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맑음동두천 -2.5℃
  • 구름조금강릉 2.8℃
  • 구름조금서울 -2.2℃
  • 구름조금대전 1.1℃
  • 흐림대구 1.9℃
  • 흐림울산 3.3℃
  • 구름많음광주 2.2℃
  • 흐림부산 5.3℃
  • 흐림고창 1.2℃
  • 흐림제주 7.5℃
  • 구름조금강화 -2.2℃
  • 구름많음보은 0.1℃
  • 구름많음금산 0.3℃
  • 흐림강진군 2.8℃
  • 흐림경주시 2.3℃
  • 흐림거제 5.7℃
기상청 제공

경제

한국의 적대적 M&A, '달라지고 있다'

URL복사


Untitled Document





한국의 적대적 M&A, ‘달라지고 있다’




지배구조펀드의 등장과 함께 관련법 개정의 물결도…


SK사태로
부각된 ‘적대적 M&A’. 한국에서 적대적 M&A 시장이 열린 것은 외환위기 이후 증권거래법 200조(일반인이 특정 상장기업의
주식을 10% 이상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규정)가 폐지되고 외국인에 의한 M&A가 전면 허용된 이후이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까지
우호적 M&A사업이 대부분이다. 적대적 M&A가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기업주의 경영권에 대한 집착 때문인데, 이
경우 온갖 수단을 동원해 M&A는 막아도 기업은 더욱 부실화 된다. 그러나 적대적 M&A 가능성이 제기되는 ‘SK’. 그리고
골드만삭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한 ‘진로그룹’의 상황은 예전과 달리 적대적 M&A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SK 안도의 한숨?




“크레스트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위해 추가로 주식을 사들였다”는 루머가 퍼진 데 대해 크레스트 증권의 모회사 소버린 자산운용은
지난 4월18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14.99% 외에 SK㈜ 주식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 없다”고 밝힘으로서 SK 측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SK 그룹은 지난 1999년 주력계열사인 SK텔레콤 해외 최대주주 타이거펀드가 경영권에 심하게 간섭한 이유로 펀드가 보유한 SK텔레콤
주식을 SK글로벌 등 계열사들이 1조원 어치 가량 매입하면서 경영권 갈등을 풀었던 사례가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SK측 관계자는 소버린과의 면담에서 ‘SKT의 경영권에 대해 위협 받고 있다고 생각지 않으며 ‘그린메일’에도 결코 응할 생각이 없다’며
오히려 언론의 과장을 지적했다. 소버린측 인사가 참여연대 관계자 등을 만난 것에 대해서도 ‘정보수집’ 차원인 것으로 안다고 밝히며, 적대적
M&A에 대해 일축하고 있다.

한편, SK㈜의 1대 주주로 떠오른 페이퍼컴퍼니 크레스트 시큐러티즈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소버린자산 운용은 지난 1987년 유럽 지브롤터에서
문을 연 소버린 그룹의 일원으로 알려졌다. 소버린 그룹은 역외·역내에서 주로 개인 자산가들을 위한 서비스를 해 주는 회사이며 소버린자산
운용은 그룹의 핵심 계열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로, 의문의 법정관리




‘진로의 지급불능 사태를 막기 위해 법정관리를 개시해달라’며 서울지법 파산부에 회사정리절차 개시신청을 낸 골드만삭스와 진로의 공방이 거칠어지고
있다. 진로측은 최근 1조2,000억원의 외자를 유치하여 채무변제와 함께 화의를 종료할 계획 하에 있었고, 골드만삭스 또한 진로의 제안내용이
‘좋다’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채권에 관한 협상을 진행 중 일어난 일이어서 의혹을 사고 있다.

갑작스런 골드만삭스의 법정관리 신청은 ‘진로 채권 값을 유리하게 받기 위한 전술’ ‘적대적 M&A를 통해 헐값에 진로를 사들이기
위한 전략’ 등 온갖 루머가 나돌게 했다. 소문에 대한 골드만 삭스 측의 입장은 “경영권을 뺏으려는 의도가 전혀 없으며, 진로의 재무상태가
불확실해 법정관리를 통해 채권을 확보하겠다” 이다.

진로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서울지법에 제출한 회사정리절차 개시신청서 24쪽에 따르면 3자 인수를 요구했다”며 “경영권을 뺏으려는 의도가
없다는 골드만 삭스 측 주장은 허위”라고 주장한다. 현재로선 법원이 골드만삭스 측 의도를 어떻게 파악하느냐가 관건이다.



‘지배구조펀드’의 등장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여러 차례 M&A가 성사됐지만, 적대적 M&A는 없었다. 르노삼성, GM대우 등 자동차 업계의 M&A는
오히려 ‘민족자본’적 시각의 부정적인 반응에 반대되는, 우리 경제의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우위를 차지한다.

대우증권 M&A 컨설팅부 박병찬 차장은 한 인터뷰에서 “적대적 M&A야말로 M&A의 꽃”이라고 말한다. 적대적 M&A는
각종 첨단 금융기법이 동원되고 치열한 기업간 생존경쟁의 장이라는 것이다.

이번 크레스트의 SK 투자는 아직까지 M&A 움직임을 드러내보이지 않지만, 투자목적으로 한정 짓기엔 아직 이르다. SK사태로 인한
외국계 회사들의 움직임은 이제 한국 기업이 국제적 지배구조펀드(CGF : Corporate governance fund)의 공략대상이 됐음을
의미한다. ‘지배구조펀드’란 개별회사로는 수익구조가 탄탄하고 자산이 많은데도 지배구조가 낙후돼 주가가 낮은 기업만 골라 공략하는 펀드로
크레스트의 모회사인 소버린 자산운용도 ‘지배구조개선과 주주가치 확립을 위해 SK㈜에 투자한다’고 밝혀, 단순 투자목적으로만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미국, 유럽에서는 지배구조펀드가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고 한다.

김우찬 한국개발연구원(KDI)교수는 △낙후된 지배구조와 그로 인한 주가 저 평가 △취약한 총수 지분 △소액주주의 권리의식 확대 등의 조건이
결합되면서 한국이 CGF의 매우 좋은 투자대상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바로 ‘한국식 그룹 리스크’ 때문에 저평가돼 간단한 외과수술로 금방
제 가치를 되찾는다는 것.

그러나 경영권에 대한 집착이 강한 한국의 특성상 적대적 M&A가 결코 쉽지 만은 않을 전망이다. 1990년대 한화종합금융이나 미도파가
적대적 인수합병에 휘말렸을 때는 대기업 총수들이 벌떼 같이 들고 일어나 ‘백기사’역을 자청했을 정도다. SK의 경우에도 백기사로 ‘포스코’가
있다는 루머가 흘러나온 적이 있다.

문제는 최근 SK텔레콤 경영권 위기설과 관련, 외국인의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 방지와 이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의 허점이다.
지난달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한나라당 김영춘 의원은 “SK텔레콤의 지배권이 외국인에 넘어갈 위기가 왔다”면서 “전기통신사업법은
외국인투자자가 국내기업 지분 15% 이상을 갖게 되면 외국인으로 간주하고 외국인지분한도를 초과할 경우 의결권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는데
그 외 수단은 없는가”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진 장관은 “전기통신사업법이 적대적 M&A에 대해 충분한 검토 없이 마련됐다”면서 “개정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또 외국인(크레스트 증권) 주식매입을 시정조치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해 묻자, “그런 수단은 없다”면서 “SK사태와 관련해 긴급대응팀을 구성,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적대적 M&A 시작이 SK가 될지 진로가 될지 아직 미지수이지만, ‘지배구조펀드’의 등장을 비롯하여 적대적 M&A에 대응하는
각종 법제도화의 변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당분간 외국 기업들의 초점은 한국 기업의 ‘한국식 그룹 리스크’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광규 기자 hasid@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