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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재벌 테마주’에 돈벼락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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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부터 불거진 재벌 3,4세의 주가조작 실체가 드러나면서 재벌가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공식적으로 드러난 인물은 3명. 검찰은 허위공시를 통해 10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범LG가(家)의 3세인 구본호 씨를 구속기소했고, 두산그룹 4세인 박중원 씨는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한국도자기 창업주의 손자인 김영집 씨 역시 차명계좌를 통한 주가조작이 상당부분 드러나 조만간 검찰의 소환이 임박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아직 공식화 단계는 아니지만 주가조작에 관여한 재벌가 자제들이 5~6명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있다.
재벌가 후세는 ‘주가조작의 손’
재벌가의 손이 닿으면 대박이 난다는 ‘재벌 테마주’가 이번 사태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재벌가 자녀들이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다가 급락하면서 ‘주가조작의 손’이라는 비판이 나돈다.
재벌 테마주의 선봉은 단연 LG가 3세로, 현재 그룹총수인 구본무 회장의 6촌 동생이기도 한 구본호 씨다. 구씨는 지난 2006년 가을부터 지난해까지 코스닥 시장을 뒤흔들었다. 투자에 손을 대는 족족 주가가 급등하면서 ‘미다스의 손’이라는 칭호를 받아왔다. 하지만 구속과 함께 재벌 테마주들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구씨가 동일철강에 투자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식은 주당 9만7000원(2007년 8월10일)에서 한 달만에 161만원으로 급등했고 코스닥시장에서 ‘황제주’로 등극했다.
하지만 주식분할과 유상증자 등으로 주식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그의 구속 소식에 현재 주가는 1주당 2만2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재벌 그룹의 일원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경영권을 인수한 뒤 실제로는 이행할 의사도 없던 유상증자를 발표하는 수법으로 시세를 조종하려 했던 것이다.
동일철강 외에도 구씨가 투자했다는 엠피씨, 레드캡투어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구씨는 지난 6월20일 증권거래법 위반 및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인정돼 체포된 후 구속기소됐다. 구씨는 구속 당시 “투자한 주식들이 모두 급등한 것은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고 밝히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용오 전 두산 회장의 차남이자, 두산 4세인 박중원 씨는 증권거래법 위반과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박씨의 경우 특히 자기돈으로 주식을 한 주도 사지 않았으면서도 산 것처럼 거짓 공시를 한 것에 검찰은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또 회삿돈 100억원을 빼내 빚을 갚는 등 개인적으로 쓰고 이같은 횡령 사실을 감추려고 거짓서류를 꾸미고 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30대 동년배로 정보 교환하고 함께 움직이는 경우 많아
2005년 두산 ‘형제의 난’ 이후 두산가와 멀어진 박 씨는 지난해 3월 코스닥 업체인 뉴월코프 주식 130만주(3.16%)를 30억원에 매입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4개월 뒤 박씨는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304만주를 31억원에 추가로 매입했음을 공시했다. 하지만 유상증자 실패 등으로 지난해 12월 경영권을 양도하면서 이 회사 주식은 곤두박칠 쳤다. 원래 주당 2000원이던 이 회사 주식은 박 씨가 경영권을 인수한 뒤 1만4000원대까지 급등했고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주당 1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도자기 창업주 김영신 전 회장의 3세인 김영집 씨는 엔디코프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또 김 씨가 대표로 있는 코디너스도 비슷한 상황. 특히 코디너스는 이명박 대통령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지난해 8월 유상증자를 통해 39만여주를 배정하면서 대가성 거래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주당 가격이 2만원대까지 급등한 코디너스 주식은 현재 1만원 안팎으로 급락했다.
재벌 후세들의 투자해 ‘재벌 테마주’로 주목받았던 업종은 10여개에 이른다. 하지만 대체로 반짝 상승했다 급락하고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았다. 케이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8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시 일부 지분을 동국제강그룹 장경호 창업주 후세들과 장진호 전 진로 회장 장남 장형준 씨, LG벤처투자 등이 인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들은 지난해 말 주가의 정점에서 지분을 팔아치우고 큰 차액을 남겼으나 뒤늦게 합류한 개미들은 올 상반기 주가가 -82.49%까지 급락하면서 큰 손실을 짊어져야 했다.
재벌 3,4세가 투자하면 대박이 난다는 것 때문에 회사의 경영실적이나 수익모델보다 재벌 후세라는 이유만으로 재벌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한다. I.S하이텍은 지난해 6월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 정일선(BNG스틸 대표)씨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관심을 끌었지만 주가는 최근 1년 새 4분의 1로 토막났다. GS그룹 2세 허전수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새로닉스와 LG가의 구자극, 구본현 씨가 공동대표인 엑사이엔씨도 ‘반짝’ 상종가를 쳤다. 지난해 4월 SK그룹 2세 최철원씨가 인수한 M&M(옛 디질런트 F&F)은 당시 8일 연속 상한가를 치는 등 325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000원도 안된다.
이들은 대부분 30대 동년배로 주식투자와 유상증자 참여 과정에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고. 그 시작은 앞서 언급했듯 2006년부터 LG그룹 3세 구본호 씨가 선두에 섰다. 이후 LG그룹 계열의 또 다른 자제들을 비롯해 LG그룹에서 분리된 GS그룹의 허씨, SK 그룹의 최씨, 현대그룹의 정씨, 동국제강 계열의 장씨, 한국타이어 조씨 등 재벌 2,3세들이 증시에 가담하면서 재벌가 테마주를 형성했다. 박용오 회장 차남 박중원씨도 이 대열에 합류했고 한국도자기 등 중견 재벌 2,3세들도 코스닥 투자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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