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20 (금)

  • 맑음동두천 10.3℃
  • 맑음강릉 14.5℃
  • 맑음서울 11.0℃
  • 맑음대전 10.8℃
  • 맑음대구 13.6℃
  • 맑음울산 13.6℃
  • 맑음광주 13.0℃
  • 맑음부산 14.9℃
  • 맑음고창 11.5℃
  • 구름많음제주 12.8℃
  • 맑음강화 9.7℃
  • 맑음보은 10.8℃
  • 맑음금산 12.2℃
  • 맑음강진군 14.3℃
  • 맑음경주시 14.7℃
  • 맑음거제 14.4℃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이강소 화백, '色의 매혹'에 빠진 '몽유'전 열어

URL복사

갤러리현대와 4번째 개인전, 8월1일까지
1999~2021년 대표적 회화 30여점 출품
"色이 나를 택하도록 충분히 색채 사용할 터"

 

 

여든을 바라보는 원로 작가의 변신은 신선했다. 수묵화 같은 무채색의 단색화들 사이에 매혹적인 주홍, 노랑의 色 있는 그림들이 새롭게 얼굴을 내밀었다. 

 

16일 갤러리현대에서 3년만의 개인전 ‘몽유’(夢遊)를 개막한 이강소 화백은 밝은 미소를 띠었다.  이번 전시에 첫선을 보인 화려한 칼라 회화 만큼 화사한 얼굴이었다. 이 전시에는 이 화백이 1999년부터 최근까지 작업한 회화 중 선별한 대표적인 회화 30여점이 걸렸다. 이 전시는 이강소 회화의 변화상과 정수를 한자리에서 감상하고,  또 앞으로 작품 세계의 변화의 조짐도 점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강렬한 색채의 유혹에 이끌렸죠. 20년 전 사둔 물감을 우연히 찾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매력으로 이끄는 색들을 만난 겁니다.”

오랜 세월 흰색과 회색, 검정 등 단색만 마주하며 살아온 올해 일흔여덟의 작가는 色의 유혹을 고백했다. 그가 흑백의 단색화를 고수해온 것은 동양화 전통인 기운생동을 보다 잘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기(氣) 에너지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일필휘지의 붓질로 만물의 기운을 화폭에 품기 원했다. 자연스럽게 색을 자제하고 형체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제는 내가 색을 고르는 게 아니라, 색이 나를 택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색채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

 

그는 “그림을 그렸다”는 표현 대신 “유혹에 이끌렸고 그림이 그려졌다”고 말했다. 강한 본능적 이끌림으로 만난 매력적인 대상에 대한 표현처럼. 

 

화가에게 캔버스 위 붓과 물감으로 그리는 행위는 그 어떤 것 보다 친밀하고 내밀한 것일 수밖에 없다. 평소 색채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었다는 그는, "공작새의 깃털 색과 문양처럼 사람도 색채를 통해서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색채 사용에 대한 실험과 가능성을 열어둘 생각"이라 밝혔다.  

 

"현실은 곧 꿈 같은 세계"

 

전시제목 '몽유'(夢遊)에 대해서는 "조선초기 안견의 '몽유도원도'처럼 ‘꿈속에서 노닐다’는 뜻을 담았다"면서 동양철학적 세계관을 피력했다.

 

"장자의 ‘나비의 꿈’처럼 이 세계가 실은 꿈과 같아요. 각자 경험에 따라 현실은 달리 보이기 마련이고, 그림도 마찬가지지요.  그림을 어떤 의도를 갖고 그리는게 아니라 써지는 대로, 그려지는 대로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을 따릅니다." 

이 화백은 "나는 멍석만 깔 뿐, 관객이 자유롭게 느끼길 원한다"며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한다. 이번 전시 작품들 역시 자연스러운 삶의 본질을 자연스럽게 물흐르듯 표현하고자 했다.

 

1층에 들어서면 화려한 컬러 회화와 함께 어린 시절 집에서 보았던 흑백 사진의 양자강을 직접 여행한 후 느꼈던 기쁨과 감동에 양자강의 거친 물살을 일필휘지로 그린듯한 수묵화 같은 역동적인 대작 ‘강에서’ 연작(2m59x1m94)과 과감한 여백이 아름다운 강력하고 함축적인 ‘청명’ 연작에 마음을 빼앗긴다.

 

마치 대걸레처럼 길고 큰 붓으로 극도의 몰입감 속에 한 호흡과 리듬으로 속도감있게 진행됨직한 ‘강에서’와 ‘청명’ 연작은 이강소의 작품 세계를 단숨에 드러낸다. 작품들은 동양회화의 여백의 미와 작품 당시의 작가의 호흡과 리듬까지 눈에 보이는 듯 강렬한 속도감이 느껴진다. 작가는 “내가 밝고 맑은 정신 상태를 유지하면서 붓질을 했을 때, 그것을 보는 관객도 ‘청명’한 기운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소 화백은 이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기(氣)’가 존재한다고 믿고, 항상 ‘기’를 캔버스에 형상으로 남기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수도자의 부단한 수행처럼 그는 끊임없이 만물의 진실을 드러내려 한다.  또 ‘인간이 보고 경험하는 세계가 실재인가’ 묻는 철학적 화두를 시각화하기 위해 때론 잔잔하게 때론 격렬하게 표현해왔다.

 

한학과 서예에 정통한 가문의 영향이 작품의 자양분

 

이 화백은 한학자이자 서예에 조예가 깊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그의 작품이 서양화이면서도  동양적 정서를 담은 것은 어려서부터 서예에 익숙했던 가문의 분위기에서 연유하는 것 같다.  이런 까닭에 그의 작품 속 획은 훨씬 자유롭고 추상표현주의 제스처 같은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작가 스스로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입자와 에너지, 이곳과 저곳, 있음과 없음, 나와 너 등 모든 시공간의 찰나를 마치 신선처럼 ‘왔다 갔다’ 하며 기운생동(氣韻生動)의 붓질로 그림을 그려왔다"고 말한다.

 

이강소 화백은 있는 그대로의 삶을 작품에 표현하고, 그 표현을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기를 원하는 작가이다. 자연스러운 삶의 본질을 그는 표현하려고 한다.

 

어느듯 그의 나이가 팔순이 가까웠지만 예술을 향한 의욕은 충만하다. 불과 3년 전 그는 갤러리현대에서 선술집을 차린 체험전시 '소멸'전으로 1973년 명동화랑의 첫개인전에서 시도했던 선술집 퍼포먼스를 45년만에 재현해 과거 실패했던 관객과의 소통을 재시도했다. 또 1971년 ‘AG’전(展)에서 선보인 시멘트에 심은 갈대 전시, 1975년 제9회 파리 비엔날레 개막전에 사흘간 닭을 풀어 회가루 묻은 닭 발자국을 작품화하는 실험적인 퍼포먼스도 소환했다. 

 

'오리 작가' 이강소가 탄생하기까지

 

젊은 시절 이 화백은 전통 회화보다 실험에 집중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전위예술가가 설 자리는 없었다. 설치작업을 비롯, 회화, 조각, 판화, 전위예술을 넘나드는 다양한 실험은 그러나 좀처럼 작품의 일관성을 추적하기 어려운 화가로 비쳐지게 했던 것 같다.

 

그가 뚜렷한 방향을 잡은 것은 40대에 접어든 1985년경부터이다. 이때부터 그는 오리, 사슴, 보트가 등장하는 추상적 풍경화를 집요하게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때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오리 그림이 탄생한다. 1985년은 뉴욕주립대 객원 교수겸 객원 미술가로 미국에 머물던 시기이다. 

 “이미지를 더 자유롭게 그리려고 추운 겨울날 자주 가던 동물원에 갔는데 얼음 웅덩이에서 노는 오리의 모습에 감동받아 그 형상을 그리게 됐어요. 하지만 내가 그린 오리는 동물원의 오리와 많이 달랐어요. 오리인 척 하는 이미지를 차용한 건데 보는 사람에 따라 오리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그 찰나의 간극에서 재미를 느꼈죠.”

 

이 화백의 회화 작업은 1991-92년에 P.S.1 프로젝트로 뉴욕에 일 년 머무르면서 한층 무르익었다. 한동안 서울과 뉴욕의 스튜디오를 오가며 작업하던 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여러 전시에 출품되었다. '92년 영국의 테이트 갤러리와 바비칸 센터에서 열린 <한국의 현대미술전>에서 그의 작품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1993년에는 뉴저지의 버갠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그가 오랜 시간 시도해온 작업들은  '전통과 현대성의 만남'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미술'에 대한 작가 나름의 해법이 될수도 있을 것 같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CJ프레시웨이 '푸드 솔루션 페어 2026' 개최..."O2O 기반 식자재 유통 혁신 모델 제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CJ프레시웨는 B2B(기업간거래) 식음산업 박람회인 '푸드 솔루션 페어 2026'을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O2O 기반 식자재 유통 모델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CJ프레시웨이는'푸드 솔루션 페어 2026'의 사전등록 관람객 수가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솔루션 페어 2026'의 사전등록 관람객 수가 행사 일주일 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120% 증가했고,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 개인 사업자 등 산업 종사자 중심으로 신청이 크게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푸드 솔루션 페어는 식자재 상품 전시와 플랫폼 서비스 체험, 푸드 비즈니스 솔루션 제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외식·급식 사업자들은 현장에서 식자재 유통과 푸드서비스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고,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흐름을 체감했다. 특히 CJ프레시웨이가 지난달 지분 투자한 플랫폼 기업 ‘마켓보로’의 온라인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식자재 유통 혁신 모델을 선보이며 큰 관심을 모았다. 식봄은 외식 사업

정치

더보기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 서울특별시장 출마 선언...“기성 정치인들과 연계된 사업 전수조사”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이 서울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짧지 않은 고민 끝에 저는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청산, 심판, 적폐, 종식. 화려한 말들로 장식된 서울의 정치 속에서 정작 시민의 삶은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며 “서울은 여전히 청년이 떠나고 삶을 지탱하기 힘들며 가난한 사람이 꿈꾸기 어려운 도시다. 정치는 요란했지만 시민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 김정철이 바꿔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다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낼 저력이 있는 도시다. 제가 그 기적을 다시 시작하겠다. 서울을 다시 성장의 도시로 만들겠다. 적극적인 규제 혁파를 통해 뉴딜 수준의 산업 유치와 개발을 시작하겠다”며 “그동안 산업 성장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서울특별시)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은 각각 '바이오 연구 및 교육특구', 'K-Culture 관광특구', '시니어 헬스케어특구'로 탈바꿈시켜 서울 북동부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중랑천은 수변 감성의 거점으로 개발하겠다. 성수동에서 (경기도) 의정부(시) 경계까지 자전거와 러닝 전용 하이웨이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자세 가져라...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중동 상황에 대해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자세를 갖고 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중동 전황의 불투명성이 확대되면서 원유와 일부 핵심 원자재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수급 관리 대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금은 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선을 개척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시기에 비서실장께서 UAE(United Arab Emirates,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원유 2400만 배럴을 확보하고 우리나라에 원유를 최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 낸 것은 매우 큰 성과다”라며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와 모든 정부 부처는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점을 엄중한 자세로 가져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대해선 “민생 전반에 대해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사실상 ‘전쟁 추경'이라고 할 이번 추경도 민생 경제의 충격을 덜고 경기 회복의 동력을 계속 살려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편성해야 될 것이다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