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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우리시대 고전 ‘지하철1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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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고전 ‘지하철1호선’

2000회 돌파, 열혈 마니아도 많아… 사회 풍자 메시지를 해학적 문법으로풀어낸 것이 매력


공연횟수 1,900여
회, 관람객 수 43만 명(10월초 기준), 독일 중국 일본 홍콩 공연, 국내 최초 5인조 록밴드 도입, 거쳐간 배우와 스텝 200여 명,
방은진 설경구 황정민 조승우 등 스타 배출…. 1994년 5월, 첫 운행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9년간 순행하고 있는 뮤지컬 ‘지하철1호선’(김민기
연출, 극단 학전)은 이미 원작(폴커 루드비히 ‘line1’)의 한계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그리고 오는
11월 ‘지하철1호선’은 2,000회를 돌파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운다. 한달에 한번 보는 것은 예사인 ‘지철 마니아’가 생길 정도로 엄청난
열광과 지지를 받아온 ‘지하철1호선’. 그 인기비결을 점검해본다.


1990년대 대도시 서울의 ‘삐딱이’

백두산에서 풋사랑을 나눈 애인 ‘제비’를 만나러 연변처녀 ‘선녀’가 서울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녀는 청량리588을 찾아가는
동안 지하철 안과 역 주변에서 다양한 군상들을 만난다. 창녀, 포장마차 주인, 노숙자, 청소부, 가출소녀, 사이비 전도사, 불법체류노동자,
복부인 등, 다채로운 인물들은 이 사회의 단면들을 보여준다.

9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지하철1호선’은 시대상황에 맞게 작품을 수정해 왔다. UR개방은 IMF로, 지하철 1, 2, 3, 4 호선은
1, 2, 3, 4, 5, 6, 7, 8 호선으로, 전형적인 운동권 학생이었던 ‘안경’은 대학가 저항문화가 사그라지면서 가짜 운동권 대학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1990년대를 벗어나진 않는다. 연출가 김민기 씨는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어 2000년대에
걸맞는 모습으로 완전히 개작할 것인지 많은 고민했지만 1990년대가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부침이 심했던 시기이기에 그 나름대로 소중한 자기
모습을 간직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더 이상 시대상황에 호응해 작품을 수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렇지만 1990년대 서울의 모습은 지금 서울의 모습과 동떨어지지 않는다. 여전히 권력과 부를 지닌 소수들에게 그렇지 못한 다수는 상처받고
외면당한다. “일반적으로 다뤄지지 않는 세상의 또 다른 절반인 그늘진 부분을 비추고자 했다”는 남궁호 조연출의 말대로 ‘지하철1호선’은
하층민의 모습을 비춘다. 그리고 그것은 시대를 초월해 지금, 현실을 비판한다. 바로 이것이 ‘지하철1호선’의 첫 번째 매력이다. 지철마니아
윤승환(28 남) 씨는 “사회비판적 요소가 최대 장점”이라며 “마지막 장면에서 취객이 관객들에게 소변보는 장면은 마치 ‘이 극을 보러 온
당신들도 결국 다 똑같아’라고 외치는 듯 해 가슴이 뜨끔하다”고 토로했다. 사회상을 고발하면서 이 사회를 이루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일침을
가하는 것이 ‘지하철1호선’의 장기 중에 장기다.


격조 높은 웃음 한 마당

그러나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지하철1호선’은 재밌다. 이것이 두 번째 매력이다. 다른 세계, 다른 사람들을 등장시키는 환상적이고 화려한
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달리,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이 등장함으로써 친근감이 극대화된다. 이양희 기획실장은 “바로 내 자신의
모습을 비롯해 우리 이웃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기에 관객들이 친숙함을 가지고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며 “때문에 세대와 계층을 불문하고 많은
분들이 관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세일에 늦을까봐 지하철을 탄 강남 싸모님들과 사이비 전도사의 노래 장면은 그 중에서도 가장 압권이다. 격조 높은 웃음 마당이 한바탕
벌어진다. 매일 출근길에 마주치는 이성에 대한 속마음과 노인들의 엽기적 대화, 잡상인의 물건 판매기 등도 해학이 넘쳐난다.

한 배우가 5∼6가지 배역을 소화하는 것도 마치 숨은그림찾기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눈 깜짝할 새 새로운 인물로 변신하는 배우들은 입이
떡벌어지게 만든다. 때문에 탄탄한 배우진은 기본.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는 배우들은 총 3차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무대에 설 수 있다.
기존 배우들도 최종 3차 오디션에서 다른 배우들과 똑같은 조건 하에 참여하는데, 미흡하다 싶으면 바로 다른 배우에게 자리를 넘겨줘야 한다.
남궁호 조연출은 “개개의 배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자신의 장점, 색깔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유도한다”며 “배우 스스로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한다”고 밝혔다. ‘지하철1호선’이 영화, 방송, 뮤지컬 스타들을 다수 배출한 것은 이러한 훈련 속에서 다듬어진 배우들이기 때문이라.

한편, 5인조 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주는 역동감과 생동감도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는 지철 마니아 커뮤니티 ‘학전 on the 대학로’(www.freechal. com/liene1)
운영자 홍초롱(21 여) 씨는 ‘지하철1호선’에 특별히 애착 가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하철1호선’은 밑바닥 인생을 보여주지만 그래도 그 안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희망’이 있어요. 힘차게 달려가는 ‘선녀’와 ‘안경’에게서,
취객의 옷을 받아주고 자리를 만들어주는 청소부에게서 희망을 봤죠. ‘우리’가 그것도 ‘서울’에서 꿈을 꾸며 산다는 것, 즉 희망을 품는다는
것, 그것이 제겐 가장 소중했어요.”

‘희망’, 어쩌면 이것이 ‘지하철1호선’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병들고 마약중독인 걸레도 순결한 사랑을 꿈꾸고, 뼈마디가 쑤시는 고통에도
할매는 산다는 게 좋다고 말한다. 축복 받지 못한 임신을 한 여린 선녀도 용기를 내고, 폭력남편으로부터 도망친 청소부는 라면 한 그릇 사주고
사라진 대학생을 기다린다.

비록 안경이 노래했던 것처럼, 이 도시가 “불로 소득자들의 낙원이여, 나라의 절반이나 되는 도시여, 공룡모양의 커다란 풍선, 그 속엔 죽음의
아황산가스”로 가득한 ‘거대한 독버섯’이라 할 지라도, 그래도 희망은 꿈틀댄다. 무대 위 인물들과 다를 바 없는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곰보할매는 “우리가 탈 수 있는 것은 지하철 밖에 없다”고 말한다. 택시는 행색에 따라 승차거부를 할 수도 있지만 지하철은 700원 짜리
표 한 장만 있으면 누구든 당당히 탈 수 있다. 모두가 포용될 수 있는 아름다운 사회를 꿈꾼다.

걸레가 자살하기 전 선녀에게 불렀던 노래는 우리 모두에게 부르는 노래일 것이다. 걸레의 희생으로 우린 희망을 얻었다.

“하지만 너의 슬픔은 곧 사라져. 그건 내가 약속할 수 있어. 니 얼굴에 씌었어. 자, 용기를 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왜냐면 넌 너무
예뻐, 울 때조차….”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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