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5 (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특집

요부와 성녀의 두 얼굴

URL복사
앞서 살펴보았듯 유독 여간첩은 드라마틱한 고정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언론에서 간첩을 냉혈한으로 그릴 수도 있고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로 포장할 수도 있다. 간첩의 이미지는 때로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때로는 언론의 상업적 이익에 따라 과장되기 마련이다. 여성이라는 성적 정체성은 특히 이 같은 의도에 따라 이용되기 좋은 소재였다.
치명적 매력에 대한 대중적 공포
여간첩은 대체로 팜므파탈로 각인돼 있다. 여자 스파이의 대명사인 마타하리의 이미지는 여자 정보원에 대한 대중의 고정관념을 가장 잘 설명한다. 고급 창녀였던 마타하리가 섹스를 이용해 고위급 간부들과 접촉, 기밀을 빼낸 행위는 여성의 치명적 매력에 대한 대중적 공포심을 가장 극적으로 압축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미인계에 현혹돼 기밀을 흘리는 멍청한 보안 지킴이들의 존재는 미모의 여간첩보다 더 비현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첩에게 이용당한 고위급의 ‘그들’에 대해선 관심조차 거의 없는 반면, 마타하리로 대표되는 여간첩은 사악한 요부로 기억된다. 이렇게 포장하면 많은 희생자를 낸 전쟁에 대한 책임을 한 여성에게 모두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원정화 사건도 원정화에게 간첩 활동 편의와 정보를 제공한 남성들은 신원조차 공개되지 않은 반면 당사자는 얼굴마저 모두 노출됐다. 언론에 가장 핵심적으로 거론된 것은 북에 넘어간 정보들이 보안에 얼마나 위협적인 것인가는 사항이 아니라 성적 행각이었다.
미모에 따라 갈리는 운명
언론은 ‘미모의 여간첩’이라는 진부한 수식어를 그녀에게 붙였다. 하지만 네티즌은 그녀의 스파이 노릇보다 미인이 아니라는 점에 더 충격을 받은 듯한 인상이다. 이에 대해 변명하듯 군 당국은 “여간첩 원정화는 158센티미터의 키에, 말투가 거칠고 그리 예쁜 얼굴이 아니었지만 황 대위가 여자를 사귀어본 경험이 없어 누나 같은 마음을 가졌을 것”이란 설명을 붙였다. 간첩활동에서 성이 도구가 아니면 안 된다는 수사기관의 강박관념마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섹스를 팔아 정보를 챙기는 요부의 대척점에 희생양의 이미지 또한 여간첩을 따라다닌다. 사랑의 희생자라는 동정이 붙었던 김수임, 순결한 미인으로 묘사된 김현희 등이 대표적 사례다. 김현희가 악녀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면 운명이 달라졌음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김현희의 외모는 공포심으로 반공 의식을 고취시키기에 적당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약한 여성을 살인마로 만든 북한 사상의 냉혹함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기 적당했다.
여간첩은 이처럼 정부와 언론, 대중적 무의식 속에서 실체와는 거리가 있는 이미지로 각인된다. 하지만, 대중의 의식이 성장한 탓인지 그녀의 외모가 드라마틱하지 않은 탓인지 원정화는 언론의 자극적 보도에도 불구하고 쉽게 전형화되지는 않는 듯하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히든기업연구소, ‘2025 추계세미나 및 기업 IR발표회’ 성료...회원사간 협업 강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사)히든기업경영전략연구소(HEMSI)는 12일 오후 4시 과천 이트너스 사옥에서 22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기업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5 추계세미나 및 기업 IR발표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히든기업경영전략연구소가 중소기업 간 협업 및 비즈니스 성장을 도모하고자, 다양한 전문가와 기업 대표들 간 연대와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박성태 이사장은 연구소 설립 후에 경과 보고 후 자문 요청을 하는 회원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홍보▲경영▲세무▲노무▲특허 컨설팅 자문위원들을 소개했다. 박 이사장은 연구소 환영사에서 “히든기업연구소는 무리한 투자나 경영 컨설팅을 제안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제안된 사업에 대한 연구소 차원의 면밀한 검증을 하고 있으며, 타당성 결여 등이 확인되면 컨설팅을 중단하며, 절대 무리한 컨설팅비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먼저 특강에서는 김현수 심시스글로벌 공동대표와 정종민 에이플러스에셋 전무가 자사의 주요 사업현황과 사업구조의 특장점, 콘텐츠 경쟁력 등을 소개했다. ‘스페이스 AI 와 스마트빌딩 구축 운영사례’라는 주제로 첫 번째 특강에 나선 김현수 대표는 "심시스글로벌은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40대 간호사 병원에서 셀프 처방으로 실손보험1억여원 편취 실형 선고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40대 간호사가 병원에서 구매하는 보습제인 이른바 'MD크림'을 셀프 처방하는 등 허위서류를 작성해 1억원이 넘는 실손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단독(김현숙 판사)는 14일(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혐의로 기소된 A(40·여 간호사)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5월7일부터 지난해 2월27일까지 자신이 근무하는 의원 등에서 자신과 어머니, 자녀 2명의 명의로 허위 내용의 진료기록부 등 서류를 위조하거나 진료비를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315차례에 걸쳐 보험회사들에 실손의료보험을 청구해 총 1억3161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당시 인천 서구 가정동의 한 의원에서 간호과장으로 근무하면서 보관하고 있던 의원의 법인 도장(직인)을 이용해 서류를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자신과 자녀 1명이 피부건조증으로 진료받은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작성한 뒤 보습제 MD크림을 셀프 처방하기도 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을 했다"면서 "피해금액이 1억원을 상회함에도 30

문화

더보기
학습의 본질 ‘공부를 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출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공부를 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을 펴냈다. 이 책은 공부를 단순한 암기나 시험 대비의 기술이 아닌, 모두의 세상을 이해하고 자기 자신의 세상을 확장하는 철학적 행위로 바라본다. 저자는 ‘배움 없는 익힘은 의미 없고, 익힘 없는 배움은 쓸모없다’라는 핵심 메시지를 통해 학습의 본질을 탐구한다. 책은 시와 에세이 형식을 빌려 학습의 구조를 따뜻하고도 깊이 있게 풀어낸다.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된 본문은 ‘공부의 개념’에서 시작해 ‘학습의 작동 원리’, ‘교과별 학습’, 그리고 ‘학습의 내면’까지 다룬다. 배움과 익힘, 이해와 적용, 기억과 망각, 사고와 표현 같은 개념을 사유하면서, 공부를 점수나 평가의 도구가 아닌 ‘삶을 변화시키는 지적 여정’으로 자리매김한다. 독자는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이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고려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책학을 전공하고, 정책연구소와 국가연구기관에서 교육과 과학기술 정책을 연구했다. 동시에 에듀테크 기업 콘텐츠팀장, 입시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학습 현장의 고민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경험했다. 그는 “공부 때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