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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돋보기】 <포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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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의식을 지배해 살인 도구로 이용하는 SF 스릴러

 

 

내 몸의 주인은 누구인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암살 대상 주변인의 몸을 훔쳐 의식에 침투해 청부살인하는 조직 ‘포제서’의 암살 요원 타샤 보스는 임무 수행 도중 예기치못한 상황에 직면한다. 

거장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아들로 알려진 브랜든 크로넨버그 감독의 SF 호러 <항생제> 이후 두 번째 장편이다. 시체스 국제영화제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완벽한 증거인멸과 탈출


한 여성이 전선이 연결된 침을 자신의 정수리에 꽂는다. 붉은 피가 베어나오지만 아랑곶없이 거울 앞에서 침과 연결된 기계의 다이얼을 돌린다. 다이얼이 돌아가는 방향에 따라 웃기도 울기도 하는 여성의 표정이 기묘하다. 장면이 전환되고 여성은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알 수 없는 장소에 서 있다.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올려다보니 같은 유니폼을 입은 여성이 파티 장소로 안내하며 업무를 설명한다. 서빙을 맡은 그녀는 가지런히 놓여진 식기들 중에서 나이프를 집어들고 걸어간다. 

 


한 중년 남성에게 곧바로 다가간 그녀는 나이프로 그의 목을 깊이 찌른다. 여성은 피투성이로 쓰러진 남성 위에 올라타서 몸을 난도질한다. 가방에서 총을 꺼내 자신의 입속에 넣지만 차마 쏘지 못해서 힘겨워한다. 


경찰들이 달려와 그녀에게 총구를 겨누고, 그녀는 자신에게 향했던 총을 경찰에게 발사한다. 무장한 경찰은 그녀를 사살하고 동시에 다른 장소, 전선이 연결된 기계 속에 누워있던 타샤 보스가 깨어나 구토를 한다. 


타샤는 비밀 암살 조직 ‘포제서’의 최고 요원이다. ‘포제서’는 타인의 의식에 침투해 몸을 지배하는 기술을 살인에 이용한다. 살해할 타깃의 주변 인물의 몸에 들어가 살해한 후에 ‘숙주’를 죽이는 방식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증거인멸과 탈출이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포제서’ 직원들은 숙주의 뇌사를 확인하고 타샤의 과거 기억들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자아가 손실없이 회복됐는지를 확인한다. 자신에 대한 기억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타샤는 정상으로 판정받지만, 뇌와 인격은 파괴되고 있다. 

 

잔인하고 강렬한 시각적 표현


<포제서>가 타인의 의식에 침입해 지배하고 도구로 이용하는 익숙한 소재의 SF물임은 금방 눈치챌 수 있다. 타샤는 원래의 자신이 소속된 곳이라고 할 수 있는 가족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지만 막상 그 속에서 어색함을 느낀다. 자신에 대한 낯섦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감정과는 대비적으로 타인의 몸을 통해 이루어진 살인에 대한 감각은 생생하고 중독적이다. 


영화는 젠더와 가족 등으로 표현되는 정체성의 혼란과 양가감정을 비롯해, 익명의 탈을 쓴 폭력이 해방구로 작동하는 현대사회의 풍경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타샤는 숙주와 갈등을 경험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로를 이용해서 억압적인 대상(그것이 사랑일지라도)을 처리하는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 정신의 지배와 몸이라는 껍데기, 타인의 삶과 자아 정체성 등 이 테마를 둘러싼 담론들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역시 새롭지는 않다. 

 


영화는 이 같은 한계를 인식한듯 철학적 사회적 확장을 자제하고 주인공 타샤의 심리를 이미지화하는데 집중한다. 


가장 차별적 특징은 잔인한 표현방식이다. 이 영화는 고어 영화에 익숙한 관객이 아니라면 거부감을 느낄정도로 신체훼손 장면들의 수위가 높다. 시각이나 청각적 효과 자체도 사실적이지만 도구나 방식이 잔혹하고, 더 나아가 윤리적으로도 고통스럽다. 


마치 게임이나 만화 등의 간접 체험이 실감을 주기 위해서, 또는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거부감없이 폭력 수위를 높이듯이 숙주를 이용한 타샤의 살인은 비정상적 잔인함을 보인다. 


또한, 혈액은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중요한 이미지다. 타샤가 피를 뒤집어쓰는 이미지는 여러 방식으로 반복되면서 신체라는 껍데기의 해체와 뒤엉킴을 암시한다. 신체훼손 장면 외에도 타샤의 정체성 혼란을 보여주는 강렬한 시각적 표현들이 영화를 이끌어간다. 제니퍼 제이슨 리, 숀빈 등 화려한 캐스팅은 이 영화의 매력적 요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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