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각 전까지 현상 유지, 수수료 인상 금지
배민·요기요 시장 점유율은 99.2%…2위 카카오
[ 시사뉴스 황수분 기자 ]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배민) 인수·합병(M&A)에 대해 자회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 매각 조건으로 승인한다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밝혔다.
28일 조성욱 공정위 위원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에서 "배민을 인수하려면 6개월 안에 요기요를 제3자에게 팔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요기요 매각이 끝나기 전까지 배민 M&A 없이 현 상태를 유지하라"는 명령도 함께 내렸다.
공정위는 이 기간 안에 DH가 DH코리아를 팔지 못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면 최대 6개월까지 매각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요기요 및 '배달통' 등 DH가 보유한 다른 배달 앱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음식점에 적용하는 실질 수수료율을 바꾸지 못 하도록 했다.
DH는 요기요 배달원의 근무 조건을 불리하게 바꾸거나 소비자·음식점 데이터베이스(DB) 등 정보 자산을 이전하거나 공유해서도 안 된다.
배달 앱의 배민·요기요 시장 점유율은 99.2%(직전 연도 거래 금액 기준)에 이른다. 2위인 '카카오 주문하기' 서비스와의 격차는 25%포인트(p) 이상이다.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쿠팡이츠' 전국 시장 점유율은 5% 미만이다.
공정위가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보는 요건(시장 점유율 50% 이상, 1·2위와의 점유율 격차 25%p 이상)이 여기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이번 M&A로 배민·요기요 간 경쟁이 사라지면 소비자 혜택이 감소하고 음식점 수수료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배민·요기요가 상대방보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주문 건당 쿠폰 할인을 덜 제공했다는 사실이 공정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배민·요기요가 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음식점의 이탈은 1% 미만이었다.
공정위는 배민·요기요 M&A가 배달 기사와 오토바이만 두는 배달 대행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배민 라이더스, 요기요 익스프레스 등 자체 배달 서비스 때문이다.
서울·경기·인천 내 배민·요기요 자체 배달 서비스 배달 대행 시장 점유율은 약 20%(2019년 12월 배달 처리 건수 기준)로 업계 3위 수준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6개 사업자가 40여개의 공유 주방을 운영, 400여개 음식점 입점으로 이들의 배달 앱 매출액 의존도는 70%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