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9 (금)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사회

“마음으로 빛을 바라본다”

URL복사
<%@LANGUAGE="JAVASCRIPT" CODEPAGE="949"%>


Untitled Document





“마음으로 빛을 바라본다”




맹인할머니들의 보금자리 ‘루디아의 집’


스개소리
하나. 한국사회에서 노인과 장애인의 공통점은? 정답은 둘 다 방구석에 콕 박혀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농담은 사실 농담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노인과 장애인은 설 곳이 없다. 또한 복지시설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그런데 이 둘을 전부 가진 경우라면 어떨까? 더욱 갈 곳이 없을
것이다.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자리한 ‘루디아의 집’은 이런 할머니들에게는 유일한 안식처다.



즐겁고 행복한 장애인들




‘루디아의 집’은 현재 시각장애인 9명, 뇌성마비 장애인 1명, 직원 3명 도합 13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 중 엄밀하게 말하면 장애인은
12명이다. 서천석(66) 원장도 시각장애 1급으로 거의 실명한 상태고, 주방일을 맡고 있는 신영자 집사는 노인성 질환으로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 정상인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그들이 장애를 지녔다는 것이 가끔 잊혀질 정도다.

“시각장애는 시각에만 장애가 있는 것이지 몸과 마음 전체에 장애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과 훈련을 통하면 얼마든지 정상적으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장애노인이라고 하면 선입견을 갖는다”면서 “우울하고 칙칙한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우리는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서 원장은 설명한다.


루디아의 집 하루일과는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난다. 낮시간대에는 찬양, 율동, 성경공부 등을 하는데 그 중에서 원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산책시간이다. 자원봉사자들이 2인 1조로 할머니 한명씩을 모시고 집 근처로 걷기운동을 나간다. 정순례 할머니는 “봉사자들과 얘기도
나누고 바람도 쐴 수 있어서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라며 “여럿이 생활하니 이곳의 하루하루가 너무 재밌다”고 말한다.



“땅을 주신 하나님께서 집도 지어 주소서”




이곳에 있는 원생들은 모두 중도실명자다. 정신적충격이나 녹내장, 교통사고로 실명한 경우다. 가족의 학대로 찾아오기도 하고 아들의 결혼이
자신 때문에 성사되지 않자 죄책감에 찾아온 이도 있다. 그나마 이렇게 루디아의 집에 기거하게 된 이들은 ‘혜택받은’ 사람들이다. 여성맹인
안마사들과 서 원장이 15년동안 모은 회비로 1989년 설립, 개원한지 14년이 넘었지만 장소가 협소해 1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오고자 하지만 여력이 없다. “전화로 울면서 매달릴 때는 정말 너무나 가슴이 아프지만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며 서
원장은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루디아의 집 가족에게는 희망이 생겼다. 경기도 가평 임야를 기증받은 것이다. 올해 기도제목은 “땅을 주신 하나님께서 집도 지어 주시옵소서”.
넓은 공간에 루디아의 집을 옮겨 전국의 많은 장애노인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소망이다.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대신 마음으로 빛을 바라봅니다. 장애를 가지면서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행여나 불쾌한 냄새가 날까 창문을 열어 차가워진 방안에 웅크리고 앉아 반갑게 맞이해준 할머니들. 눈을 마주치며 대화 나눌 수 없기에 이름표를
달아 말하는 이를 편하게 해준 배려들. 그들은 세상의 빛을 보진 못하지만 마음에 빛을 내뿜고 있었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문의
02)400-2964

국민은행 825-01-0247-717

하나은행 119-222409-00204

예금주 루디아의 집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내란전담재판부, 공정 재판 vs 입법독재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여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한 위헌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여당에서는 그동안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공정성 확보를 명분으로 강력 추진하고 있으며, 야당에서는 헌법상 보장된 사법권의 독립과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배 될 위험성이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당,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는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1·2심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전현희 특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김건희 등의 국정농단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전담재판부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내란전담재판부는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법관으로 구성된다. 관련 사건을 맡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법관’ 판사 3명도 추가 임명하기로 했다. 내란전담재판부·영장전담법관 추천은 전담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가 맡고, 후보추천위원은 법무부 1명, 법원 판사회의 4명, 대한변호사협회 4명씩 추천으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법안에는 위헌 논란이 있던 ‘국회 추천’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현희 특위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됐던 판사의 구성 추천 권한을 국회가 갖는 것은 삼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BTF 푸른나무재단, 한국최초! 바티칸 교황청 초청으로 AI 시대 청소년 보호 제안 연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BTF 푸른나무재단(이사장 박길성)이 유일한 한국 연사이자 전 세계 NGO 최초로 2025년 9월 11일~12일 로마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교황청 신학학술원 국제세미나에 공식 초청받아 패널 연사로 발표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직접 임명받은 안토니오 스타글리아노 교황청 신학학술원장에게 직접 초청을 받았다. 교황청 국제세미나는 “창조, 자연, 환경, 평화로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전 세계 종교·학계·문화·시민사회 인사들이 모여 인류와 피조물의 공동선을 위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개최되었다. 세미나는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 추기경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교황이 AI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와 같이 21세기의 도덕적 위기에 함께 맞서며 평화롭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국제적 협력과 피조물(생명) 보호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BTF 푸른나무재단 박길성 이사장은 ‘피조물의 찬가 –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옹호(청소년 위기 문제)’ 세션에서 발표자로 나서, 지난 30년간의 재단 활동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청소년 보호와 AI 시대의 새로운 폭력 대응 과제의 시급성을 공유하며, 국제사회에 새로운 규범 마련을

문화

더보기
추석 연휴 끝자락 ‘여유작 콘서트’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오는 10월 8일부터 9일까지 보름달처럼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추석 연휴 끝자락에 ‘여유작 콘서트’를 개최한다. ‘여유작 콘서트’는 가을 하늘 아래 국악마당에서 열리는 야외 힐링 콘서트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가족 나들이객과 외국인 관광객, 인근 주민 등 다양한 관객층이 자유롭게 앉아 공연을 감상하며, 도심 속에서 국악을 더욱 친근하게 누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공연에는 대중 친화적인 색깔로 사랑받고 있는 두 팀이 무대에 오른다. 먼저 10월 8일 무대에 오르는 삼산은 고향 삼산면에서 이름을 따온 싱어송라이터로, 미디 사운드에 가야금, 해금 등 한국적 색채를 더해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재치 있는 가사와 개성 있는 스타일로 주목받는 신예 국악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 9일에는 ‘듣는 이의 마음(心)을 풀어주고 채워주는(Full) 음악을 한다’는 의미를 담은 심풀이 무대를 꾸민다. 심풀은 소리꾼 3인(김주원, 박유빈, 김소원)과 해금(서지예), 타악(강경훈), 건반 연주자(김세움)로 구성된 판소리 그룹으로,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감각으로 전통 판소리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일 안 해도 돈 준다’…청년 실업 대책, 계속되는 엇박자
‘청년 백수 120만’ 시대를 맞아 정부가 청년 고용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강력 추진하기로 했다. ‘청년백수’는 대한민국에서 15~29세 청년층 중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는 실업자는 아니지만, 실직 상태이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또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지난 2월 통계청 발표에서 전년보다 7만여 명 이상 늘어난 120만7천 명에 달했다. 이중 실업자는 약 27만 명, 취업준비자 약 43만 명, ‘그냥 쉬었음’이 약 50만 명으로 그냥 쉰다는 ‘쉬었음’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는 공식적인 용어로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청년(쉬었음 청년, 구직 청년, 일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데 자칫 일 안 해도 정부가 수당도 주고, 각종 지원도 해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청년 세대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