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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공포! - 인류와 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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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공포! - 인류와 괴질








명체라고 할 수도 없는 바이러스에서부터 세포 한두 개에 지나지 않는 세균과 곰팡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미생물은 ‘보이지 않는 지배자’로서 인류와 공존해왔다. 미생물은 포도주와 치즈를 만들기도 하고, 현대 산업사회에서
배출하는 독성 물질을 처리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시무시한 전염병의 원인이기도 하다.

동남아ㆍ중국에서 창궐해 급속히 퍼지고 있는 괴질 역시 미생물인 변종 바이러스의 공격이다. 아직까지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아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페스트가 가져다준 유럽의 풍요




괴질의 공포는 최근뿐 아니라 인류의 전(全) 세기에 걸쳐 있다. 지금은 예방 백신으로 정복된 천연두도 수천 년 동안 인류를 괴롭힌 괴질이었다.
실제로 인류의 역사는 전염병을 비롯한 질병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로는 굴복하고 때로는 극복하면서 인류는 질병과 함께 살아왔다.
그것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새롭게 돌리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악명이 높았던 괴질은 ‘페스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14세기 중세유럽에서 창궐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페스트의 악명은
이전 사회로 소급된다. 6세기 중엽 비잔틴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에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강타했다. 그것은 나중에 ‘흑사병(Black Death)’이라고
불리게 된 ‘페스트(pest)’였다. 이에 대해 비잔틴의 역사가 프로코피우스는 ‘전 인류를 거의 멸종시킬 뻔했던 전염병’이라고 기록했다.


작은 쥐가 옮긴 ‘바로 그 역병’ 페스트로 인해, 서방 제국을 건설하려던 동로마 황제 유스티니아누스의 기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농토는 황폐화됐다.
전염병이 끝났을 때 유럽 인구는 절반으로 줄었다.

700여년 뒤, 인류 역사에 최악의 재앙이 된 두 번째 흑사병이 검은 날개를 펼쳤다. 페스트균을 품은 인도산 검은 왕쥐가 십자군의 배를
타고 유럽에 들어가 것이다. 14세기 유럽 인구의 절반인 4,000만 명에게 처참한 죽음을 안김으로써 인류가 겪은 최악의 시련으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페스트로 인한 엄청난 희생이 유럽사회에서 인간의 기본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경쟁을 줄여주었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까지도
전에 없던 부를 누렸고, 살아남은 부유한 사람들은 친인척의 재산을 상속받아 더욱더 부유해졌다. 이렇게 해서 르네상스를 위한 훌륭한 조건이
갖춰졌으며, 유럽이 오늘날의 모습과 특징을 갖추게 된 계기가 됐다.



대량살상무기로서의 천연두




천연두(일명 마마)의 역사는 페스트보다 더 길다. 기록상으로는 기원전 1160년께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5세가 천연두로 사망한 것이 첫
사례이지만 그보다 훨씬 이전에도 존재했다는 것이 통설이다. 천연두가 가장 악명을 떨친 곳은 16세기 아메리카 대륙이다.

1519년 코르테스는 600명의 병력을 이끌고 멕시코 해안에 상륙했다. 그는 전설 속의 신이 강림했다고 생각한 원주민들을 속여 총 인구가
수천만 명이던 아즈테카제국의 수도 테노치티틀란(지금의 멕시코시티)에 입성했지만 형세가 불리해지자 탈출하게 된다. 전열을 재정비한 그가 이
도시를 새로 점령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1520년 스페인령 쿠바에서 데려온 노예가 퍼뜨린 천연두 바이러스였다.

1년 이상 유행하면서 묘하게도 원주민들만 골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이 무서운 괴질은 용맹하던 아즈테카 병사들의 사기를 완전히 꺾어 놓았다.
코르테스가 최종적인 승리를 거두었을 때 쿠이틀라우악 황제를 포함하여 주민 30만 명의 절반 이상은 이미 사망하고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1531년 피사로가 불과 168명으로 수백만 인구의 잉카제국을 공격했을 때도 일어났다.

이렇듯 1518년에서 1531년 사이 아메리카 원주민의 약 3분의 1이 천연두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본의 아닌 유럽인의 생화학 공격에
아메리카 문명은 파괴되었지만 많은 양의 금과 은이 유럽에 유입되면서 가격혁명을 일으켰고, 근대사회로의 이행은 가속화됐다.

한편 1960년대 완전히 괴멸됐던 천연두가 다시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른 것은 2001년 9ㆍ11테러에 이은 미국 내 탄저병 소동 이후다.
천연두, 탄저병 등 생화학무기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은 물론 러시아 영국 이스라엘 독일 프랑스 등 각국에서 천연두의 법정전염병지정
및 백신 확보에 나섰다.



‘살인독감’
인플루엔자




전염병에 의한 인류의 커다란 희생은 먼 과거의 일만은 아니다. 과학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던 20세기에도 감기때문에 수천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1918년 1차대전이 끝날 무렵 프랑스의 서부전선에서 발생한 악성감기는 그 해 안에 거의 전 세계에 퍼졌다. 당시 전 세계의 발병자는 약
5억 명, 그 중에서 사망자는 2,000만 명을 넘었다.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 거즈로 만든 위생마스크가 생긴 것도 이때부터라고 한다.


그 후 10여 년이 지난 1933년 재차 인플루엔자가 런던을 습격했다. 그리고 몇몇 학자들이 인플루엔자가 바이러스임을 입증해냈지만 아직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확실한 백신도, 치료제도 개발해내지 못한 상태다.

20세기 최악의 전염병으로 기록된 이 병은 전 세계에서 2,000~4,000만 명의 희생자를 냈다. 1차 세계대전의 사망자가 850만 명인
것과 비교하면 인플루엔자의 살상력은 가히 메가톤급이었다.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전 세계적으로 예방접종과 공중보건이 확산되면서 천연두와 같은 전염병이 사라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항생물질이 발전하면
할수록 세균과 박테리아 또한 빠른 속도로 진화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에이즈, 에볼라, 라사 등 새로운 전염성 질병이 속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박테리아가 진화하면서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는 바람에
결핵 같은 오래된 질병까지 다시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 겁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21세기에 전염병이 더욱 증가할 우려가 높다고 말한다. 부의 집중으로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국가가 늘고 있고, 전쟁이나 내란,
인구의 이동과 이민 등 사회적 요인들이 개선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고병현 기자 sama1000@sisa-news.com












생화학무기의 약사

더러운 무기, 추악한 전쟁


생화학무기는 이라크전쟁의 한 원인이 되었다. 생화학무기는 생물무기와 화학무기로 나뉜다. 화학무기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합성한 약품이나 화학물질로 만든 무기다. 반면 생물무기는 천연으로 존재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무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양하거나 처리한 것이다. 탄저균-천연두-페스트-콜레라-이질-장티푸스-발진티푸스-유행성 출혈열-황우독소 등 생물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세균과 바이러스 30여 종이다. 생물무기는 화학무기보다 위력이 100배 이상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기록상 생화학무기의
사용은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346년= 이탈리아 항구도시 제노바의 카파항 포위공격을 하던 타르타르인들은
페스트(흑사병)가 돌발하자 작전을 포기했으며 철수하기전 투석기로 동료의 시신을 성 안으로 던져 넣었다. 그런데 곧바로 페스트가
퍼져 성이 함락됐다.

1518년= 스페인 정복자 코르테스는 멕시코 원주민에게 천연두를 퍼뜨려 1521년
완승을 거둔다. 1530년대 잉카 문명 전역에도 천연두가 창궐했다.

1710년= 러시아군은 스웨덴과 전쟁 중 전염병을 확산시키기 위해 페스트
희생자 시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67년= 영국 장군 제프리 암허스트는 프랑스군을 돕고 있던 북미 인디언에게
천연두에 오염된 담요들을 살포, 캐릴론 기지를 함락시켰다. 영국군은 두 차례 기지를 공격했으나 대 패했었다.

1914~1918년= 제1차 세계대전 중 염소(클로린)와 이페릿과 같은 화학무기가
처음 대량 살포됐다. 1915년 독일은 프랑스 이프레 인근 랑즈마크 마을에 가스무기를 사용했고 영국과 프랑스도

곧 가스로 대응했다. 1918년엔 포탄 4개중 1개에 다양한 가스가 장착됐다.

1925년= 1차대전 때 화학무기 사용은 생화학무기 사용을 금지한 제네바 의정서를
이끌어냈으나 이 의정서는 연구와 생산까지 금지하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모든 강국들이 이 의정서를 비준했다.

1930~1940년대= 일본은 생물무기를 실험하고 중국과 만주에서 사용했다.

1942년= 영국은 스코틀랜드 연안 그루이나드섬에서 양에 대해 탄저균 실험을
실시했다. 현재 사람이 살지 않은 이 섬은 아직도 탄저균 포자에 오염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72년= 공격적 생물무기의 연구 개발 생산을 금지하되 생물무기지역의 예방적
활동을 허용하는 생물무기협정(BWC)이 체결되고 미국, 소련 등 143개국이 비준했다.

1979년= 러시아 도시 스베르들로프스크에서 탄저병이 발생, 64명이상이 사망했다.
당시 소련정부는 탄저균에 감염된 고기가 원인이라고 밝혔으나 국제 전문가들은 인근 생물무기시설에서 탄저균 포자가 사고로 누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1992년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이 사고가 미생물시설과 관련 있음을 시인했다.

1980~1988년= 화학무기가 이란-이라크 전쟁 때 주로 이라크군에 의해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991년 페르시아만(걸프)전쟁 후 이라크에 대해 화생방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하도록 명령하고 유엔특별사찰단(UNSCOM)이
이라크 시설에 대해 사찰을 시작했다.

1995년= 일본의 사이비 종교단체인 옴 진리교 신자들이 도쿄(東京) 지하철역에
살상용 사린 가스를 뿌려 12명이 사망하고 5천여 명이 부상했다. 살포된 사린가스의 독성이 비교적 약하고 살포방법이 치밀하지 못해
당초 예상보다 사상자는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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