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1 (금)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사람들

[장애인의날 특별기고] 당신은 가족, 친구, 이웃입니다

URL복사

 

2021년 장애인의 날 우리 사회는 많은 정치적 노력으로 법과 제도에 있어 장애인의 삶을 지원하는 큰 발전을 이루었다. 우리의 의식 가운데 차별적 요소도 많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직장생활 속에서 장애인들의 삶은 알게 모르게 차별의 그늘에서 육체적, 정신적 고단함을 보이고 있다. (본문 중)

 

2018년 5월 29일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이 법정 의무화되면서 시급한 강사 수요를 대처하기 위하여 공단 직원 대상으로 강사교육이 시작되었다. 제공된 교육자료는 생동감을 주기에 부족하였고 실감할 만한 컨텐츠가 필요했다. 교육내용 중 ‘장애인’과 ‘장애유형’의 이해에 대한 내용도 법과 교과적 내용이다 보니 매우 딱딱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금방 사라졌다. 어린시절 이웃에 살던 형들과 동생들이 생각났다. 강원도 철원의 50여호가 모여 살던 우리 마을에는 나 보다 열살 이상 나이 많은 청각장애인 형이 있었다.

 

상훈이형(가명)은 듣지도 말할 수도 없었기에 알 수 없는 소리를 냈지만 그 얼굴과 손짓, 몸짓으로 마을 어른들과 적절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상훈이형은 손재주가 좋아 동네 경운기, 양수기 등 못 고치는 기계가 없었기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꼭 그 형을 찾아 문제를 해결받곤 했다.

 

상훈이형 집에 갈 때마다 큰 함지 대야에는 가물치, 잉어, 메기 등 물고기들이 가득 담겨 있었는데 직접 나룻배를 만들어 뒷강에서 그물을 치며 잡은 고기였다. 상훈이형과 소통은 힘들었지만 참 순박하고 능력있는 형이었다.

 

우리마을에는 다섯 살 위의 발달(지적)장애인 형이 있었다. 발달장애인이라는 용어가 없던 그 시절 아이들은 그저 바보형이라고 생각했다. 어린나이임에도 나는 찬현이형(가명)에게 한글을 가르쳐 주겠다고 제법 호기롭게 나섰었다. 하지만 일주일이 못 가 가르쳐 준 내용을 확인하면 찬현이형은 언제 배웠냐는 듯 모두 잊고 있었다. 비록 글을 배우는 능력은 없었지만 늘 웃으며 나를 볼 때는 멀리서도 큰 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와 인사해 주던 형이었다.

 

이 외에도 약물복용 부작용으로 태어날 때 손가락, 발가락이 붙고 키가 자라지 못한 태영이(가명), 태영이는 몸은 장애로 불편했지만 어려서부터 글을 빨리 깨우쳐 똘똘이라 불리웠다. 또 다른 청각장애인 여자 동생인 미순이(가명), 어린 나이임에도 많은 동생들을 업으며 잘 돌보던 아이였다. 손작두로 소 꼴을 썰다가 왼손 네 손가락을 잃으신 동네 아저씨, 사고 이후에 늘 벙어리장갑을 끼고 다니셨지만 여전히 많은 일을 능숙하게 하셨다. 그리고 전방(민통선 안)에 있는 논 밭에서 일하다 6.25 전쟁 때 묻혀진 발목지뢰로 손과 발을 잃으신 많은 고향 분들과 어울려 살고 있었다.

 

우리 마을에서 그들은 가족이고 친구였으며 이웃이었다. 함께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고 희로애락을 나누는 우리들이었다.

 

어린시절 함께 살고 있던 나의 이웃사촌, 장애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강의에 담아 전달할 때 듣는 이들의 눈동자가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중 ‘장애인과 장애유형에 대한 이해’를 강의할 때마다 보다 열정적으로 말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2021년 장애인의 날이 되었다. 우리 사회는 많은 정치적 노력으로 법과 제도에 있어 장애인의 삶을 지원하는 큰 발전을 이루었다. 우리의 의식 가운데 차별적 요소도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직장생활 속에서 장애인들의 삶은 알게 모르게 차별의 그늘에서 육체적, 정신적 고단함을 보이고 있다.

 

어린시절 농촌마을에서 공동체적 삶을 살아갔던 것처럼 직장 공동체에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없이 가족이요, 친구요, 이웃으로 어울려 살아가는 것은 아직 요원한 것일까?

 

**. 조영기 센터장은 1997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입사 현재 '고용공단 경기북부 발달장애인훈련센터장'으로 근무 중입니다. 2018년 '장애인인식개선교육 강사 취득' 후 다양한 기업을 찾아 '직장 내 장애인인식 개선교육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 본 칼럼은 본지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미국 간 상호관세협상 타결…한미 동맹 더욱 확고해지는 계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한국과 미국 간 상호관세 협상이 타결됐고, 이를 통해 한미 간 산업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한미 동맹도 더욱 확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양국 협상이 타결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타결했다"며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촉박한 기간과 녹록지 않은 여건이었지만 정부는 오직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에 임했다"며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전략 다듬기를 반복한 끝에 오늘 드디어 관세협상을 타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통상 합의에 포함된 3500억 불(달러) 규모의 펀드는 양국 전략산업 협력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으로 조선,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산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이 중 1500억 불은 조선협력 전용 펀드로 우리 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광복’을 주제로 작가와의 만남, 뮤지컬, 체험 등 풍성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금천문화재단(대표이사 서영철)은 제80주년 광복절을 맞아 금천구 공공도서관에서 순국선열의 희생을 기리고 광복의 기쁨은 되새기는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의 의미와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짚고, 구민이 함께 기쁨을 나누고자 마련한 자리다. 작가와의 만남부터 뮤지컬 공연, 체험, 상시 행사까지 금천구 도서관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독산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광복의 역사적 의미와 올바른 역사 인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그림책 작가와의 만남 ‘자유를 만난 날, 작가를 만나다!(8월 9일~30일 매주 토)’, 광복 관련 그림책 독서 이벤트 ‘오늘의 그림책(8월 11일~17일 상시 운영)’을 운영한다. 가산도서관은 ‘되돌아보는 광복절’을 주제로 다양한 독서문화행사를 마련했다.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삶과 정신을 다룬 창작 뮤지컬 ‘영웅’을 각색한 ‘1인 뮤지컬 공연(8월 27일)’, 어린이 대상 체험 ‘독립운동가 김구 키링 만들기(8월 한 달간)’, ‘태극기 부채 만들기(8월 6일)’ 등을 진행한다. 금나래도서관은 조국의 광복을 이끈 순국선열들에게 보내는 손 편지 시간 ‘광복의 그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