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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칼럼] ‘그 말이 왜 거기서 나와’…백종원 차기대선주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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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배재대 부총장]  최근 불거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논란을 보면서 제일 먼저 요즘 유행하는 유행가 제목이 떠올랐다.

 

한 TV방송의 미스터트롯이란 트로트가요 경연대회에서 2위를 하며 요즘 대세 가수로 떠오른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노래다. 제목도 제목이지만 이 노래 가사 중에 “뭐하는데 여기서 뭐하는데 도대체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구절도 요즘 상황을 떠올리게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19일 통합당 초선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차기 대선주자를 논하며 느닷없이 "(대선후보로) 백종원 씨 같은 분은 어때요?"라고 말을 꺼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김 위원장은 왜 갑자기 백 대표 얘기를 꺼냈을까? 완전 ‘그 말이 왜 거기서 나와’, ‘니가 왜 거기서 나와’였다.

 

김 위원장이 백 대표를 진짜 통합당 대선주자로 하자는 얘기가 아니었음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런데 정치판에서는, 심지어 언론까지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백 대표 차기 대선주자 논란을 이슈화해서 난장판을 만들었다. 정치권과 언론은 아닌 것 다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설화(舌禍)만들기에 경쟁하듯 열을 올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백 대표는 “대선은 꿈 꿔 본적도 없고 지금 하는 일이 제일 좋다”며 손사래를 쳤고, 김 위원장도 직접 인터뷰를 통해 “프랑스의 마크롱처럼 자기 비젼을 제시하고 국민의 사랑과 기대를 받는 사람이 대선주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페이스북, 트위트 등 오픈 SNS, 심지어 동창모임 등 개인적 커뮤니티의 SNS에서까지 “기존의 어리버리한 정치인들보다는 차라리 백종원이 낫다”라며 백종원 대선주자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뜬금 없었지만 정치권과 언론의 의도된 설화의 위력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우리가 아는 설화 만해도 미처 글로 옮기지 못할 정도로 많다. 가장 최근의 설화를 예를 들면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남녀의 육아 차별 관련 발언으로 곤혹을 치르다 결국 사과했고 지난 총선에서 황교안 통합당대표의 n번방 관련 발언, 차명진 후보의 부적절한 세월호 관련 발언, 정승연 후보의 인천촌구석 발언 등 통합당 후보들의 말실수가 연이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 김종인위원장의 설화는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오히려 통합당 뿐 만 아니라 정치권에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해 세간에 화제가 됐다.
 
말이란 누가 하느냐에 따라, 어떤 상황에서 했느냐에 따라 별 것 아닐 수도 있고, 어마어마한 핵폭탄이 될 수도 있다. 필부필부(匹夫匹婦)가 아닌 권력과 권세를 가진 사람이 한마디 했을 때 그 파장이란 화자(話者)의 의도와 상관없이 크게 일어나고, 돌이킬 수 없는 설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말은 한 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가 없다. 말을 할 때 심사숙고해서 말을 하기란 쉽지 않다. 상대방과 대화 중 상대방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불쑥 나오기도 하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엉뚱한 말이 나오기도 한다. ‘말’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실수’다. 그래서 예부터 ‘침묵은 금이다’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다. 

 

사람이 말을 안 하고 어찌 살겠냐마는 말을 할 때 어렵지만 한번쯤 호흡조절하고, 내가 하는 말이 듣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과 파장을 미칠지 생각하고 말해야 실수가 없다. 다 알고 있는데 실천을 못하니 설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글을 써서 화를 자초하는 일을 필화(筆禍)라고 한다. 필자가 다분히 의도적으로, 정의로운 일에 사명감으로 글을 썼을 때 주로 필화사건이 일어난다. 

 

하지만 설화는 부부간에도, 부모자식지간에도, 동료들 사이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말조심해야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해도 실수 연발이다. 사람이니까.

 

그런데 실수와 우연을 가장해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이 말로 실수하는 사람보다 더 무섭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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