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3 (토)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생의 마지막 절규 “WTO가 농민 다 죽인다”

URL복사
<%@LANGUAGE="JAVASCRIPT" CODEPAGE="949"%>


무제 문서





 


생의 마지막 절규 “WTO가 농민 다 죽인다”



故 이경해 씨 노무현 대통령에게 3분 분량 육성 테잎 남겨






“하
느님
아버지, 하느님 아버지를 위해서 저의 목숨을 필요하시면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가져가시면서 조그마한 우리 한국의 농업과 농민과 농촌을 위해서
저의 몸 하나 바칠 수 있다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당신의 뜻대로 하여주옵소서…”


멕시코 칸쿤에서 故 이경해 씨가 남긴 육성 유언의 일부분이다. 그의 기도문처럼 그는 개방물결에 쓰러져가는
한국농업과 시름에 잠긴 농민과 피폐해만가는 농촌을 위해 몸을 바쳤다.

육신을 던져 밀려오는 개방물결을 막아선 고인의 비보는 한국은 물론 전세계인의 가슴에 경종을 울렸다.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해 우발적 사고로
바라보던 국민들은 그가 죽음을 준비해 왔음을 증명해주는 육성 테이프와 수첩 등이 전해지자 더욱 안타까워 했다.


농업사랑의 시작과 시련, 농민운동가로의 변신

이경해 씨는 전주농고와 서울농업대(현 서울시립대)를 졸업한 뒤 1974년 부인과 함께 고향인 장수로 내려와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농사
짓기를 반대했던 그의 부모도 흙에 희망을 건 아들의 의지를 꺽지 못했다.

그는 농사를 시작하며, 부인에게 15년 계획을 들려줬다고 한다. 그것은 “15년만 땅에 몸을 바치면 서울의 중산층처럼은 살 수 있다”는
농부의 꿈이자 희망이었다.

우루과이라운드(UR)의 실체가 차츰 농민들에게 알려지게 된 1980년대 후반, 소 값과 우유값 파동으로 시련을 겪은 이경해 씨는 비로소
농업문제에 눈을 뜬다. 1980년대 초 전국농어민후계자로 선정된 이후 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의 전신인 전국농어민후계자회를 발족시킨 주역이며,
1989년과 1990년 대표에 연거푸 당선됐다.

이후 그는 장수지역에서 1,2,3대 도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1993년 교통사고로 숨진 부인과 사별한 뒤 세 딸과 함께 살아왔다.


이 회장, 노 대통령에게 육성 편지 남겨

한편, 이 회장은 자결하기 전날 밤 칸쿤의 숙소에서 나와 인근 바닷가에서 4시간동안 이미 공개된 육성 기도 외에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고언(苦言), 세 딸 등 가족들에게 남긴 유언을 소형 녹음기에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고 이 회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남긴 육성 편지는 약 3분 정도의 것으로 한국 농업을 회생시킬 방안과 대통령이 농업 회생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관계자는 전했다.

전농연 서정의 회장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테잎에 담겨져 있는 내용을 들었지만 지금 알려줄 수는 없고, 유가족이 대통령을 만나 테잎을
전달한 이후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개방
무대책 정부와 언론이 이씨 죽음으로 내몰았다”


딸의 결혼식을 눈앞에 둔 이경해 씨는 딸의 결혼식보다도 한국 농업의 몰락을 더욱 마음 아파했다. 9월9일 멕시코 칸쿤에서 농민 대표들의
요구로 정부측 협상단 대표인 허상만 농림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씨는 협상단의 전략을 물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전략은 없다”였다.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기환 정책위원장은 “일본의 경우 자국의 입장을 관철시킬 방안으로 많은 자료들을 준비해 외신기자들에게
알리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우리 협상단의 경우 A4용지 2장이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이씨 사건직후 인터넷 기자협회는 논평을 통해 “농민운동가 이경해씨의 죽음은 단순한 ‘농민자살’이 아니라 WTO체제를 자본과 권력의 입장에서
불가피성만을 강변해온 한국 정부와 언론이 그 주범이라며 정부의 농정실패와 함께 한국 언론의 보도태도를 비판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논평에서 이경해씨가 지난 1990년 GATT체제에 항거해 할복을 시도한 바 있고 지난 2월에도 스위스에서 한 달간이나 항의농성을
했으나 언론이 크게 주목하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그가 WTO 세계화 체제에 죽음으로 항거하기 전까지 행동을 보면, 그의 이번 WTO 반대
할복 항거가 우발적이거나 충동적인 행위가 아니라, 목숨을 바치면서라도 한국농업과 세계의 영세농민과 노동자, 민중을 지키기 위한 의로운 항거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여년 간의 30여 차례 단식투쟁과 할복 기도 등을 통해 그가 주장해 왔던 것은 단 하나 ‘농업 개방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 대책
마련’이었다.













한농연 김대욱 부회장 인터뷰



“자결 전날 새벽 소형 녹음기에 육성유언 남겨”



이경해 씨와 함께 멕시코 칸쿤에서 WTO 반대 투쟁을 벌였던 김대욱 한농연 대외협력 부회장으로부터 이씨의 할복 자결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이경해 씨를 “농업과 농촌을 사랑하는 가슴이 큰 사람이었고,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는 또 이씨가 자결하기 전인 9일 새벽 소형녹음기에 육성 유언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 육성 유언은 영결식장에서 공개된
기도문 이외에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남긴 고언과 가족들에게 남긴 유언 등이 담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씨의 자결을 예상하지 못했나?

전혀 그럴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막상 일이 터지고 보니 몇 가지 걸리는 게 있었다. 전날 저녁 선배님하고 대화를 하면서
내가 이제 손주도 생기고, 곧 딸 결혼식도 있으니까 가족들에게 신경 좀 쓰시라고 했다. 그랬더니 ‘나는 못했으니까 너라도 잘해라’라고
말씀하셨다. 또 그날 밤 말 없이 11시에 나가서 새벽 3시에 들어왔다. 당시에는 몰랐고 다음날 알았는데, 인근 바닷가에서 유언을
녹음하고 들어온 것 같다. 돌아가시고 난 이후에 유품을 챙기는 과정에서 유언이 담긴 소형 녹음기와 수첩을 발견했다.


육성으로 남긴 유언내용은 무엇인가?

영결식 과정에서 공개됐던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가 꽤 길었고, 다음으로 대통령에게 보내는 진언, 딸들에게 우애하며 살라는 당부,
동생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씀 그리고 평소 친분이 있었던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에게 9월 28일로 예정됐던 결혼식의 주례와 앞으로
딸들을 부탁한다는 말씀 등 총 6가지에 걸쳐 녹음 된 것으로 안다.


노대통령에게 남긴 내용은 무엇인가?

20여 년 동안 농민운동을 하면서 느꼈던 한국농업의 현실과 문제점, 해결 방안, 당부 등에 대해 진언을 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것은 유족들이 대통령께 직접 전달할 것이다.


성격은 어떤 분이셨나?

성격은 온화하지만 고집이 센 분이셨다. 한번 하려고 맘먹은 일은 무슨 일이 있어서 해내는 성격이었다. 일 할 때는 항상 후배들에게
모범이었다. 존경도 많이 받았다.


이씨 자결 직후 그곳에 모인 다른 나라 농민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미국이나 EU쪽만 빼고, 농민단체가 구성된 73개국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농민들이
모두 비장한 각오를 가지고 모였다. 선배님의 죽음에 대해 모두들 안타까워하고, 침통해했다.


추모사업 등 향후 계획은?

선배님의 죽음은 한국농업과 농민뿐만 아니라 세계 농업과 농민들을 일깨워준 계기가 된 것이기 때문에 그 정신을 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빠르면 11월1일 추모사업회가 결성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1월19일로 예정된 농민대회를 대규모로 조직해 우리의
뜻이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이범수 기자 skipio@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히든기업연구소, ‘2025 추계세미나 및 기업 IR발표회’ 성료...회원사간 협업 강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사)히든기업경영전략연구소(HEMSI)는 12일 오후 4시 과천 이트너스 사옥에서 22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기업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5 추계세미나 및 기업 IR발표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히든기업경영전략연구소가 중소기업 간 협업 및 비즈니스 성장을 도모하고자, 다양한 전문가와 기업 대표들 간 연대와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박성태 이사장은 연구소 설립 후에 경과 보고 후 자문 요청을 하는 회원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홍보▲경영▲세무▲노무▲특허 컨설팅 자문위원들을 소개했다. 박 이사장은 연구소 환영사에서 “히든기업연구소는 무리한 투자나 경영 컨설팅을 제안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제안된 사업에 대한 연구소 차원의 면밀한 검증을 하고 있으며, 타당성 결여 등이 확인되면 컨설팅을 중단하며, 절대 무리한 컨설팅비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먼저 특강에서는 김현수 심시스글로벌 공동대표와 정종민 에이플러스에셋 전무가 자사의 주요 사업현황과 사업구조의 특장점, 콘텐츠 경쟁력 등을 소개했다. ‘스페이스 AI 와 스마트빌딩 구축 운영사례’라는 주제로 첫 번째 특강에 나선 김현수 대표는 "심시스글로벌은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신길초 등굣길 '사이버 폭력 예방 캠페인'...동작구 지자체 최초 1~4교시 수업까지 예방 프로그램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푸른나무재단은 12일 오전 서울신길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예방과 안전한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민관 협동 등굣길 캠페인’을 개최했다. 이번 캠페인은 학생들의 등굣길에 학교·지역사회·기업·기관이 함께 참여해, 아이들의 아침 등굣길에 안전한 분위기와 공동체 메시지를 전달하는 실천형 활동이다. 특히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새로운 유형의 학교폭력 이슈가 대두되는 가운데, 지역 단위 협력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현장형 캠페인으로 기획됐다. 이번 행사에는 학생자치회와 교사를 비롯해 ‘동작구청(부구청장 권순기)·서울동작경찰서(서장 정석화)·서울특별시동작관악교육지원청(교육장 강순원)·삼성전기(그룹장 최우철)·서울신길초등학교(교장 최낙준)·푸른나무재단(사무총장 최선희)’이 함께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과 학교생활을 위해 ‘푸른코끼리 등굣길 캠페인’을 진행했다. 등교 시간대에 이뤄진 민관합동 캠페인에서는 신길초 학생자치회가 손수 만든 ‘학교폭력OUT’ 피켓과 주최 측에서 준비한 비폭력 메시지 스티커가 배포되었고, 학생·교사SPO·구청 직원이 함께 “도미솔”, “도와줘요 힘든 친구 보면! 미소로 함께 약속해요! 솔루션은 우리가 함께해

문화

더보기
학습의 본질 ‘공부를 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출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공부를 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을 펴냈다. 이 책은 공부를 단순한 암기나 시험 대비의 기술이 아닌, 모두의 세상을 이해하고 자기 자신의 세상을 확장하는 철학적 행위로 바라본다. 저자는 ‘배움 없는 익힘은 의미 없고, 익힘 없는 배움은 쓸모없다’라는 핵심 메시지를 통해 학습의 본질을 탐구한다. 책은 시와 에세이 형식을 빌려 학습의 구조를 따뜻하고도 깊이 있게 풀어낸다.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된 본문은 ‘공부의 개념’에서 시작해 ‘학습의 작동 원리’, ‘교과별 학습’, 그리고 ‘학습의 내면’까지 다룬다. 배움과 익힘, 이해와 적용, 기억과 망각, 사고와 표현 같은 개념을 사유하면서, 공부를 점수나 평가의 도구가 아닌 ‘삶을 변화시키는 지적 여정’으로 자리매김한다. 독자는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이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고려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책학을 전공하고, 정책연구소와 국가연구기관에서 교육과 과학기술 정책을 연구했다. 동시에 에듀테크 기업 콘텐츠팀장, 입시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학습 현장의 고민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경험했다. 그는 “공부 때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