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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직 끝나지 않은 ‘바다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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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불법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가 재현될 조짐이다. 바다이야기가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후 정부는 대대적인 단속을 했고 곧 잠잠해지는 듯 싶었다. 하지만 제2, 제3의 바다이야기가 정부의 눈을 피해 더 음지로, 더 은밀하게 독버섯처럼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방법도 천태만상. 2008년 불법 사행성 게임의 현주소를 추적해 본다.
지능적인 영업 행태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경찰은 불법 사행성 게임 단속에 칼날을 세웠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게임장 업주들은 게릴라식으로 영업장소를 옮겨 다니며 단기간 영업을 하고 있고, 업종을 변경해 전체 이용이 가능한 게임을 교묘히 개·변조해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다이야기류 불법게임과 합법을 가장한 불법 개·변조 게임물, 온라인 도박게임 등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이 공개한 ‘불법게임물감시단 단속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1월13일부터 올 9월22일 현재까지 모두 641건에 708종 2만7172대의 불법 사행성 게임물이 적발됐다. 이들 게임물들은 고배당, 연타 등이 가능하도록 불법 변조돼 있었으며 적발된 게임물 가운데는 바다이야기와 황금성 등 아케이드가 454건으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도 187건에 달했다. 최 의원은 “심각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바다이야기와 황금성 등 불법 사행성 게임들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며 “적발된 곳이 이 정도면 아직도 상당수가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의 단속이 강화된 만큼 업주들의 영업행태도 훨씬 치밀해졌다. 불법 사행성 게임장들은 경찰의 눈을 피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창문을 가린 차량에 손님을 태워 게임장의 위치를 알 수 없게 하거나, 서울 시내 한복판의 담벼락이 열리며 오락실 출입구가 드러나기도 한다.
업주들이 경찰의 단속을 피하는 방법도 점차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엔 속칭 ‘바지사장’을 내세워 단속을 피하는 방법이 수차례 적발되고 있다. 최근 광주에선 속칭 ‘바지사장’을 내세워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해 온 호텔 사장 윤씨가 수년간 단속을 피해 오다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윤씨는 지난 4월부터 호텔 1층과 지하1층에 마련한 게임장에 사행성 게임기 156대를 들여놓고 불법 영업을 하면서 손님들이 게임을 하고 얻은 상품권을 이씨를 통해 수수료 10%를 떼고 환전해 줬다.
‘바지사장’ 내세워 불법 사행성 게임장 운영
윤씨가 들여놓은 게임기 중 116대는 ‘알라딘’, ‘야마토’ 등 등급 분류를 받지 않은 불법 게임기. 다른 게임기도 이른바 ‘연타’와 ‘예시’ 기능을 추가하도록 프로그램을 조작했다. 윤씨는 당국에 단속되면 ‘내가 업주’라고 둘러대는 ‘바지사장’ 역할을 일당 10만원에 내세워 단속망을 피해왔다고. 윤씨가 운영하는 호텔은 몇 넌 전부터 내부에서 불법 사행성 게임장이 운영돼 업주들이 수차례 적발돼 온 곳이다. 윤씨는 매일 영업 장부를 파기해 그동안 부당한 방법으로 올린 매출이 얼마인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의정부에서는 김모(41세)씨가 바지사장을 내세워 기업형 불법 사행성 성인오락실을 운영해 오다 적발됐다. 김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고양시 전역 6곳에 ‘상호가 없는’ 성인오락실을 차려놓고 바지사장을 내세워 불법영업을 해왔다. 게임은 1만원당 1만점의 점수를 부여한 뒤 1차례에 100점씩 감해지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손님들이 얻은 포인트 점수는 상품권을 지급했다. 현금을 원하는 손님에겐 수수료 10%를 떼고 돈으로 바꿔줬다. 경찰에 압수된 게임기 상당수는 1회당 최고 250만점이 나올 수 있는 일명 ‘메모리연타’ 기능이 내장된 불법 게임기였다.
신종 도박장인 ‘텍사스 홀덤’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세븐포커와 유사하지만 게임 진행 시간이 빠르고 무제한 베팅이 가능하며 돈을 잃어도 다시 게임에 참여할 수 있어 도박성과 중독성이 강하다. 문화관광체육부는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잠잠했던 불법 게임장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정상적인 심의를 받은 게임물의 불법 개·변조가 성행하고 불법 게임장은 ‘○○월드’ 등 변종 바다이야기로 간판을 바꿔 달고 불법 영업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이야기’는 인터넷으로 파고들었다. 인터넷 ‘바다이야기’는 게임 프로그램을 내려받는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되기 때문에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가 바로 게임기가 되는 방식이다. 게임 머니 역시 해당 사이트에 나와 있는 계좌번호로 돈을 입금하면 10분 안에 사이버 머니로 바꿔준다. 게임장에 나가지 않고서도 사행성 게임을 할 수 있어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추세다.
뜨뜻미지근한 정부의 대책
도박 중독자 치료 모임인 ‘단도박모임’의 한 회원은 “현금으로 하는 온라인 바다이야기, 온라인 포커 사이트 등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이런 불법 게임 사이트를 통해 도박에 중독된 사람이 부쩍 늘었다”며 “인터넷의 특성상 따로 게임장을 찾지 않고도 게임을 할 수 있어 중독 속도 또한 빠르다”고 지적했다.
경찰의 강력한 단속의지에도 불법 사행성 게임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적발돼도 처벌 그 이상의 막대한 수익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오락실 1개당 4개월이면 순익으로 1억원이 남는다는 얘기가 있다. 용산경찰서에 의해 구속된 이모(39세)씨의 경우 불과 8일 동안 불법 성인오락실을 운영해 순익 4127만원을 챙겼다. 몇 개월만 단속을 피해도 본전은 물론 떼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성인오락실이 점차 대형화, 조직화하고 있으며 ‘바지사장’을 내세워 단속한 후에도 계속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불법을 적발해도 실효가 없다는 점이다. 소송을 제기하면서 최종 판결이 내려지는 동안 영업을 계속하기 때문이다. 몇 개월만 영업을 해도 투자금을 회수하는 상황에서 업주들에게 탈법은 거리낄 게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법 사행성 게임이 확산된 데는 정부의 책임도 크다.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정부는 불법 오락을 뿌리뽑겠다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경마, 스포츠 복권 등만을 대상으로 할 뿐 여전히 불법 게임은 외면했다. 전문가들은 게임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불법게임을 알면서도 방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불법 사행성 게임의 심각성이 제기되자 정부는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불법 게임과 도박물 근절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미봉책에 지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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