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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종부세 ‘사망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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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전원재판부는 11월13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에 대한 헌법소원 및 위헌법률심판 사건 선고에서 세대별로 합산해 공시가격 6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또 주거목적으로 한 채의 주택을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하거나 한 것 등에 종부세를 부과하는 규정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즉 이 결과 여·야는 물론 여권 내부, 청와대와 야당, 전·현 정권 등을 둘러싼 갈등이 겹쳐지면서 정치권이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의 살얼음 판을 걷고 있다. 국회 재정위는 11월19일부터 조세소위원회를 열어 종부세를 비롯한 140여 개에 달하는 세법 개정안 논의에 들어갔으며 ‘감세법안’을 놓고 여·야간 본격적인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민단체와 야당내 일부의원은 논평 등을 통해 “헌법의 경제민주화 의미를 유린한 헌법재판소의 잘못된 판결”이라며“헌재 결정과 별개로 극심한 부동산 소유 편중 완화 입법적 보완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부세 폐지’안 놓 고 당·정 딴 목소리
정부의 재산세 통합에 홍준표 대표 정면으로 반박

헌재 전원재판부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에 대한 결정문에서 “세대별 합산으로 인한 조세부담의 증가라는 불이익이 조세회피 방지의 공익보다 훨씬 크고 부동산 가격안정이라는 입법정책상의 법익, 혼인과 가족생활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를 고려할 때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는 전원재판부 재판관 9명 중 7명의 다수 의견으로 “혼인한 부부 또는 가족과 함께 세대를 구성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은 혼인과 가족생활을 특별히 더 보호하도록 규정한 헌법 36조1항에 어긋난다”며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이 조항은 11월13일로 효력을 상실했다. 그러나 종부세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에 대해서는 정당하다고 판단, 종부세법의 존재 근거는 인정했다. 헌재는 종부세가 재산세나 양도소득세와 이중 과세 관계에 있지 않고, 미실현 소득에 대한 과세가 아니며, 납부하는 종부세액이 쌓여 해당 부동산 가액을 초과(원본 잠식)하더라도 위헌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초단체 세수 확보에 비상
이같은 상황과는 별도로 11월 말 고지서가 발부될 예정인 올해분 종부세부터 개인별 과세로 전환되며 2006년과 2007년 부과분 가운데 세대별 합산과세로 인해 더 낸 세금은 경정청구절차를 거쳐 환급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전체 종부세 부과 대상자는 48만3000명으로 전체 세액이 2조7671억 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고가주택을 보유한 37만9000명이 1조2416억 원의 종부세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헌재가 종부세의 일부 위헌 결정으로 인해 그동안 중앙정부로부터 교부금을 받아오던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올해 종부세가 5000억 원 덜 걷히고 2006년과 2007년 납부받았던 종부세에 대한 환급금이 각각 2100억 원과 4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1조1300억 원의 세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회에 계류 중인 정부의 종부세 개정안이 통과되면 당초 예정된 올 과표(공시지가) 적용률이 90%가 아닌 80%로 낮아지며 세금부담 상한선도 전년대비 300%에서 150%로 떨어지게 돼 종부세 세수는 3400억 원가량 더 줄어들게 된다. 이 결과 전국 69개 자치구에 지원되는 부동산 교부세는 내년 자치구당 평균 84억 원 줄어들고 2010년 이후엔 평균 131억 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같은 세수부족이 현실화 될 경우 부동산 교부세가 전체 세입에서 42%를 차지하고 있는 기초단체로서는 결국 지자체 예산의 60%가 투입되는 사회복지사업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세기준 6억 원 유지될 듯
정치권은 헌재의 일부 위헌 및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은 종부세법 개정의 핵심 쟁점인 과세기준과 세율,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감면 혜택 기준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과세기준의 경우 종부세가 세대별 합산에서 인별 합산으로 전환되는 마당에 정부안대로 과세기준을 9억 원으로 올릴 경우 ‘사실상 종부세 폐지’라는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있어 야당의 주장처럼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현행대로 6억 원을 기준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한나라당은 또 종부세율에 대해 현행 1~3%인 세율을 0.5%~1%로 낮출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 과세의 경우는 정부가 마련한 보유기간에 따라 차등을 두는 감면방안 대신 3년 이상 보유시 10~20%를 일괄 감면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이에 민주당 이용섭 제 4정조위원장은 11월1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헌재의 종부세에 대한 일부 위헌 결정을 마치 종부세 전체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왜곡·무력화하는 시도는 정당치 않다”며“정부 여당의 종부세 무력화를 막기위해 6가지 대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종부세 과세기준인 현행 6억 원과 세율 현행 1~3%에 대해서는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1가구 1주택을 10년 이상 장기보유자는 종부세를 감면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종부세 개정으로 인한 지방재원 감소액 약 5조 원에 대한 내년도 예산안 반영 등을 추가하고 있다. 이용섭 위원장은 장기보유 및 담세능력이 없는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감면과 관련 “15억 원 이상의 고가주택은 감면서 제외해 과세 형평성과 종부세 도입취지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며“이와함께 한나라당이 장기보유 감면 기준으로 제시한 3년은 너무 짧다”고 말했다.
홍 대표 “가진자 세금 더 내야”
과세기준과 세율 등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인 한나라당이 ‘종부세 폐지’ 문제로 인해 내홍을 겪고 있다. 기획재정부 윤영선 세제실장은 11월14일 기자간담회에서 “9월23일 발표한 종부세 개편방안은 지금도 유효하며 재산세로 흡수 통합한다는 방침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종부세 개편방안에 따르면 지방재정 보전방안 마련을 감안해 △9월1일 발표한 세부담 완화조치 △올 정기국회에서 종부세 제도 합리화 △중장기적으로 종부세를 지방세인 재산세로 전환하는 방안 등 3단계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즉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종부세를 재산세로 전환하고 국제적인 재산과세 원칙에 따라 단일 세율 또는 낮은 누진세율 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정부는 종부세의 재산세 전환에 따른 부동산 교부세 보전방안으로 △종부세 일부를 재산세율 인상 등을 통해 지자체 세원으로 확충하는 것 등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종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며“가진 자가 더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제도 자체는 헌재도 인정을 했다”고 말했다.
또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해 과세할 경우 가진 자의 세금은 내려가고 서민의 세금은 올라간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며“종부세 개편을 하면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이 종부세와 현행 재산세를 연계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당의 기본 입장은 종부세를 재산세적 성격의 세금으로 흡수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이번에는 그 중간 단계의 개편안을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지방세와 합치는 방향으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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