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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은 세상’에서 눈 뜬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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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세상 모든 사람들의 눈이 멀고, 단 한 사람만 이 모두를 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같은 상상으로 출발해 혼란에 휩싸인 인간의 모습을 생생히 담은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사라마구의 환상적 리얼리즘 대작 ‘눈먼자들의 도시’가 영화화됐다. ‘시티 오브 갓’의 페르난도 메이렐레스가 연출을 맡았고, 제 61회 깐느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오직 나만이 볼 수 있다
평범한 어느 날 오후,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한 남자가 차도 한 가운데에서 차를 세운다. 이후 그를 집에 데려다 준 남자도, 그를 간호한 아내도, 남자가 치료받기 위해 들른 병원의 환자들도, 그를 치료한 안과 의사도 모두 눈이 멀어버린다.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앞이 보이지 않는 정체불명의 이상 현상. 눈먼 자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정부는 그들을 병원에 격리수용하고, 세상의 앞 못 보는 자들이 모두 한 장소에 모인다.
그리고 남편을 지키기 위해 눈먼 자처럼 행동하는 앞을 볼 수 있는 한 여인이 있다. 일부러 눈먼 자로 속여 남편과 함께 격리 수용되는 그녀. 아수라장이 돼버린 병동에서 오직 그녀만이 충격의 현장을 목격한다. 눈을 뜨는 것이 오히려 두려운 상황. 그녀는 홀로 눈을 뜨고 있기에 고립되기도 하고 리더가 되기도 한다.
영화는 나약한 인간 심리를 모두가 눈 감은 세상에 투영해 치밀하게 보여준다. 눈먼 세상은 혼란 그 자체다. 평범한 일상은 아수라장이 된다. 늘 열려있던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앞을 볼 수 없게 되자 당장 길을 걷던 자의 발걸음이 엉망으로 꼬여버리고, 업무는 마비되고, 교통수단은 정지되고, 이 모두를 컨트롤하는 정부기관마저 문을 닫게 된다.
멈춰버린 세상보다 더 두려운 건 앞을 볼 수 없게 돼 생존마저 위협당하는 불행한 사람들이다. 외과의사, 바텐더, 호텔 청소부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평범했던 사람들은 어느 순간 앞 못 보는 자들이 되어 표류하기 시작한다. 이 같은 설정은 시, 공간이 명확하지 않은 영화적 배경의 난해함을 뛰어넘어 우리도 그들처럼이라는 공감대를 형성시킨다.
연기파 배우들의 하모니
눈먼 자들의 세상이 도래한다는 극한 상황에서 연기파 배우들의 맹연기는 영화의 리얼리티를 한층 끌어올리며 섬세한 심리 표현을 더욱 생생히 전달한다.
연기파 배우로 알려진 줄리안 무어가 보여준 다채로운 연기와 섬세한 감성은 특히 이번 작품에서 더욱 돋보인다. 그녀는 홀로 눈뜬 자의 고뇌와 절망을 온몸으로 연기해내며 특유의 날카로운 심리 연기의 절정을 보여준다.
또 다른 주인공인 의사역의 마크 러팔로는 눈이 멀어 하루아침에 모든 지위를 잃게 되는 안과 의사로 분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상실감의 최대치를 절제된 연기 속에 펼쳐 보인다. 마크 러팔로는 처음엔 용감하고 책임감이 넘치지만 시력을 잃고 병원에 격리된 후 끝없이 나약해지며 인간의 본질을 여실히 보여주는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카리스마 넘치는 폭발적인 캐릭터 ‘제3병동의 왕’ 역은 동년배의 배우들 중에서도 가장 강인한 인상과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것으로 정평이 난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캐스팅되었다. 작품의 나레이터이자 동시에 눈이 멀게 되는 ‘검은 안대를 한 노인’ 역의 대니 글로버는 베테랑 배우답게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이며 동료들의 든든한 조언자가 되는 인상이다.
영화는 원작이 그러하듯 상상력과 아이러니로 점철된 흥미로운 스토리를 통해 ‘눈 감은 현실’을 꼬집는다. 감독은 스크린에 옮기기 힘든 원작을 안정된 영상언어로 박진감 넘치게 풀어 내는데 성공했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감 독 : 민규동 배 우 : 주지훈, 김재욱, 유아인, 최지호
단 것은 질색하면서 손님이 대부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케이크 가게를 차린 엉뚱한 사장 진혁. 한적한 주택가 골목길에 자리잡은 서양골동품점을 개조해, 몇 백만 원짜리 앤틱 식기에 케이크를 담아 내오고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는 별난 케이크숍 ‘앤티크’를 오픈하고 업계 최고라 불리는 파티쉐 선우까지 영입한다. 그런데 선우는 하필이면 고교시절 진혁에게 사랑을 고백해왔던 껄끄러운 동창생. 거기다 누구나 첫눈에 반하게 만드는 ‘마성의 게이’로 끊임없이 남자 문제를 일으키는 통에 몇 달째 직원조차 구하기 힘들다. 결국 선우의 케이크 맛에 홀딱 반한 케이크광 기범이 주방 보조이자 견습생으로 들어오고, 진혁을 도련님이라고 부르며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보디가드 수영이 서빙을 맡게 된다. 마침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앤티크는 연일 성업이다. 그런데 이 네 남자 무언가 수상하다.

미인도
감 독 : 전윤수 배 우 : 김민선, 김영호, 추자현, 김남길
4대째 이어온 화원 가문의 막내딸이자 신묘한 그림솜씨로 오빠 신윤복에게 남몰래 대신 그림을 그려주던 7살 천재 윤정. 평범하던 그녀의 삶은 어느날 오빠의 자살로 인해 송두리째 뒤바뀐다. 조선 최고의 화가 김홍도의 마음을 설레이게 할 만큼 빼어난 그림 실력을 가졌던 윤복은 자유롭고 과감한 사랑을 그려 조선 최초의 에로티시즘을 선보인다. 하지만 그의 ‘속화’는 음란하고 저급하다는 질타와 시기를 받는다. 그림을 위해 남자로 살았던 윤복 앞에 어느날 강무가 나타나고 생애 처음 사랑의 감정에 빠진다. 사랑 앞에 여자이고 싶었던 윤복, 윤복을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는 그녀의 첫사랑 강무, 제자의 재능을 사랑하고 그의 전부를 사랑하게 된 김홍도, 홍도를 향한 사랑으로 질투에 사로잡힌 기녀 설화. 그들의 엇갈린 사랑과 치명적 질투는 예기치 못한 불행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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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인공지능 시대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AI 고속도로 구축”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해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첫 예산안임을 강조하며 국회 통과에 초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의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해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인공지능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며 “정부가 마련한 2026년 예산안은 바로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겪어 보지도 못한 국제 무역 통상질서의 재편과 인공지능 대전환의 파도 앞에서 국가 생존을 모색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변화를 읽지 못하고 남의 뒤만 따라가면 끝없이 도태될 것이지만 변화를 선도하며 한 발짝 앞서가면 무한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산업 사회에서 정보 사회로 전환해 왔던 것처럼 인공지능 사회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필연이다”라며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달이 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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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