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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화 분식회계 의혹 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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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분식회계 의혹 사라졌나



대한생명 인수 목적… ‘부의 영업권’ 부당활용




SK글로벌
사태이후 한동안 파장이 우려됐던 재벌계의 ‘분식회계’문제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있다. 당초 정부는 ‘재벌개혁’을 외치며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분식회계 혐의가 드러난 삼성 LG 한화 현대 등을 SK 글로벌의 검찰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특히, 한화그룹은
당시 내사를 상당히 진행시키고 나서도 수개월이 지난 지금,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대한생명 인수관련, 분식회계 의혹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인수조건을 맞추기 위해 고의로 1조원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았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해 3월 ㈜한화 등
3개 계열사가 1999년 말과 2000년 말 주식을 집중적으로 서로 사고 팔아 부채비율을 200% 이하인 188.64%로 낮춘 분식회계
사건을 적발했으나 고의성 여부를 밝혀내지 못해 유가증권 발행정지 등의 행정처분만 내렸다.

참여연대는 같은해 10월 (주)한화와 (주)한화유통, 한화석유화학(주)를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참여연대는 “고발사안은
금융감독위원회가 적발한 분식회계사건으로, 이는 한화그룹이 대한생명 인수자격 등을 충족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저지른 행위로서 금감위가 내린
행정조치 외에 형사처벌이 가능한 사안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지난 3월 검찰은 한화그룹 홍모 재무담당 상무 등을 소환해서 ㈜한화와 한화유통, 한화석유화학 등 한화 계열 3사가 1999년과
2000년 말에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주식을 순환매입했고, 부채비율도 실제보다 낮은 188.64%로 낮아진 사실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한화는 다섯번으로 나눠 한화석유화학 주식 24.43%를 매입했고 한화석유화학은 세차례에 걸쳐 한화유통 주식 62.82%를
사들였으며 한화유통은 한차례 ㈜한화 주식 10.37%를 매입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정부는 지난 2001년 대한생명 매각작업 진행도중 한화그룹의 분식회계가능성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화가
대생 인수를 위해 분식회계로 부채비율을 낮췄다는 참여연대의 고발에 대해 매각이 진행중이던 지난 2001년 12월 한화그룹이 계열사간 지분이동을
통해 분식회계를 했을 가능성을 이미 파악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입찰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화측에 금융감독위원회에 문의해
입찰자격여부를 분명히 해줄 것을 요청했고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져 매각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부(負)의 영업권’을 부당하게 활용해 일시에 이익으로 계산함으로써 적자기업을 흑자로 만들고 자기자본을 늘리는 방식으로 부채비율을
축소했다. 현행 회계법규상 부의 영업권은 2001년 한도 내에서 합리적인 기간을 정해 매년 이익을 나눠 환입토록 돼 있는데 한화는 한화와
한화석유화학과 한화유통간 지분거래 방법으로 이익을 발생시켜 적자상태를 흑자상태로 둔갑시키는 방식으로 이를 1년만에 이익으로 회계처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의 전체 수지를 1999년 4,501억원, 2000년 2,246억원 흑자로 만들었다. 이후 같은 해 4월 수정 결과 1999년
4,501억원의 흑자는 354억원의 적자로 바뀌었고 2000년 2,246억원의 흑자는 759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왜 처벌할 수 없나

지난 2002년말에는 대생 인수자격을 얻은 직후 지분을 대거 재정리하고 김승연 한화 회장과 친인척이 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주)한화와 대한생명의
실질적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검찰이 한화그룹 관계자들을 형사처벌 할 수 있으려면 지난 1999년과 2000년 발행한 한화 계열사들의 삼각 순환매입이 2002년 대한생명
인수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이루졌는가 하는 부분과 그 결과, 한화 계열사들이 경영상의 손실을 입었는지, 또 세법상 20년내에
환입해야 할 ‘부의 영업권’을 단기간에 이익으로 회계에 반영한 것이 불법인가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 관계자는 “당시 한화그룹은
대생 인수 외에는 계열사간에 상호출자방식으로 주식거래를 할 경영상의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이 부분에서 “현재로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SK와 달리 한화는 삼각 순환매입이 한화계열사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관계자는 연일 “한화그룹에 대한 수사는 오너가 구속된 SK그룹과는 사안의 경중이 다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이익을
부풀려 부채비율을 고의적으로 축소시킨 후 대생인수 자격을 맞췄다면 무리한 경영확대를 꾀함으로써 계열사들에게 투자위험을 안겨줬다는 점이 부각될
수 있다. 또 분식회계로 이익을 부풀림으로써 한화그룹 계열사에 투자한 주주들에게 재산적 피해를 입힌 점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국세청은 “세법상 분식회계로 볼 수 없는 부분이 많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결과나 자세한 회계자료를 받아
분석해봐야겠지만 쟁점이 되고 있는 부의 영업권의 경우 기업회계와 세무회계 기준에 따라 상이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며 “세무당국은 분식회계를
통해 세금을 탈루했는지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므로 금감위의 결정과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측, “세법상 타당”주장

한편 한화그룹은 분식회계와는 전혀 무관하며 법적으로도 문제될 게 하나도 없다는 주장이다. ‘부의 영업권 일시환입’에 한해 금감위로부터 경징계를
받아 사건이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라고 말한다. 대생 매각이 지난 99년 7월에 유찰됐고 입찰이 재개된 것이 2001년 9월이기 때문에 99년과
2000년 결산 때 대생 인수를 염두에 두고 이익을 부풀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한화측의 반박 논리다.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부채비율을 의도적 짜맞추기한다는 지적과 관련, 한화는 “대생 입찰의 자격요건인 부채비율 200%는 지분법 수정후 그룹 부채비율(99년 145.5%,
2000년 181.2%)에서 알 수 있듯이 지분법 회계와 관계없이 이미 충족된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또 주식 순환매입과 관련해서는 “한화석화의
유통주식 매입의 경우 한화에너지 매각과정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결과였으며 ㈜한화의 한화석화 주식 매입, 한화유통의 ㈜한화 주식 확보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부의 영업권 과대계상 여부와 관련, 한화는 “당시 피투자사 순자산의 공정가액과 장부가액은 현실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고 금감원도 시정요구 조치에 따른 결과보고 뒤에 공정가액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한화는 지난해 3월 한화 계열사에 대해 임원 1명 해임권고, 유가증권 발행제한, 감사인 지정 등 조치를 취한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들도 입찰 당시 부채비율이 200% 이하여야 한다는 요건이 없어 검찰수사결과 분식회계의 고의성이 입증돼도 이미 매각된
대한생명의 경영권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부채비율은 제시하지 않은 조건이므로 검찰이 회계분식의 고의성을
입증해도 이미 내려진 매각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며 “3년간 계열사 신규자금 지원금지나 2005년까지 부채비율 200%
달성 등의 조건을 맞추지 못한다면 그 때 보장된 환매권을 행사하면 된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 회계분식외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얻기 위한 로비 등 별도의 사실이 수사결과 드러난다면 이는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부의
영업권-
지분을 순자산가치에 비해 싸게 샀을 때 생기는 장부상의 자산이다.
예를 들어 순자산가치 1,000억원인 회사의 지분 70%를 500억원에 샀다면 이 지분의 순자산가치 700억원에서 인수금액 500억원을
뺀 200억원을 일컫는다.

분식회계- 기업이 자산이나 이익을 실제 보다 부풀려
재무제표상의 수치를 고의로 왜곡시키는 것으로 ‘분식결산’이라고도 한다. 구체적 수법으로는 아직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 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거나 팔지도 않은 물품의 매출전표를 끊어 매출채권을 부풀리는 방법, 매출채권의 대손 충당금을 고의로 적게 쌓아 이익을
부풀리는 방법 등이 있다. 불황기에 회사의 신용도를 높여 주가를 유지시키고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주주와 채권자들의 판단을
왜곡시키고 탈세로 이어지기 때문에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적발이 쉽지 않다.



홍경희 기자 khhong04@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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