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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편법 증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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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편법 증여 논란




특혜성 BW를 통한 지분확대 의혹 두산과
‘닮은꼴’



성전자
이재용 상무보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통한 편법 증여 의혹에서 출발한 재벌 총수가의 편법적인 경영권 확보의혹이, 삼성 SK 두산 등에
이어 현대산업개발까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은 두산사례와 ‘닮은꼴’을 하고 있어 그 진위파악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두산 대주주의 BW 변칙발행과 유사


지난달 27일, 참여연대는 “현대산업개발이 특혜성 해외 BW 발행을 통해 정몽규 회장의 지분을 늘려준 의혹이 있다”며 진상공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례는 (주)두산 대주주의 BW 변칙발행과 유사한 경우로, 현대산업개발이 ‘제 2의 두산 사태’ 를 맞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해외발행을 가장한 국내발행, 발행 직후 대주주 대량 매입, 주가하락에 따른 리픽싱 옵션 등이 두산과 유사한 문제점으로
부각된다. 참여연대의 의혹 제기로 두산은 대주주가 신주인수권 특혜 시비 끝에 올 초, 여론에 못이겨 BW를 전량 무상소각 결정을 내렸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증권거래소 공시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현대산업개발(주)의 정몽규 회장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83회 해외 BW(99년 5월 발행)와 86회 해외 BW(99년 8월 발행)와 관련, “(주)두산의 특혜성 해외 BW와
유사한 의혹과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이 83회 해외 BW의 85%(8,926,700주)를 발행 직후 매입했으며, 86회 해외
BW도 발행 직후 50%(3,549,112주)를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특히 83회 BW의 경우 주가하락에 따른 행사가 조정 조항이 있어 발행당시의 행사가격 1만1,340원은 현재 5,000원으로 하락했고 인수할
수 있는 주식수도 8,926,700주에서 20,439,155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83회와 86회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지분율은 9.7%에서 31.5%로 크게 확대됐다.











편법적 경영권 확보 의혹을 받고
있는 현대산업개발 본사 사옥(우)과 대주주 정몽규 회장(좌)

현대산업개발(주)의 해외 BW와 관련된 의혹과 문제점

그렇다면, 현대산업개발(주)의 해외 BW와 관련된 의혹과 문제점은 무엇인가.

참여연대는 첫째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지배주주의 지분확대를 노린 발행이라는 데 초점을 둔다.

2002년 12월 31일 현대산업개발(주)의 발행주식총수는 75,384,180주. 이 중 BW로 발행가능한 주식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37%에
달한다. 정 회장만 신주인수권을 행사한다면 지분율은 9.7%에서 31.5%까지 증가하는 반면,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74.71%에서 56.68%로
대폭감소하게 된다.

즉, 주가하락에 따른 행사가가 자동하락하는 리픽싱옵션이 포함된 BW의 경우 인수자는 아무런 위험없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반면, 회사와 기존
주주들은 주식물량 증가로 손실을 입게 된다.

1999년은 정몽규 회장이 현대산업개발(주)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최대주주로 부상하는 등 정씨 일가 내부의 소유 구조 정비가 이뤄졌던 시기.
따라서 1999년 초 현대산업개발이 특혜성 BW를 사모형식으로 발행하고, 대부분을 정몽규 회장이 매입한 것은 대주주의 안정적인 지분확보를 위한
목적이었다는 의혹을 갖게 하는 부분이라고 참여연대는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발행 1년 후 put-option 행사로 인해 사채에 대한 원금이 조기 상환된 것은 1년짜리 자금을 위해 인수자에게만 유리한 해외
BW를 발행한 셈”이며 “이는 현대산업 이사들이 회사와 기존주주들의 이익에 충실한 결정을 내렸는가를 의심케 한다”고 참여연대는 덧붙였다.

둘째는, 해외발행 사모 BW를 정몽규 회장이 인수한 경위에 관해서다. 참여연대는 “현대산업개발이 공시에서 83회 BW는 해외발행 BW며, 사업보고서상
사모발행이라고 기재돼 있지만 BW의 대부분을 납기일(5월 27일) 당일 정 회장 개인이 인수했다는 것은 해외발행이라는 공시와 달리 BW 발행이
사실상 정 회장의 취득을 예정에 둔 국내발행”이라고 주장했다.

또 “86회 BW도 납입일(8월 10일)로부터 9일이 지난 뒤 정 회장이 50%에 해당하는 3,549,112주로 매입해 국내 발행 의혹이 있다”고
덧붙였다.

셋째는 사채와 신주인수권의 분리 및 사채인수권자에 대한 의혹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분리형 BW를 발행, 1년 후 사채를 전액 조기상환함으로써
1년 동안 1억불의 자금 조달을 위해 2009년까지 장기간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참여연대는 “정 회장이 BW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금조달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없이 신주인수권만 인수하여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했고, 사채는 제3자가
인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BW를 1억달러어치 해외에서 발행한 뒤 신주인수권 일부만 정 회장이 각각 30억원씩 두차례에 걸쳐 다시 매입한
것이 무슨 법적인 문제가 있냐”고 항변했다.

넷째는, 참여연대가 현대산업개발의 최대특혜로 본 행사가조정 조항(refixing-option) 공시누락에 따른 부실공시다. 주가가 하락할때는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하향조정하는 대신, 주가가 다시 상승하더라도 행사가격을 상향조정하지는 않는 ‘리픽싱 옵션’은 소수주주들에게 매우 불리한
조건이며, 주식희석화 위험 등 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주)는 리픽싱옵션이 있었음에도 이를 공시하지 않았던 것. 참여연대는 “이는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공시하지 않은 부실공시”라면서 “증권거래법 제186조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은 99년 당시 BW의 리픽싱 옵션은 일반적인 발행형태 중 하나이며 대주주가 신주인수권을 각각 30억원에 매입한 것도 법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배주주 일가의 편법적인 주식
증여 의혹을 받았던 두산그룹 본사 사옥(우)과 노동자 분신과 노조감시등으로 불의를 빚은 두산중공업 박용성회장(좌)

재벌가, 현대산업개발 의혹 결과에 초미의 관심

현대산업개발의 특혜성 지분확대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가변동도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참여연대의 문제제기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만약 두산 사례처럼 대주주가 신주인수권을 포기한다면 현대산업개발의 주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는 결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신주인수권에 대한 의혹이 계속될 경우 지배구조 문제 부각에 이어, 주가희석 우려에 따른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회사
이미지 훼손으로 브랜드 가치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 시점에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대주주의 권리 포기 △일부행사 외 나머지 소각 △현대산업개발이 유상매입 후 소각 △전량 행사 등이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의 유상매입은 주주가치 희석 우려로 실현 가능성이 낮고 대주주의 BW 행사 가능성도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것은 현대산업개발이 M&A 대상이 될 가능성이 낮고, 주가 수준이 낮아 대주주의 시세차익폭이 크지 않으며, 행사시 주가하락 우려가
낮은데다 권리행사에 필요한 대주주의 현금 유동성 부재 등의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참여연대의 주장에 대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사태파악 후 회사의 입장을 정리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관계자들이 퇴사를 한 상태라 사태파악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참여연대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관련자료 확보와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면서 “현대산업개발이 해외 BW를 발행하면서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모집한 사실이 밝혀지면 공시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두산은 지난 2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공시의무 위반으로 과징금 5억원을 부과받았다.

현대산업개발이 두산과 BW를 무상 소각한 전철을 그대로 밟을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되면서, 경영권을 2세나 3세로 넘겨야 하는 다른 재벌가에도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홍경희 기자 khhong04@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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