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9 (금)

  • 맑음동두천 -3.0℃
  • 구름많음강릉 4.5℃
  • 구름조금서울 0.7℃
  • 구름조금대전 -1.3℃
  • 구름조금대구 -1.4℃
  • 맑음울산 4.0℃
  • 맑음광주 2.0℃
  • 맑음부산 8.0℃
  • 맑음고창 5.2℃
  • 맑음제주 7.5℃
  • 구름조금강화 -2.2℃
  • 구름조금보은 -3.8℃
  • 맑음금산 -3.7℃
  • 맑음강진군 -0.8℃
  • 맑음경주시 -2.6℃
  • 맑음거제 3.2℃
기상청 제공

문화

몸과 색으로 빚어내는 미학

URL복사
<%@LANGUAGE="JAVASCRIPT" CODEPAGE="949"%>


무제 문서





 


몸과 색으로 빚어내는 미학



원초적이면서 현대적인 종합예술, 바디페인팅의 세계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는 공자의 말은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지 오래다. 몸의 훼손이나 변형을 금기시하던 유교적 이념에서 벗어나,
현대인은 몸을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장 적극적인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최근의 누드 열풍이나 성형의 대중화, 다이어트의 확산 등은
오늘날 몸의 개념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대변해준다.

하지만, 이 같은 가치관의 급변 속에서도 몸에 대한 마지막 금기 영역은 남아 있다. 피어싱, 문신, 바디페인팅 등이 그것. 미디어와 월드컵의
영향으로 거부감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이 ‘마지막 금기 영역’은 대중의 이해 저편에 존재하는 외곽 문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바디페인팅은 오랫동안 편견과 오해로 얼룩진 예술 장르다. 저급문화로 취급받던 바디아트가 작품성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부터. 바디페인팅과 퍼포먼스를 결합시킨 작업으로 ‘몸의 예술’에 대한 대중적 거리감을 좁혀나가고 있는 국내 유일의 바디페인팅
그룹 ‘단무’(www.danmoo.co.kr)를 통해 아름다운 바디아트의 세계를 만나 보았다.


페인팅이 전부 아니다… 음악, 소품, 안무까지 작품의 영역

바디페인팅은 원시시대부터 존재했다. 어떤 학자는 나약한 신체 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보호색이라고 설명하고, 또 다른 학자는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장식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밖에도 주술적 의미의 부적, 세력을 뽐내기 위한 표시 등 바디아트의 기원에 대한 견해는 다양하다.
분명한 것은 바디페인팅이 물리적 심리적 생존 수단으로 시작돼 미적 본능의 표출 행위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물론 생존 수단과 예술적 작업의
구분은 애초에 없었을 수도 있다. 생존은 곧 아름다움이요, 아름다움은 곧 생존이 아니던가.

기원에서 엿볼 수 있듯 몸과 색, 그리고 율동이 기본 재료라는 점에서 바디페인팅은 지극히 원초적인 작업이다. 동시에 장르의 통합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현대적인 예술이기도 하다. 실제로 바디페인팅의 역사는 길면서 짧다. 순수한 바디페인팅의 기원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예술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디페인팅은 단순히 인체에 페인팅을 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작업의 시작은 이야기하고 싶은 컨셉을 찾는 것이다.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어울리는 음악이나 동작을 선정, 구상한다. 페인팅 시안이 작성되면 본격적으로 소품을 제작하고 모델을 섭외하는
등의 세부적 작업에 들어간다. 모델에게는 애초부터 작품의 내용을 설명하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대여해준다. 모델이 동작을 익히고 작품을
체화하는 동안 아티스트는 재료에서부터 무대장치까지 공연의 전과정을 준비한다.

따라서 바디페인팅의 재료는 넓게 생각한다면, 인체용 물감 외에도 온갖 공연 재료를 모두 포함시킬 수 있다. 단무의 고유진(26) 씨는 “락커에다
드릴까지 가지고 다니면서 소품 제작하고 무대 장치까지 손보느라 팔뚝에 근육이 올랐다”며 바디페인팅이 의외로 험한 작업임을 강조했다.

페인팅만 해도 디테일한 작품의 경우 5~8시간씩 소요된다. 여기에 공연을 구상하고 연출까지 맡아야 하기 때문에 작업의 방대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공연이 끝나면 모조리 지워진다는 것이 허무할 지경. 순간의 예술이라는 바디페인팅은 그 작업의 속성 자체가 철학적이다.






바디아트의 불모지를 개척해 나가다


한국은 바디페인팅의 불모지다. 단무의 단원들은 모두 메이크업이나 분장 전공자들인데, 바디페인팅만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은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도 힘든 것은 바디페인팅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다. 단무의 이승주(31) 씨는 “우리가 작업한 바디페인팅 작품 보다 신의
창조물인 ‘바디’를 더 좋아들 하는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바디페인팅에 대한 예술적 시각보다 몸을 드러내는 단순 눈요기감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 때문에 모델 섭외가 힘들다. 단무의 박순미(31)
씨는 “바디페인팅 모델은 가만히 서서 작품이 완성되길 기다리는 수동적인 역할이 아니라, 메시지를 이해하고 퍼포먼스나 무용으로 표현하는 창작자에
가깝다”며 “하지만, 옷을 벗고 남 앞에 선다는 선입견이 강해 대체로 망설이거나 수동적인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풍토 때문에 바디페인팅을 시도했다가 중도 포기하는 예술가가 한 두 명이 아니다. 바디페인팅 관련 공연이 일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배고픔을
참아야 한다는 점도 전문 인력이 부족한 원인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티스트들은 왜 바디아트의 불모지를 어렵게 개척하고 있을까?

단무의 단원들은 “피부가 색을 먹으며 발하는 순간의 쾌감, 완성된 그림이 몸 위에서 움직이며 살아나는 순간의 희열은 경험하지 않고는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덧붙여 “그림과 몸, 동작이 만나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디페인팅의 결정적 매력”이라고 말했다. 바디페인팅의 이
같은 종합예술적 속성과 몸에 대한 새로운 문화적 분위기는 바디페인팅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게 한다. 단무의 아티스트들은 실제로 대중의 반응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현대 문명을 관통하는 ‘유비쿼터스행복학’의 비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유비쿼터스행복학 비전을 공유하다’를 펴냈다. 교육자이자 다수의 인문·경영·자기계발서를 집필해 온 이정완 저자는 이번 책에서 현대 문명의 핵심 영역(경제, 사회, 정치, 기술, 교육)을 ‘행복’이라는 공통된 언어로 재해석하며, 개인의 감정을 넘어 사회·문명 전체를 관통하는 행복의 구조적 의미를 탐구한다. 저자는 인류가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으로 거대한 편의를 확보했음에도 오히려 불안·소외·갈등이 심화된 현실을 지적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성장 전략이 아니라 ‘행복을 중심에 둔 문명적 전환’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이를 위해 다섯 개의 주요 부문과 국제적 시각까지 폭넓게 다루며, 미래 사회가 어떤 ‘행복 문명’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다. 제1부 ‘경제와 행복’에서는 GDP 중심 지표가 삶의 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짚고, 포용적 성장·공감 자본주의·윤리적 혁신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제2부 ‘사회와 행복’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단절, 정신건강 문제 등 사회적 불안을 분석하며, 신뢰와 공감의 회복을 핵심 가치로 제시한다. 정치 영역을 다루는 제3부는 투명성,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