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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유현 칼럼 - 가정의 근원, 뿌리를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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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근원, 뿌리를 기억하자





우리나라에서 호주제(戶主制)가 폐지되고 ‘개인별 신분등록제’로 바뀔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현재의 호주를 중심으로 한 호적대신
국민 개개인이 신분을 등록하는 형태로 바뀐다는 것이다. 개인의 출생 혼인 사망 입양만 기록된다고 한다.

호주제 폐지 문제를 보면서 세상이 참으로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가 봉건사회에서 급격히 서구화물결을 받아들이고 있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혈연관계보다는 자신의 현실적인 이해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고 형제도 이해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필자는 호주제의 좋고 나쁨을 아직 언급하고 싶지 않다. 사회의 큰 물결을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우리 역사와 전통의 큰 축이 무너져 내릴
수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벌써 이런 징후는 우리 주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폐해도 크게 지적되고 있다.

우선 제사를 지내고 성묘하는 전통 문화를 살펴보자. 지난날에는 성묘 하고 제사 지내는 것을 아주 중요시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제사조차 지내지
않는 가정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임종할때 납골당에서 뼈를 뿌리고 사진을 태워 잊어버리는 사례가 많다. 우리 봉건사회에서의 가부장제로
인한 폐해도 만만치 않았다. 부모의 강요에 의해 학교를 다니고, 결혼을 하며, 직장을 잡는 사례가 많다. 젊을 때 멋모르고 결혼한 것이
평생 멍에가 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래서 ‘여자는 뒤웅박 팔자’라는 속언까지 나올 정도였다.

얼마전 일간 신문에서 ‘섹스리스(섹스를 하지 않거나 못하는)’ 부부가 20%를 넘는다는 보도가 있었다. 어떻게 나온 통계 숫자 인지는 모르지만
머리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자식 때문에 산다’는 부부도 많다. 이혼 과 재혼의 증가는 사회 발전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이혼한 가정이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새 아버지와 성씨가 다른 아이들이 주변의 눈초리를 두려워하고 있다. 부모들의
결정이 자녀에게 큰 장애가 되는 것이다.

전통과 현실, 이 갈등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필자의 경험을 한번 살펴보자. 아이들이 얼마 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유학중일
때 바로 이웃집에 고희를 훌쩍 넘긴 네드와 쉘리라는 노부부가 있었다. 이 부부는 영국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었다.

네드와 쉘리는 200평 규모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가옥에서 살았다. 자녀들도 변호사나 교수, 의사로 성공했다. 의상이나 가구도 고급스럽고
생활도 남부럽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그들은 몹시 정을 그리워 했다. 때문에 아이들을 친손주처럼 보살펴줬다. 생일잔치에 같이 사진을 찍고
춤을 출 때 그들은 아주 행복해 했다.

노부부가 한때 양로원으로 들어가는 심각한 고민을 하는 것을 보았다. 쉘리가 갑자기 쓰러져 건강에 적색 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그들이 자녀에게
의지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가족들이 걱정하고 극복하는 가족문화가 없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우리 전통적인 가정의 다복한 모습을 무척 부러워했다.


우리를 돌아보자. 우리는 5,000년을 내려온 전통이 있다. 그것은 ‘충효사상’으로 요약된다. 나라에 충성하고 어른을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풍습이다. 이것이 우리 민족의 뿌리이며 역사의 골간이다. 이것은 성씨가 이어져 내려가면서 지켜지고 있다. 성씨의 본이 어디며,
어떤 조상의 핏줄인 것이 자존심과 자랑이 된다. 조상들은 자신의 핏줄을 지키고 가업을 계승시키기 위해 자식을 낳고 상속한다. 자식에게 무엇인가를
남겨 주기 위해 일을 열심히 하고 돈을 모은다. 호주는 집안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다. 호주는 가장과 한 차원 다르다. 형제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집안의 위기를 해결한다. 조상의 얼을 받아 자손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이것이 우리 가정의 역사다. 사례를 들어 보자.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현대그룹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정주영家의 호주이자 현대그룹의
호주였다.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도 마찬가지다. 이제 우리 가족들은 제사나 혼례 때나 만나는 것이 상식이다. 호주제는 우리에게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시사한다. 오늘날 ‘변화와 개혁’의 시대를 맞아 전통과 제도도 현실에 따라 바뀌어야한다. 그러나 수천년 동안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역사와 뿌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누구인가를 분명히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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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경영학과/ 대학원경영학과 졸업/ 연세대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경제부차장)/ 한국공공정책연구원장/ 시사뉴스주필(현)/ 저서: 시사칼럼집 ‘21세기, 우리민족의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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