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05 (목)

  • 흐림동두천 4.6℃
  • 구름많음강릉 10.3℃
  • 연무서울 5.6℃
  • 연무대전 6.6℃
  • 연무대구 6.4℃
  • 연무울산 9.5℃
  • 연무광주 8.6℃
  • 구름조금부산 11.2℃
  • 구름많음고창 8.3℃
  • 구름많음제주 12.7℃
  • 구름많음강화 6.0℃
  • 구름많음보은 3.9℃
  • 구름많음금산 4.4℃
  • 구름많음강진군 9.8℃
  • 구름많음경주시 9.5℃
  • 구름많음거제 8.3℃
기상청 제공

인물

장인을 찾아서 - “창립 100주년 기념 간판 꼭 걸 것”

URL복사



무제 문서





 


“창립 100주년 기념 간판 꼭 걸 것”



한국 양복사의 뿌리, 종로양복점 3대 지킴이 이경주 사장






울 종로구 신문로 근우빌딩 2층의 조그만 가게. 지나온 세월의 발자취를
알리는 ‘Since 1916 종로양복점’ 이라고 쓰인 작은 간판이 손님을 맞이한다. ‘가장 오래된 양복점’의 명성을 지닌 이곳, 나지막한
음악 사이로 중년의 남성이 조용히 신문을 보고있다.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세상 밖 시간을 거슬러 이곳의 시계는 멈춰있는 듯하다. 신문에서
눈을 떼고 가만히 고개를 드는 종로양복점 3대 지킴이 이경주(59) 사장이 서글한 웃음을 짓는다.


실용성이
최고 무기


“요즘 맞춤양복을 입는 사람들은 거의 없죠. 가격이나 유행패턴이나 기성복이 훨씬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거든요. 특히 지금은 여름철이라 하루종일
손님 한 명 오지 않는 날이 더 많아요. 그래도 가끔씩이나마 찾아주는 단골이 있기 때문에 늘 문을 열어둡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꼬박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게문을 여는 이 사장에게 단골들은 삶의 활력소자 이 일을 계속 하게 만드는
이유다. 단순한 손님이 아닌 인생을 같이 한 친구이자 가족인 것이다.

“20∼30년을 봐온 손님들은 취향과 스타일은 물론 사는 이야기도 속속들이 알죠. 얼굴만 봐도 반가운 사이에요. 대를 이어 찾아오는 손님도
있는데 그 분들은 정말 남 같지 않아요. 친척 같다고 할까요. 유명인사들도 많이 찾아왔지만 오히려 제 기억에 남는 손님들은 그 분들이에요.”

장군의 아들 김두한이 즐겨 찾았고, 독립운동가 김석원 장군, 이시영 부통령 등 내로라 하는 인사들도 단골이었지만, 종로양복점을 이끌어 온
이는 꾸준히 이곳을 찾아오는 서민들이다. 그리고 그들이야말로 종로양복점의 양복을 가장 제대로 입을 줄 아는 사람들이다.

“할아버지 때부터 이어온 철학이 편하고 실용적인 옷을 만들자는 거에요. 몸에 딱 맞추는 것이 아니라 활동하기 편하게 디자인하죠. 칼라도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게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 유행 타지 않고 꾸준히 입을 수 있게 제작하고요.”


손님이 칭찬해야 진정한 성공작

건축학을 전공한 이 사장은 아버지 이해주(1996년 작고) 선생의 설득에 못 이겨 1968년부터 재단기술을 배웠다. 장남에게는 어려운 가업을
물려주기 꺼려했기 때문에 5남1녀 중 셋째인 이 사장이 ‘선택’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전혀 옷 만드는 일에 관심도, 배워 본 적도 없었던
터라 이 선생은 실수도 많이 하고 시련도 많이 겪어야 했다.

“지금도 처음 가위를 잡았을 때가 생각나요. 연습할 때와 실전은 정말 다르죠. 조금만 가위질을 비뚤게 해도 그 천은 쓸 수 없게 돼요.
심장이 쿵덕쿵덕 뛰고 손이 바들바들 떨리는데 정말이지 못 하겠더라고요.”

힘들게 만든 옷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고 가는 손님도 있었고, 삿대질하며 항의하는 이도 있었다. 그럴 땐 그저 손님의
뒷모습을 보며 멍하니 서 있었지만 집에 가서는 북받치는 서러움에 눈물을 흘리며 밤을 지새야했다.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가게문을 열지만 손님
오는 것이 두려워 안 오길 바란 적도 있다.

“그럴 때마다 아버님은 말씀하셨죠. ‘네가 아무리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도 손님이 칭찬하지 않으면 성공한 작품이 아니다’라고요. 그 말씀을
듣고 더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어느 정도 지나니까 손님들도 맘에 들어하는 옷을 만들 수 있었죠. 그런데 30년 이상을 함께 일하는 동안
아버님께는 한번도 칭찬을 듣지 못했어요.”


최초의
한인 양복점


이 선생이 기억하는 아버지, 이해주 선생은 매우 엄격한 분이었다. 손님을 절대로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며 손님이 오면 밥을 먹다가도 뛰어나가
하루종일 굶으면서 일하는 것은 다반사였다. 당연히 아들이었던 이 선생도 굶어가며 일해야 했다.

또한 이해주 선생은 아들에게 “양심적으로 장사할 것”과 “대가 끊어지지 않게 가업을 이을 것”을 당부하면서 이경주 선생에게 대를 이어가는
양복장이로서의 사명감을 새겨주었다. 그러한 이해주 선생의 정신은 이경주 선생의 조부이며, 종로양복점 창단주인 이두용(1942년 작고) 선생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아버님께 들었던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매우 부지런하고 진취적인 분’이었다는 거에요. 1900년대 초반 일본에서 양장기술을 배워와 우리나라
최초의 양복점을 열고, 일인들이 장악하고 있던 시장에서 성공을 이룬 것만 봐도 할아버지가 어떤 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한국 양복사의 시조인 이두용 선생은 키가 9자나 되는 마네킹에 모닝코트를 입혀 가장행렬을 하는 등 광고홍보에도 탁월한 감각이 있어 사업을
점차 확장시켰다. 개성과 함흥에 지점을 낼 정도로 번창했는데 이 때문에 일본인 경쟁자들의 시샘을 받아 누명을 쓰고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온 것이 바로 ‘종로양복점’이다.


절대 사라지지 않을 ‘역사’

“아버지의 존함이 서울정도 600주년 기념 타임캡슐에 담겨져 있습니다. 그만큼 제가 지키고 있는 이 양복점이 우리나라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제 시대에서 대가 끊길까봐 매우 걱정됩니다. 의상학을 전공한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데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강요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가게가 다시 번성해져야 대를 잇고 싶어도 이을 수 있을 텐데, 고민이 많습니다.”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맺은 이 선생은 그러면서도 “무슨 일이 있어도 창립 100주년 기념 간판은 꼭 걸 것”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그의 말속에 절대 놓을 수 없는 가업에 대한 신념이 가득했다.

“사람 얼굴이 제각각 다르듯 체형이 똑같은 사람도 35년을 넘게 일해오면서 한 명도 본 적 없습니다. 때문에 맞춤복이 가장 편할 수밖에
없죠. 유행 디자인을 늘 연구하고, 남성정장 디자인은 기본디자인에서 약간의 변형을 가할 뿐이라 디자인도 뒤쳐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편하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찾으시는 분들이 꾸준히 맞춤양복을 찾으시죠. 그 분들이 있는 한 종로양복점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종로의
터주로서, 한국 양복사의 산증인으로서 양복점을 꼭 지킬 겁니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정치

더보기
정청래, 합당 논란에 “전 당원 여론조사 최고위원들과 논의하겠다...경청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에 대해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하는 것을 최고위원들과 논의할 것임을 밝혔다. 정청래 당대표는 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논란에 대해 “원래 합당 여부는 전당대회나 수임 기구인 중앙위원회 직전에 전 당원 투표로 결정되게 돼 있다”며 “그런 과정 전이라도 합당 여부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부분을 최고위원 분들과 함께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 이 논의에서 지금 당원들이 빠져 있다는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되겠다”고 말했다. 현행 더불어민주당 당헌 제113조(합당과 해산)제1항은 “당이 다른 정당과 합당하는 때에는 전국대의원대회 또는 전국대의원대회가 지정하는 수임기관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중앙위원회를 수임기관으로 한다”고, 제4항은 “제1항 및 당의 해산을 결정할 경우, 그 전에 우리 당의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및 당직선거의 선거권이 있는 권리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토론 및 투표를 사전에 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청래 당대표는 “합당에 대해 의원들께서 토론·간담회 등을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도 주거용 아니면 안 하는 것이 이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도 주거용이 아니면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 경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새벽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예정으로 고가 1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요? 분명히 말씀 드리는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정상화하겠다. 부동산 투기는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공정 사회와 경제 정의를 파괴해 온 주범이다”라며 “이번 기회에 이 고질병을 고치지 않으면 대한민국 대전환과 대도약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다주택자 중과가 1년씩 네 차례나 유예되며 정책 신뢰를 훼손한 과오를 이번에는 바로잡아야 한다”며 “부동산 투기의 희생양이 된 20·30 청년과 신혼부부, 서민을 위한 1·29 수도권 주택공급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다”라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수도권에 6만호를

사회

더보기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희망터 장애인의 자립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하 국토교통진흥원)은 지난 4일 희망터 장애인사회적협동조합(이하 희망터)과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5일 국토교통진흥원에 따르면 안양 호계동에 위치한 희망터는 성인 장애인 자립을 위한 직업적응훈련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관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지역사회 장애인이 안정적인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원활한 사회적 진출을 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국토교통진흥원은 이번 업무협약 체결식을 기념해 희망터의 인지도 제고 등 홍보를 위해 사용될 팜플렛 1,000부를 제작하여 기증하였다. 기증된 팜플렛은 희망터에 관심이 있는 지역 장애인 또는 희망터 운영에 지원을 희망하는 후원자 대상으로 배포되어, 기관 주요 사업과 활동 내용을 알리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김정희 국토교통진흥원 원장은 “이번 협약은 지역사회 성인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취약계층의 안정적인 삶을 위한 지원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관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화

더보기
루이스 캐럴 '앨리스' 시리즈 출간... 삽화 편지 등 수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성경과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인용된 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문예세계문학선 신간으로 출간됐다. 앨리스의 모험을 다룬 두 작품, 존 테니얼이 그린 삽화 90여 점에 더불어 루이스 캐럴이 ‘거울 나라의 앨리스’ 초판 출간 직전 삭제한 아홉 번째 장 ‘가발을 쓴 말벌’, 1876년에 앨리스를 사랑하는 어린이 독자에게 보낸 다정한 편지를 함께 수록해 앨리스의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1865년에 처음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어린이와 성인 독자에게 읽히며 우리의 내면에 싱그러운 색깔을 불어넣는 기념비적 걸작으로 자리 잡았다. 후속작 ‘거울 나라의 앨리스’도 마찬가지다. 앨리스 이야기는 170여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으며, 연극·영화·드라마 등으로 무수히 각색돼 상연되기도 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아동 문학, 환상 문학의 걸작인 동시에 정체성과 자아, 이들을 둘러싼 세계에 관한 독창적인 철학적·논리적 체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의도치 않게 토끼 굴에 들어가며 모험의 첫발을 뗀다. 완전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선택은 본인 책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신중해야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간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의 결정을 내린다. 식사 메뉴를 무엇으로 할지, 모임에는 갈지 말지, 자동차 경로를 고속도로로 할지, 국도로 할지 등등 매일매일 선택은 물론 결혼, 입사, 퇴사, 이직, 창업,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재테크 투자는 어떻게 할지 등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선택과 결과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을 만든다. 이런 많은 선택과 결과들 가운데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쪽은 돈과 관련된 재테크 투자의 선택과 결과 아닐까 싶다. 최근 코스피 지수 5,000돌파, 천정부지로 올라간 금값, 정부 규제 책에도 불구하고 평당 1억 원이 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는 부동산시장. 이런 재테크 시장의 활황세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판단과 선택으로 이런 활황장세에 손실만 보고 있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허우적거리는 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선택과 결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 최근 한 개인투자자는 네이버페이 증권 종목토론방에 “저는 8억 원을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새해엔 코스피가 꺾일 것이라 보고 일명 ‘곱버스(인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