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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테마상가 사기분양 곳곳에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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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상가 사기분양 곳곳에 숨어있다



수도권 일대 대형 테마상가 상당수 ‘굿모닝시티’식 분양
















<본 사진은 특정기사화 관련없음> 분양도 하기전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낸 상가분양 광고들. 과장광고에 속아 투자한 사람들의
피해가 많다.


“한푼 두푼 모은 3,000만원에 아들
직장에서 융자받은 4,000만원을 보태 중도금을 냈지요. 두 늙은이 노후생활은 고사하고 서른 넘은 아들의 결혼 밑천까지 거덜내버렸으니….”
굿모닝시티 사기분양으로 피해를 본 박 모(61세)씨의 한숨섞인 말이다. 20년 넘게 노점상을 해왔다는 그는 “자식 볼 낯이 없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굿모닝시티’사건으로 3,000여명이 모두 3,476억원의 분양사기를 당한 일이 발생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알만한 사람들은 “결국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언제라도 터졌을 일을 굿모닝시티가 먼저 문제를 일으켜 이슈화된 것일 뿐 제2, 제3의 굿모닝시티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다.


‘봉이 김선달’식 사업

‘굿모닝시티’ 사기분양 사건이 터지면서 그 파장은 테마상가 전반적으로 일고 있다. ‘굿모닝시티’ 사건은 그동안 테마상가 분양에서 관행처럼
굳어져 온 불합리한 사업방식이 표면적으로 문제가 드러난 사건이다.

테마상가 분양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가분양 방식에 대한 규제가 없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주택은 착공 후, 주상복합 건물은 건축허가를 받은
후 분양이 가능하다. 하지만 상가의 경우, 사전분양을 규제할 법적인 근거가 없다. 단지 행정관청은 건축법에 따른 교통영향평가, 건축심의,
건축허가만 할 뿐이다. 상가를 지을 경우 우선 시 또는 구의 건축심의를 통과한 후 건축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건축심의만 받거나 심의신청만
한 상태에서 바로 사전 분양광고를 내고 분양한 뒤 이들로부터 받은 분양 계약금으로 부지를 매입한 뒤 건축허가를 받아 중도금 등으로 상가건물을
지을 수 있는 편법이 작용하기 때문에 사기분양이 일어나는 것이다. 한마디로 시행사 입장에선 자신의 돈한푼 들이지 않고도 분양받은 사람의
돈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봉이 김선달’식 사업이 가능한 셈이다.

굿모닝시티는 이런 법의 맹점을 이용해, 상가로 개발할 2,370평에 대한 지주들의 토지사용 동의서만을 받고 선분양에 들어가 3,000여명으로부터
3,476억원을 끌어모았다. 이 중 시행사측이 상당부분을 횡령했다, 상가를 분양한 지 1년6개월이 지났지만 건축심의만 받아놓고 교통영향평가나
건축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당초 지난해 공사에 들어가 2004년 9월에 완공될 예정인 공사가 아직까지 부지조차 다 확보하지 못했다.

이런 수법은 지난 2001년 9월 굿모닝시티가 처음 도입해 사업을 추진한 후, 관행처럼 굳어져 수도권 일대에서 분양한 60여개 대형 테마상가
중 상당수가 이같은 분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부처간 책임 떠넘기기 ‘핑퐁’

상가분양의 이러한 사업방식으로 선분양을 해서 투자자들에게 거액의 계약금을 받아놓고도 토지매입에 어려움을 겪어 사업이 지연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우선 분양실적이 저조하면 그에 따른 토지매입이 늦어져 전체 공기가 지연된다. 사업성이 뛰어난 곳은 그나마 은행 등에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곳은 분양과정에서 도산할 수도 있다.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더라도 땅주인이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부르며
팔기를 거부할 경우도 있다. 또 시행사가 자금난을 이유로 헐값에 분양권을 분양대행사에 넘겨 결국 도산하는 일도 생긴다.

상가 사기분양 사건은 행정부처간 ‘책임 떠넘기기’식 행정으로 관련법규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편법 분양개선에 대해 제일 먼저 의혹을 제기했던 서울시는 “우리도 할 만큼 했다. 관련 법령을 고쳐 달라고 건의했지만 건교부가 묵살했다”고
주장한다. 건축법상 모든 건물의 건축 인허가 규정에 대한 개정권을 갖고 있는 건교부는 “상가와 관련된 법률이 꼭 건교부 소관이라고 볼 수
없지 않느냐”며“법무부와 산자부, 공정위가 해결할 문제”라는 대답만 되풀이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위는 허위 과장광고에 대해서만
시정을 요구할 수 있지 사기극까지 막을 권한은 없다”고 책임을 떠넘긴다. 굿모닝시티 사기 분양극의 전모가 드러난 뒤에도 정부는 ‘소관부처
타령’만 하고 있다. “여러 부처가 관련돼 있는데 왜 우리와 관련을 시키느냐”며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상가분양 과장광고 조심

어찌됐든 제1의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지만 시행사측이 내거는 과장광고를 투자자들이 그대로 믿고 투자하는 것도 문제다. 과장광고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법적 규제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과장광고가 ‘~사 책임시공’ 이라는 문구다. 시행사가 시공사와 가약정만 체결한 채 편법적으로
사용하는 문구지만, 투자자들은 ‘유명한’ 회사가 말 그대로 ‘책임을 지고 시공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굿모닝시티의 경우 ‘D 그룹 계열사 D사 책임시공’이라는 문구를 넣어 대대적인 광고를 전문가들은 “‘책임시공’이라는 용어는 법적용어도 아니고
투자자 스스로 시공계약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러한 과장광고를 묵인하는 시공사측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상가분양 관계자는 “시공사측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나오는 분양광고의 문구를 못봤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분양광고의 이러한 관행을 알고도
분양대금 유입을 위해 이를 못본체하는 시공사들이 많다”고 꼬집어 말했다.

그 외에도 연 ‘~%수익률 보장’ ‘인근 유동인구 ~십만명’등이 뚜렷한 근거없이 남용되고 있다. 부동산 114 리서치팀의 이재만씨는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그런 광고문구들을 사용한건지 알 수가 없다”면서 “어디에서 도보로 몇 분이라고 표기한 곳도 실상은 역의 직선거리상의 시간을
표기한 것이다”고 말한다. 따라서 “시공사와 정식계약을 맺은 뒤 분양광고에 공사기한을 명시하고, 향후 수익률과 상권규모 등을 내세울 경우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책 마련 미흡

테마상가 사업방식에 대한 허점이 드러나면서, 건축허가 후 분양 의무화와 과장광고 방지 등에 대한 대책마련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서둘러 상가건물도 땅을 확보해야 건축허가를 내주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상가임대차 보호법을 상가분양 및 임대차보호법으로
개정하는 안을 의원입법으로 국회에 제출해 8~9월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한나라당 김성식 제2정조위원장은 “건축허가를
얻기 전까지는 상가 분양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개정안이 모든 사기분양을 막을 수는 없지만 건축허가라는 제도를 시장에
제시한다는 효과는 있기 때문에 투자자의 판단은 여전히 남게 된다”고 말했다.

즉, 개정안이 사기분양에 대한 완전한 대비책은 못되기 때문에 결국 투자자 본인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문제의 여지는 또 있다. 개정이
된다해도 빨라야 8~9월이고 그 전에 건축허가를 마친 상가분양은 규제할 방법이 없다. 또 ‘건축방식’관련법은 개정하기로 했지만 분양방식’에
있어서는 분양회사가 이와 상관없이 언제든 상가를 분양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상가사기 분양의 뿌리를 완전히 뽑을 수는 없는 문제다.

준공관련 제도도 보완될 필요성이 있다. 아파트는 시행사가 부도가 나더라도 대한주택보증에서 시공보증을 해주고 있으나, 상가는 분양보증이 안돼
시행사가 부도가 날 경우 준공이 불투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상가의 경우 대안으로 시공사와 책임준공 계약을 맺어 계약자들에게 책임준공서약을
해주고 있으나 상가 준공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마련돼있지 않다.

홍경희 기자 khhong04@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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