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3 (일)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문화

우직과 끈기의 상징

URL복사
한국인에게 소의 이미지는 단지 관념적인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한 일상생활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만큼 소는 인간과 가까운 동물이다. 2009년은 소의 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새해를 맞아 3월2일까지 소와 함께 세상이야기, 우행(牛行) 특별전을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Ⅱ에서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우리 생활문화 속에 나타나는 소의 친근한 이미지와 일상생활에서의 다양한 기능 및 역할을 소와 관련된 자료 전시를 통해 조명해 보았다.
시간과 공간에 투영된 십이지 속
소는 십이지의 두 번째 자리에 해당된다. 소띠 해는 12년마다 축년(丑年)으로, 음력 12월은 축월(丑月)로, 일(日)은 축일(丑日)로, 시간은 오전 1시에서 3시까지인 축시(丑時)로 표기된다. 여기서 축년과 축일은 육십갑자 중 을축(乙丑), 정축(丁丑), 기축(己丑), 신축(辛丑), 계축(癸丑) 등의 순서로 표기된다. 한편 공간 즉 방위는 천문도나 해시계에서 볼 수 있듯이 북북동 방향[丑方]을 가리킨다.
이러한 십이지 속의 소[丑]에 담긴 옛 사람들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관념은 부적, 당사주책(唐四柱冊)이나 신장(神將), 호석(護石)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운수[日辰]나 벽사의 의미로 확장됐다.
‘소는 하품 밖에 버릴게 없다’
농경문화가 정착된 이후 소는 매우 중요한 동물이 됐다. 우리 조상들은 소를 단순한 가축의 의미를 넘어 농사를 짓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소중히 여겼다. 소는 논이나 밭을 쟁기질하는 등 힘든 농사일을 하는데 필수적인 노동력이자 일상생활에서의 운송 수단이었고,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목돈을 장만할 비상 금고의 역할까지 했다. 농경의 중요성을 반영하고 있는 경직도에는 쟁기질하거나 짐을 나르는 소의 모습이 단골메뉴로 등장한다.
농경사회에서의 소의 중요성은 제의나 의례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고대사회에서는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소를 신성한 제물[犧牲]로 사용했고, 현재 전승되고 있는 마을신앙에도 소가 제물로 쓰이는 예가 흔하다. 정월 대보름 즈음 마을에서는 그해 풍년을 기원하는 소놀음굿이 펼쳐지곤 했다.
이러한 기능 외에도 소의 부속물인 뿔, 가죽, 기름, 고기 등은 실생활의 주요 재료로 폭넓게 이용됐다. 소뿔을 쪼개 가공한 화각공예품, 쇠가죽으로 만든 북 장구 소고 등의 악기, 음식 관련 서적에 보이는 소고기 요리 등 다양한 쓰임은 ‘소는 하품 밖에 버릴게 없다’라는 말에 함축돼 있다.
생태적 사회문화적 특성의 상징화
소가 지닌 타고난 생태적 성질과 그로부터 유래한 사회문화적 특성은 종종 종교, 사상, 언어나 구체적인 사물 등에 상징요소가 됐다. 우직하지만 온순하고 성실하며, 끈질기고 힘이 세지만 사납지 않다고 하는 소의 기질이 일상생활 곳곳에서 상징화돼 자리하고 있다.
호랑이의 위협으로부터 주인을 구한 소의 이야기는 우직한 충성심을 유교적인 윤리인 충(忠)으로 상징화하고 있다. 소를 타고 가는 목동의 모습에서는 세상사를 초탈한 도교와 소가 곧 사람의 참된 본성이라는 불교가 동시에 떠오른다. 풍수지리에서는 소가 누운 모양[臥牛形]이나 뱃속 모양[牛腹形]과 같은 땅을 명당(明堂)이라 했다. 소를 주제로 한 속담들에서는 우직함과 충직함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으며, 일상생활자료들에서는 소가 갖고 있는 긍정적인 특징을 적극적으로 상징화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소띠 해는 12년 마다 돌아온다. ‘십간십이지’의 조합인 육십갑자 중 을축(乙丑), 정축(丁丑), 기축(己丑), 신축(辛丑), 계축(癸丑) 등이 12년마다 번갈아가며 이어진다. 인류가 등장한 이래로 수많은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2009년 소띠 해에는 과연 어떤 소식들이 우리를 마주할까.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방송3법·노란봉투법, 여당 주도로 국회 법사위 통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법사위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이춘석 법사위원장은 방송3법에 대한 질의응답이 진행되는 중 국회법에 따라 토론을 중단시키자는 민주당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곧바로 방송3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슨 토론 종료냐" "이렇게 진행하는 게 어디 있느냐"라며 항의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몇 시간을 준비한 토론 절차를 생략하면 국회랑 의회는 왜 있나. 헌법재판소 판결에도 소수의 의견 표명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상황에 대해 법사위원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일방적인 법안 상정과 발언 기회 박탈을 놓고 지속적으로 항의하자, 이 법사위원장이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혔다"며 한때 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방송3법은 KBS·MBC·EBS 공영방송 이사 수를 확대하고 이사 추천 주체를 늘리는 내용이 골자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개념을 근로계약 체결 당사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KNSO아카데미 ‘컬러풀’ 공연...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 협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는 오는 8월 20일(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KNSO아카데미 5기 청년 교육단원들의 성과를 담은 무대 ‘컬러풀’을 선보인다. KNSO아카데미는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무대 경험과 실무 교육을 통해 균형 잡힌 역량을 갖춘 차세대 음악가를 양성하는 실전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2020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올해 초 통합 공모를 통해 교육단원 60명이 선발됐다.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단한 이들은 국립심포니뿐 아니라 파리 오케스트라와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등 내한한 세계 유수 교향악단의 단원들과 솔리스트들의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국제적인 수준의 밀도 높은 교육을 받았다. 또한 올해 총 14회의 실내악 및 지역 공연에 참여하며 무대 경험과 앙상블 역량을 실전에서 체득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이들이 상반기 동안 갈고닦은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현대음악, 협주곡, 교향곡을 아우르며 단원들의 음악적 스펙트럼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연의 포문은 김은성 작곡가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만화경’이 연다. 2023년 ‘작곡가 아틀리에’ 우수작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국립심포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