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황수분 기자] 지난달 3일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서 공매도가 다시 풀렸다. 금융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시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매도를 금지한 뒤 약 1년 2개월 만에 재개했다.
업계에서는 공매도 금지 직전 외국인과 기관이 몰린 종목들이 재개 이후에도 거래가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었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공매도가 재개되자마자 첫날 1조 원에 가까운 외국인 거래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부분 재개 첫 거래일, 바이오주 급락
공매도가 일부 종목을 대상으로 재개된 뒤 특히 코스닥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지난달 5일 투자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공매도 영향을 받겠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타격이 더 컸던 바이오주는 각 기업 가치에 따라 달리 움직일 것으로 봤다.
재개 첫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동반 하락했는데, 특히 시가총액 상위권에 바이오주가 다수 포진된 코스닥 시장은 전일 대비 2.20%p 지수 하락했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423억 원, 1658억 원 순매도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셀트리온 3형제다. 셀트리온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6.2%p 급락했고, 코스닥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5.97%p)와 셀트리온제약(-5.04%p) 또한 급락을 면치 못했다. 이 외에 알테오젠(-4.34%p), 에이치엘비(-4.23%p) 순이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셀트리온 전체 거래대금 가운데 공매도 비중은 14.52%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6.22%, 셀트리온제약은 12.73%다. 신풍제약 또한 주가가 이날 12.18%p 폭락했다. 신풍제약은 이날 거래대금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13.12%였다.
공매도 재개를 계기로 고평가 논란이 늘 따라다녔던 제약·바이오주는 당분간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확실한 실적보다는 미래 가치를 인정받아 주가가 급등한 만큼 작은 악재에도 공매도가 집중되면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한편 지난달 17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5월 대형주 공매도 재개와 함께 불법(무차입)공매도 차단 등 관련 제도 개선을 재차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정부도 시행령을 차질 없이 마련 중에 있다”며 “시장조성자 제도도 전면 개편해 시장조성자가 과도한 공매도를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겠다”라고 말했다.
SK바사 11일 코스피 200편입…공매도 대상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 · 코스닥150 · KRX300 구성종목 정기변경을 오는 11일 적용한다. 코스피200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편입될 예정으로 오는 11일부터 SK바사도 공매도 대상에 오르게 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에서는 5종목이 편입되고 7종목이 제외될 예정이다. 편입 종목은 대한전선, 효성첨단소재, 동원산업, 효성티앤씨,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다. 제외되는 7종목은 태영건설, 한일현대시멘트, 남선알미늄, SPC삼립, 삼양사, 빙그레, 애경산업 등이다.
정기변경을 통해 기존 201종목(엘엑스홀딩스 재상장 시 202종목)에서 200종목으로 감소했다. 수시변경은 인적분할 신설회사 엘엑스홀딩스는 재상장 다음 매매거래일인 5월 28일에 편입, 정기변경은 이후에도 잔류한다. 추후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신규상장특례 요건을 충족할 경우 HDC가 제외된다.
코스닥150에서는 16종목이 교체된다. 편입 종목은 젬백스, 테스나, 심텍, 파크시스템스, 하나머티리얼즈, 티에스이, 에프에스티, 박셀바이오, 바이넥스, 데브시스터즈, 삼강엠앤티, 유니슨, 아이큐어, 성우하이텍, 아주IB투자, 우리기술투자 등이다.
오는 11일부터 제외되는 종목은 에스티큐브, 케어젠, 안트로젠, 골프존, 브이티지엠피, 비츠로셀, 신흥에스이씨, 노바렉스, 현대바이오랜드, 클리오, 네오팜, 이지홀딩스, 에이치엘사이언스, 드림어스컴퍼니, 한국기업평가 등이다.
KRX300은 효성첨단소재, 솔브레인홀딩스, 대한해운,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현대건설기계, 현대바이오,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메리츠금융지주 등 30종목이 편입될 예정이다.
반면 제외되는 종목은 총 33개로 SK가스, HDC, 경동나비엔, NICE평가정보, 유안타증권, 현대홈쇼핑, 이노션, 에코마케팅 등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기변경 후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 대비 코스닥150 구성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52.6%”이며 “정기변경 후 KRX300 구성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83.6%로 전체 주식시장을 적절히 반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