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7.26 (토)

  • 맑음동두천 32.0℃
  • 맑음강릉 33.9℃
  • 맑음서울 32.7℃
  • 맑음대전 32.8℃
  • 맑음대구 31.6℃
  • 맑음울산 31.0℃
  • 맑음광주 32.3℃
  • 구름조금부산 31.5℃
  • 맑음고창 33.1℃
  • 구름조금제주 29.9℃
  • 맑음강화 30.8℃
  • 맑음보은 30.5℃
  • 맑음금산 30.8℃
  • 맑음강진군 33.3℃
  • 맑음경주시 31.9℃
  • 구름조금거제 29.1℃
기상청 제공

문화

백남준과 강익중의 대화

URL복사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 씨가 우리 곁을 떠난지 벌써 3년째로 접어들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입구에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만든 백남준의 대형 비디오 타워 ‘다다익선’이 설치돼 있는데 여기에 설치미술가 강익중 씨의 작품을 총망라한 ‘삼라만상’이 ‘다다익선’을 감싸는 형태로 설치된다. ‘삼라만상’은 1984년부터 최근까지 제작된 약 6만여점의 3인치 작품과 오브제, 음향설치, 미디어 작업 등이 집대성된다. ‘멀티플 다이얼로그∞’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이번 전시는 내년 2월7일까지 1년간 관객과 대화한다.
2인전 형식의 후속전시
‘멀티플 다이얼로그 ∞’는 흥미로운 전시제목에 못지않게 그 의미가 다중(多重)적이다. 우선, 1980년대 초반부터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작가 강씨의 4반 세기에 걸친 ‘3인치’ 작품들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지는 일종의 회고전인 동시에, 작고 3주기에 즈음하여 자신의 예술적 조언자(mentor)였던 고인이 된 백씨에게 헌정하는 일종의 오마주(hommage)이자, 지난 1994년 휘트니 미술관 챔피언 분관에서 역시 백씨와의 2인전 형식으로 열렸던 ‘멀티플/다이얼로그’의 후속전시기도 하다. 또한,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는 국립현대미술관으로서는, 과천 미술관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 온 백남준 작 ‘다다익선’과 램프코어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게 되는 ‘멀티플 다이얼로그 ∞’의 의미가 자못 새롭다.
18미터 높이의 웅자(雄姿)를 뽐내는 비디오 타워 ‘다다익선’을 감싸고 올라가는 램프코어의 나선형 벽면(총연장 200미터)에 ‘삼라만상’이라는 제목으로 강씨의 3인치 작품 6만여 점이 오브제, 영상, 음향, 관객참여를 위한 미디어 설치작업 등과 함께 선을 보인다.
예술세계 총망라
1984년 초기 유학시절부터 뉴욕 지하철을 화실 삼아 제작했던 캔버스 작업(제1호 작업도 이번 전시에 선을 보일 예정이다.)에서부터 문자 그림, 부처 그림, 목각 작업 등을 거쳐 최근작 ‘달 항아리’ 연작까지 강씨의 예술세계를 총망라하는 작품들이 선별되어 재조합된다. ‘다다익선’ 역시 백남준의 대표적 영상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비망록과 같은 작품임을 고려하면, 비록 출품작은 단 두 점이지만, ‘멀티플 다이얼로그 ∞’는 세대와 매체, 심지어 생사의 간격을 넘어서 이어지는 두 대가의 인간적 교감과 미학적 대화를 집대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램프코어는 관객들과 현대미술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상징적인 공간이자 전시실과 전시실들을 다채롭게 연결해주는 허브 공간이다. 이 첫 공간에서 열리는 전시의 주제가 ‘대화’라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단순히 일방적인 연설이나 폐쇄적인 독백이 아닌 작가와 대중이 한데 어우러지며 주고받는 대화, 그것이야말로 현대미술이 오랫동안 추구하여온 소통의 한마당이 아닐까. 관객들은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명멸하는 백남준의 영상 메시지를, 다른 한편으로는 끝없이 이어지는 강익중의 3인치 작품들을 하나 둘 읽어가면서, 이들의 대화에 초대받게 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한 가족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년을 통찰하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페스트북은 정일남 작가의 소설 ‘반갑다, 지리산 무지개여!: 격동기를 살아낸 한민족의 이야기’를 올해의 추천 도서로 선정했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강제 노역과 해방을 거치며 한반도를 휘몰아친 격동의 역사를 평범한 민초의 삶을 통해 그려낸 역사소설이다. 정일남 작가는 노스텍사스대학에서 화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평생을 화학 연구자로 살았다. 정년 퇴임 이후에는 벤처기업 JSI실리콘을 설립했다. 그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룬 발전이 결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님을, 개개인의 수많은 노력과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또한 지나온 역사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거나 바로잡아야 할 부분들을 함께 성찰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페스트북 편집부는 ‘반갑다, 지리산 무지개여!’는 위대한 영웅이 아닌 지리산 부근에 사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년을 통찰하는 소설로, 그들의 삶과 슬픔, 저항을 날 것의 모습 그대로 꾹꾹 눌러 담았다며, 강제 노역과 전쟁, 분단의 파고를 지나야 했던 사람들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