 위한 예산도 1조1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 등 미래형 경제구조 대전환을 위해서도 재정을 아끼지 않는다. 먼저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 등에 대응해 11조9000억원을 배분한다. '한국판 뉴딜 2.0'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33조7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한다.

 

이처럼 돈 쓸 곳이 많아지면서 총지출 규모가 총수입을 뛰어넘는 적자 예산도 3년 연속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내년에는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에 따라 세수 여건이 개선되면서 국세수입(338조6000억원)이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보다 7.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약 24조원 규모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가 약 15조원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 '세수 호황'으로 재정수지는 일시적으로 개선된다.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 규모는 55조6000억원으로 2차 추경안(-90조3000억원)보다 34조7000억원 축소된다.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4.4%(2차 추경 기준)에서 -2.6%로 낮아진다.

 

반면 빠르게 몸집을 불렸던 국가채무는 내년 1068조3000억원으로 관측된다. 문 정부 출범 시기인 2017년 660조2000억원이었던 나랏빚이 임기 5년 동안 400조원이 넘게 증가해 내년 1000조원을 넘어서는 셈이다. 이를 국내 주민등록인구(7월 기준 5167만 명)로 나누면 1인당 국가채무는 약 2068만원에 달한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올해 47.3%에서 내년 50.2%로 치솟은 뒤 2024년 53.1%, 2024년 56.1%에 이어 2025년에는 60%에 육박한 58.8%까지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정 악화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지는데 '재정준칙'은 국회에서 논의 한 번 제대로 되지 못하고 계류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GDP 대비 60%, 통합재정수지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인 재정준칙을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줄이고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준석 가톨릭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지출은 줄이지 않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세입이 계속 늘어난다고 가정하는 중"이라며 "정부 예측이 맞을 수는 있지만, 이를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몇 년에 걸쳐 높은 지출 증가율을 보이고 국가채무도 증가하는 등 국가재정이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며 "재정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재정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재정준칙 도입 등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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