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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거장의 카메라는 역사의 어떤 순간을 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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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록이다. 찰나에 대한 기억을 붙잡고자 하는 것이며, 당시의 정서까지 담아두고자 하는 욕망의 산물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10월26일까지 ‘한국현대사진 60년’을 조망하고 미래의 지평을 제시하는 기획전시 ‘한국현대사진 60년 1948-2008’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사진의 역사를 통해, 한국의 현대사에 대한 기억과 기록을 엿볼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역사 흐름 바탕으로 살펴
국립현대미술관과 원로 사진 전문가들이 함께 전시 개념, 작가 선정에서 전시 구성까지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 한국현대사진의 각 시대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106명의 작품 380여점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승훈 학예연구실장은 “사진이 현대 예술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한국 현대사진을 조명하는 본격적인 전시는 드물었으며 체계적인 정리도 부족했다”며, “금번 전시는 사진 역사를 정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사진예술계의 분출하는 창작력과 다양한 시각의 존재를 확인하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역사적 흐름을 바탕으로 초기의 한국현대사진을 조망하는 ‘한국현대사진 1948-1960’, 한국현대사진의 위상을 정립하는 ‘한국현대사진 1970-1980’, 다양한 실험과 창작활동으로 사진의 영역을 확장한 ‘한국현대사진 1990-2000’으로 나뉘며, 각 시대를 대표하는 사진가들의 작품이 선보인다. 특히 2002년과 2008년에 개최된 원로 사진가 이명동, 이형록, 정범태, 김한용의 대담을 통해 초기 한국 현대사진의 정황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얻을 수 있었다. 본 대담은 영상물로 제작돼 전시 기간 중 상영된다.
생활주의에서 작가주의로 발전
각 시대별 주요 내용과 작가들을 살펴보면, ‘한국현대사진 1948-1960’(제2전시실) 에서는 6.25 전쟁과 민족 분단, 전후의 극심한 빈곤 등 고난과 극복의 시기에 한국사진계를 휩쓴 ‘생활주의 리얼리즘’ 사진을 만날 수 있다. 전쟁을 통해 비극을 목격한 사진가들은 탐미주의에서 벗어나 리얼리즘이라는 물결을 만들어냈다. 당시 활동했던 주요 작가와 단체로는 임응식과 신선회(이해문, 한영수, 안종칠, 정범태 등)가 있다. 하지만 1960년대 후반 개발독재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사진가들은 공모전 위주의 제도적 장치 속에서 획일화, 정형화 돼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본 시기에는 이해문, 정범태, 임응식, 신건이, 주명덕, 최민식 등의 작품 80여점이 선보인다.
‘한국현대사진 1970-1980’(제2전시실)에서는 강운구, 배동준, 한정식, 홍순태, 김기찬, 김영수, 양성철, 오상조, 육명심 등의 작품 120여점이 선보인다. 1970년대 사진가들은 개인의 시각을 드러낸 새로운 형태의 작가주의를 완성시킨다. 당시 한국사회의 급속한 산업화는 전통의 몰락과 가족의 붕괴, 개인의 소외 같은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주명덕과 강운구는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생긴 갈등과 단절에 주목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형식 실험을 통해 이전 사진의 정형성을 극복하려는 작가들이 나타났는데, 육명심, 홍순태, 한정식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유학파의 다양한 실험
1980년대는 김영수, 신복진, 전민조 등이 부조리한 권력에 대한 저항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1980년대 중후반으로 들어서면 작가들은 사진 자체의 한계를 뛰어넘어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표현방식을 보여준다. 구본창, 배병우, 김대수, 김장섭 등의 사진은 이전 세대의 사진가들에겐 현대미술의 한 경향으로 간주됐고,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확산되면서 사진과 현대예술의 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한국현대사진 1990-2000’에서는 구본창, 김대수, 김중만, 민병헌, 배병우, 오형근, 이갑철, 이정진, 정인숙, 최광호, 김수강, 김아타, 김옥선, 방병상, 정연두 등의 작품 170여점이 선보인다. 1990년대는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실험과 창작활동으로 사진의 영역이 확장된다. 1990년대 사진 환경의 변화는 유학 또는 전문 사진교육을 받은 젊은 사진가들에 의해 주도된 경향이 뚜렷하다. 구본창, 김대수, 민병헌, 배병우, 오형근, 이정진, 이갑철, 정주하 등은 여러 매체를 혼합하고 기존의 사진 개념을 파괴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실험을 주도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디지털이라는 혁명이 사진 이미지에 대한 개념을 획기적으로 확장시켰다. 한국 사진계에서는 대규모 사진전과 각종 수상제도, 전시공간의 다양화 등에 힘입어 국내외적으로 두드러진 활동을 보여준 작가들이 눈에 띄었다. 김아타, 김상길, 정연두, 윤정미 등은 2000년대에 개별화된 생존 전략의 예를 보여 주는 작가들이다.
전시 운영위원을 이끈 김영수 사진작가는 “한국 현대사진사 60년의 역사 속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 뿐 아니라 잊혀진 작가들을 재 발굴해 소개하는데 역점을 두었다”며, “사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전시는 한국 사진의 위상을 높이고 사진계가 한 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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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년을 통찰하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페스트북은 정일남 작가의 소설 ‘반갑다, 지리산 무지개여!: 격동기를 살아낸 한민족의 이야기’를 올해의 추천 도서로 선정했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강제 노역과 해방을 거치며 한반도를 휘몰아친 격동의 역사를 평범한 민초의 삶을 통해 그려낸 역사소설이다. 정일남 작가는 노스텍사스대학에서 화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평생을 화학 연구자로 살았다. 정년 퇴임 이후에는 벤처기업 JSI실리콘을 설립했다. 그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룬 발전이 결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님을, 개개인의 수많은 노력과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또한 지나온 역사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거나 바로잡아야 할 부분들을 함께 성찰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페스트북 편집부는 ‘반갑다, 지리산 무지개여!’는 위대한 영웅이 아닌 지리산 부근에 사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년을 통찰하는 소설로, 그들의 삶과 슬픔, 저항을 날 것의 모습 그대로 꾹꾹 눌러 담았다며, 강제 노역과 전쟁, 분단의 파고를 지나야 했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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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