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서 밝혀"
"한국군 55만명에게 백신 제공…포괄적 백신 파트너십 구축"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비핵화 약속이 선행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한국군 55만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제공도 발표했다.
CNN, AP통신 등 외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앞선 특정 전제 조건을 묻는 질문에 "그(김 위원장)의 핵무기고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약속(the commitment has to be that there's discussion about his nuclear arsenal)"이라고 답했다.
이어 "최근 과거에 행해졌던 일을 하지 않겠다(I would not do what had been done in the recent past)"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김 위원장과 3차례 만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길을 따르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남·북·미 3자 정상이 모두 참여한 판문점 회동에도 불구하고 북한 비핵화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김 위원장)가 바라는 걸 전부 주지 않겠다(I would not give all he's looking for)"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적법국가로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고 싶어했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어떻게 진행할지 윤곽이 잡히지 않는 한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며 "지난 4개 행정부가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실현이) 어려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 문제를 담당할 대북특별대표 임명도 발표했다. 한국계인 성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발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김 대행에 대해 "정책에서 깊은 전문성을 갖춘 외교관"이라고 소개하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로 나아가고 (한반도) 긴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미군과 긴밀히 접촉하는 한국군 55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포괄적인 협력에 합의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들을 위해서도 미군을 위해서도(both for their sake and the sake of the American forces)"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최대 10억회 분의 백신을 생산할 것을 믿는다"고 백신 생산 계획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백신 생산업체가 한국과 제휴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오전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미국 제조업체들이 한국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미 정상은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WSJ은 지적했다.
앞서 지난 17일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승인한 백신 2000만 회분을 향후 6주 이내에 전 세계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000만 회분과 합하면 총 8000만 회분이다. 백악관은 형평성에 맞춰 우선순위 국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해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북한 핵무기와 연료 비축량은 지난 4년 동안 대략 2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극적인 만남도 이런 증가세를 꺾지 못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전체를 포기하리라는 환상을 품고 있지 않다고 시인하고 있다"며 "하지만 바이든 부통령은 전임자들처럼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측근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국무부 비확산 및 군축 담당 특별 보좌관을 역임했던 로버트 아인혼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면 "한국과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확보하는 데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오늘 굉장히 특별한 행사 있었다. 한국전 참전 용사, 90대의 참전용사 예비역 대령이 명예훈장을 받았는데 문 대통령께서 개인적으로 거기 끝까지 참석해주시고, 그 분에게 용기와 대단함을 감사하는 그런 자리를 가졌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은 공통의 희생을 포함한 아주 오랫동안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하며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으로 초청해 대면 회담을 가진 두 번째 외국 정상이다.
이날 양 정상은 총 171분에 걸쳐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먼저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 야외 테라스에서 37분간에 걸친 단독 회담을 가졌다. 이후 실내로 이동해 57분간 소인수 정상회담이 이어졌다. 소인수 정상회담에는 두 정상 외 양측의 핵심 참모들이 배석했다.
이후 백악관 국빈만찬장에서 확대 정상회담에 돌입, 공동성명에 담길 최종 문구와 내용에 대해 막판 조율 과정을 거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