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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론직필’에서 ‘보편적 경제언론’으로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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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두 번이나 바뀔 동안 시사뉴스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 10월15일, 시사뉴스는 갖은 풍파와 역경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와 신념으로 창간 20돌을 맞게 됐다. 중소언론 매체로선 유일무이하게 성인식을 치르게 된 것이다. 지난 1989년 첫 발을 내딛은 ‘시사뉴스(당시 시사정경)’ 창간사에는 민중의 외침을 감싸 안은 정론직필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있다. 창간호의 광주 민주화항쟁 참사 공개를 비롯해 재벌기업들의 정경유착, 대기업의 노동자 탄압, 국가 고위기관의 비리 폭로 등 권력과 자본의 힘에 굴하지 않고 오직 민중의 편에서 붓 들기를 멈추지 않았다. 시사뉴스가 걸어온 20년 길을 되돌아본다.
창간호 5판 인쇄 8만부라는 경이로운 기록 세워
시사뉴스는 창간호에서 광주민주화항쟁 10주기를 맞아 계엄군의 공식 발포시기인 1980년 5월21일(정부의 주장대로라면) 이전에 발견된 처참한 시신들의 사진과 금남로를 가득 메운 민주화의 열기 등을 담은 화보를 게재했고 이는 국내·외에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국민의 이름을 가진 정통정권이 아니었던 1980년, 시사뉴스의 광주항쟁 화보는 큰 반향을 일으켰고 국민들은 경악하고 분노했다.
보도가 나간 직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로부터 수정 요청을 받는 등 내외로 많은 압력을 받았으나, 시사뉴스는 발행을 멈추지 않았고 창간호 5판 인쇄에 8만부라는 전례 없는 기록을 남겼다.
이처럼 꺾이지 않는 진실 보도에 대한 굳은 의지는 강신한 발행인의 테러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의 하나로 꼽히는 1991년 3당 통합(당시 민정당, 민주당, 공화당)에 대해 본지 강신한 창간 발행인은 당시 3월호에서 ‘제13대 국회 해산하고 14대 총선 다시 해야’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기사가 나간 후 서울 강남의 R호텔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본지 강신한 발행인은 괴한 3명에게 전치 3주에 해당하는 폭행을 당했고, 이는 사상 초유의 언론인 테러사건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범인들은 끝내 검거되지 않아 이 사건은 아직까지도 의문을 남긴 채 세월 속에 묻혀 갔다.
1994년 9월 당시 서강대 총장이었던 박홍 총장의 주사파 발언의 충격이 일파만파 번져가던 시점에서 시사뉴스는 한총련과 주사파와의 관계, 학생운동 김정일 배후설 및 학생운동의 계열과 나아갈 방향을 짚었다.
접근하기 힘든 여러 사건들을 밝혀내는 데 앞장서온 시사뉴스는 1993년 7월호 ‘금융 마피아, 이원조에 의해 쓰러져간 기업들’을 통해 5공 시절 ‘부실기업’이란 누명 하에 쓰러져갔던 수많은 기업들의 비화를 파헤쳤고 1993년 8월 ‘삼청교육이 이기동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절친한 선후배 지간이었던 코미디언 배삼룡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삼청교육대에 인기 연예인이었던 이기동씨가 착출된 사건을 폭로했다.
1996년 ‘기무사의 인권탄압’ 고발
본지 언론탄압 자행
또한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정권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희생당한 대표적 기업 대한선주 회장이었던 윤석민씨와 6개월의 노력 끝에 인터뷰에 성공, 정부와 한진그룹 조중훈 회장과의 밀약으로 헐값에 인수될 수밖에 없었던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1996년 2월부터 시작된 ‘기무사’와의 싸움이 시사뉴스의 정직한 언론, 용기 있는 언론의 모습을 보여준 가장 대표적인 예로 기억된다. 1996년 2월 본지는 ‘기무사의 내부 인권탄압’을 고발했다. 기무사는 김영삼 정권 출범 후 외형적인 축소나 인원감축 등을 통해 권력의 핵심기관으로서의 이미지를 탈피하려 했으나 여전히 의문이 남는 기무사 작성 문건과 내부 개혁을 빌미로 한 고급간부들을 전역, 전출시켜 인사권을 남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여기에 당시 임재문 기무사령관이 자신의 아들을 기무부대로 보직시키고 다른 사병도 청탁을 넣어 기무부대 군사과에 보직시킨 사실도 만천하에 폭로됐다. 이같은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고 불과 두시간여 후 기무사 언론과장은 본지를 방문해 “조치해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이후 기무사의 감시와 미행 등 언론탄압은 상상을 초월했다. 전화도청은 물론 발행인 미행을 통한 위기감 조성, 회사 주변 감시 등 문민정부에서 상상하기 힘든 언론탄압이 자행됐다.
이에 본지 기자단은 그해 5월3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무사의 불법적 감시미행과 언론탄압 중지를 촉구했으며 유수의 언론사가 대거 참여해 세간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그럼에도 발행인과 당시 취재부장이 서울 구치소에 수감되는 등 압력은 끊이지 않았다. 경실련과 민변 등 86개 시민단체가 이에 반발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약 1년간 한국 언론 사상 국군기무사라는 특수정보기관의 압제에 저항하는 가장 큰 목소리가 진행됐고 실로 인고의 세월이 흘렀다.
두산그룹 비리와 의혹 파헤쳐 노동자층 강한 지지
후에 알려진 바로는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서울지방검찰청 한의원 검사가 본지 사건의 수사가 편파적으로 일관했다는 상급기관의 감찰의 결론에 따라 몇 년 후 검사직에서 물러났다고 한다. 그러나 군사정권 장악 시절 악명을 떨쳤던 ‘보안사의 망령들’을 떨쳐내기 위한 시사뉴스의 의지는 결코 꺾이지 않았다.
지금도 끊이지 않는 식품파동을 앞서 고발하기도 했다. 2000년 5월 파스퇴르유업의 최명재 회장과 기업의 불량유통 실태를 고발하는 등 사회적으로 만연한 부정부패를 고발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했다. 당시 해외로 자금을 은닉하고 허위발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최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본지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는 국민의 알권리 뿐 아니라 안전한 먹거리 문화정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1월에는 두산중공업 전 노조대의원 배달호 씨의 분신자살 사건을 현장 밀착 취재해 그가 자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파업 후 사측의 손해배상청구소송과 노조원 재산 가압류가 반인사적 탄압임을 세상에 알렸다. 또 두산그룹의 특혜성 BW발행과 편법 증여 의혹을 제기했고 두산그룹 특검을 주장하는 등 두산그룹의 비리와 의혹을 잇달아 파헤쳐 노동자들로부터 강한 지지를 얻었다.
또 그해 6월에는 국내 최대 로펌회사 김&장 법률사무소가 진로그룹의 법률자문이 끝난 지 불과 1년여 만에 이 그룹의 적대적 M&A 의혹을 받고 있는 골드만삭스의 법적 대리인으로 나선 것을 지적, 윤리성 문제를 제기해 시민단체의 관심을 촉발했다. 취재과정에서 김&장 측은 보도를 막아줄 것을 수차례 요청하고 협상 등을 제시해 왔지만 자본과 권력의 힘에 굴복하지 않고 시사뉴스는 보도에 충실했다.
이후 여타 언론사들도 잇따라 김&장의 윤리성을 지적하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사회적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이처럼 시사뉴스는 민중의 편에 서서 사회병폐를 바로잡는데 앞장섰다.
20년간 한 발행인이 한 장소에서
쉼없이 발행해 새로운 이정표 수립
2004년은 특히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여야정쟁이 꼬리를 물면서 국가적으로 혼란에 빠진 시기였다. 당시 헌정 사상 초유의 노무현 탄핵가결과 정치권의 줄다리기식 정쟁을 비판하는 기사들을 연속 심층 기획해 민심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었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서민의 고혈을 짜는 신용카드사와의 전쟁을 선포, 신용카드사 폭리구조, 신용불량자 실태, 그리고 대책 등을 연이은 기획기사로 다루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 자살과 실업에 관한 문제점과 원인, 방향 등을 밀도 있게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2004년 인터넷 시사뉴스를 발행함으로써 오프라인 상에서 보도할 수 없었던 실시간 속보와 빠른 정보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10만 회원수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 하고 있다. 또한 2006 독일월드컵과 2007년 대선 등 국제적 행사들과 정치적 이슈들을 한발 앞서 점검하고 평가하고자 국제여론조사연구소와 공동으로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 일련의 정치적 움직임과 사회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심의 방향을 가늠하는 역할을 했다. 2006년 ‘의혹’으로 묻혔던 3억6000만 달러의 DJ비자금 로비사건을 연이어 특집으로 보도하여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지난해엔 ‘한미 FTA 협상’ 타결까지의 힘겨운 시간과 역경을 심층 보도했고, 삼성 비자금 의혹과 서브프라임 사태, 유명인 학력위조 등 사회 각 이슈를 다뤄 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고유가와 물가폭등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과 기업들이 탄식하는 목소리를 담았고 국내 외국계 자본에 의한 무차별 M&A가 위험수위에 넘었음을 경고했다.
중견 언론사로서 입지를 굳힌 시사뉴스는 한국 언론 역사상 한 발행인이 20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는 점, 중소 언론매체가 20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다는 점에서 한국 언론 역사상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80년대 초반 국내 언론매체들은 입이 있어도 말할 수 없었던 안타까운 시기였다. 진실과 정의가 썩어 뭉개져도 ‘그걸 그렇다’라고 표현 못하고 반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의 굴욕적인 시대를 거쳐 온 것이다. 이제는 열린 시대와 민주화의 물결 속에서 강압적인 족쇄를 벗어던지고 언론매체들은 제 할 일을 하게 되었다.” -<창간호 편집후기 中>
무소불위의 권력, 온갖 비리와 부정 속에 독자와 함께 왜곡된 진실을 파헤치며 달려온 시사뉴스는 언제나 본지를 아끼고 지켜보는 독자들의 성원을 자양분으로 이뤄진 결실이다. 쉼 없이 달려온 시사뉴스 20년, ‘정론직필(正論直筆)’을 나침반으로 삼아온 시사뉴스는 이제 새로운 변화의 역사를 다시 쓰려 한다. 사훈을 ‘보편적 경제언론’으로 바꾸고 현대 언론의 미래와 보편적 경제 가치를 담아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는 언론사가 되겠다는 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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