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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강남순환고속도로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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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순환고속도로 무엇이 문제인가?




환경에 대한 서울시의 이중잣대


재 서울의 최대 이슈는 당연 ‘청계천
복원’이다. 조속한 사업 진행에 따른 우려와 주변 상인들의 반대가 있기는 하지만 도시 한가운데 맑은 물을 흐르게 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시의 계획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는다. 시민들이 청계천 복원에 따른 교통불편을 감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친환경적인 도시에서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 이것이 청계천 복원에 대한 서울시의 논리이고 시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강을 사이에 두고 청계천과 반대편인 강남지역에서는 서울시가 다른 논리로 시민들의 바람을 저버리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강남순환고속도로가
바로 그것이다.




직선도로가 ‘V’자로




강남지역의 교통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되는 서울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는 남북구간(성산대교 남단~안양천교) 11.8Km와 동서구간(안양천교~수서IC)
22.8Km로 이어지는 34.8Km의 ‘V'자형 도로. 완공되면 기존 동부간선도로, 올림픽대로와 이어져 서울 도심을 환선형으로 잇게 된다.


성산대교 남단∼안양천교의 남북구간(11.9㎞)은 지하화하기 위해 현재 연구 용역이 이루어지고 있고, 안양천교∼수서IC의 동서구간(22.9㎞)은
환경영향평가를 남겨 놓고 있다. 한편 동서구간 금천구 시흥동∼서초구 우면동 12.4㎞와 남북구간 대부분은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유료도로로
만들 계획이다.

총공사비만도 청계천 복원의 6배에 달하는 2조6,000억원. 그런데 강남순환고속도로 건설을 놓고 서울시와 시민단체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대립하고 있다. 10여 년간 준비해온 사업이니 만큼 강행하려는 서울시, 이에 맞서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모임 등 29개 단체로
구성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건설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공대위는 현재 계획대로 강남순환도속화도로가 건설되면
오히려 교통체증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남순환고속도로의 당초 건설목적은 강남지역의 동서를 잇는 남부순환로와 올림픽대로의 상습정체를 해결하고, 강남내부에 최단 직결체계를 구축해
동서교통량을 처리하는 데 있었다. 1997년 발표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타당성 및 기본계획’ 종합보고서에서도 도로는 오류I.C~양재I.C를
잇는 직선구간으로 계획됐다. 그런데 추진과정에서 당초 직선연결망이었던 도로가 ‘V’자로 우회하는 도로로 바뀌었다(그림 참조). 노선변경에
이유로 서울시는 ‘지역주민의 생활환경과 상권 보호’를 들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도로 본연의 목적이 손상되지는 않았나 의문이 가는 것이
사실.

양장일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1994년부터 추진된 강남순환고속도로는 승용차 전용도로로 강남~강서구간의 직결체제 구축이라는 당초 목적에서
벗어나, ‘V’자형으로 장거리 우회하고 수도권 외곽의 장거리 통과 차량을 끌어들여, 강남지역의 도로혼잡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반대는 얼마나?




시는 1992년 계획을 구상한 이래 10여 년간 여론을 수렴했기 때문에 일부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을 백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업에 책임 있는 서울시 관계자도 “강남순환로 건설계획은 시의회 심의와 각종 감사를 통과했고, 이미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만큼 타당성 검토는
끝난 상태”라며 백지화 불가입장을 밝혔다.

반면 한복선 주민대책위 대표는 “시가 주민들의 여로수렴을 꾸준히 했다고 하는데. 내 주변에서 공청회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또 시가
소수 주민들의 반대로 왜곡하는데, 도로가 건설될 지역 그리고 안양천 주변 주민들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양천 살리기 대표를 맡고 있는 한 금천구 주민도 “도로건설의 확실한 계획을 알고 싶어, 시에 구체적 계획을 요구할 때마다 설명이 달랐다”며
“서울시에서 보내준 도면만도 6개가 있는데,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시가 신문엔 공청회나 여론수렴에 힘쓰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오히려 우리는 신문을 통해 시의 구체적인 계획을 듣게 된다”며
“또 금천구 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 등 모두를 만나 보아도 시의 구체적 계획을 알고 있지 못했다”며 시의 비민주적 사업추진을 비판했다.


공대위는 “시가 청계천 복원에는 막대한 홍보비를 지출하면서까지 여론형성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사업비만도 6배에 달하는 강남순환고속도로
건설에 대해 의견수렴을 게을리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반쪽짜리 설계도로 집짓기




한편 양장일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서울시는 청계고가 철거사업에서는 친환경적 도시건설을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서울의 허파라고 할 수
있는 관악산, 우면산을 관통하는 터널과 10년간의 노력으로 되살아나는 안양천을 다시 뒤엎으려는 원칙 없는 행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는 34.8km의 전 노선중 14.4km가 안양천변을 지나고(서울시는 도로를 지하화 하겠다고 주장), 10.27km가
관악산, 우면산을 뚫는 장대터널로 계획돼 있다. 친환경적 도시건설을 주장하며 “하늘이 두 쪽 나도 7월에는 청계천고가도로를 걷어내겠다”고
한 이명박 시장이 한쪽에서는 환경파괴를 묵인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강남도로의 전(全) 구간(34.8km) 중 동서구간인 금천구 독산동에서 서초구 양재동 간의 17.1km 구간만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진행 중이며, 나머지 절반 구간은 영향평가를 협의하지 않고 있다. 즉 서울시는 전구간의 절반만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일부구간에서 먼저
사업진행을 하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서울시가 법의 결함을 이용해 고의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는 편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일정규모
이하로 영향평가를 받아 구간별로 공사하게 될 경우 사업 전체에 대한 실시계획 승인이나 전체구간에 대한 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법의
맹점을 이용해 서울시가 편법으로 공사강행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사가 대규모 일 경우 구간을 나누어 하는 것은 일반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대위는 “34.8㎞ 전체
노선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나 기술적 타당성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것은 ‘일단 저질러놓고 보자’는 식”이라고 비난했다.




고병현 기자 sama1000@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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