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8.6℃
  • 흐림강릉 15.6℃
  • 서울 8.8℃
  • 박무대전 11.9℃
  • 연무대구 13.8℃
  • 구름조금울산 18.3℃
  • 박무광주 14.7℃
  • 구름많음부산 18.2℃
  • 흐림고창 10.3℃
  • 흐림제주 17.0℃
  • 흐림강화 8.1℃
  • 흐림보은 7.3℃
  • 흐림금산 12.8℃
  • 흐림강진군 15.8℃
  • 맑음경주시 18.5℃
  • 구름많음거제 15.6℃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통일도 복지의 문제”

URL복사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전문가로 취임 전부터 기대를 모은 김성이(62)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취임 4개월을 맞이하는 동안 선진국형 복지정책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국민에게 찾아가는 능동적 복지’, ‘복지의 경쟁력과 효율성 향상’을 강조해온 김 장관은 “걸언(乞言)의 자세로 임하겠다”는 좌우명을 향해 우직하게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계동 청사에서 가진 <시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장관은 새 정부 복지 정책의 핵심 방향은 물론 의료법개정, 상비약 슈퍼마켓 판매 등의 이슈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특히 김 장관은 다가오는 통일과 그 이후의 복지 환경까지 생각하는 남다른 청사진을 제시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국민과 가장 가까운 부처가 아닌가. 자부심과 함께 그에 따른 고충도 많을 듯 하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국민과 가장 가까운 부처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고통에 가장 민감해야하는 부처라고 생각한다. 사회복지교육 및 실천현장에서 ‘복지는 고통의 인식이다’라고 말해왔는데, 보건복지가족부에서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복지부가 수행하는 모든 업무들은 국민의 욕구와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통령이 강조했던 ‘국민을 섬기는 머슴’이 되려고 가장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부처라고 자부한다.
그러나 실천은 말보다 어렵다고 했듯이 섬기는 자세를 견지하고자 노력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런 부족함은 현장에 자주 나가 국민의 솔직한 목소리를 열린 마음으로 들을 때 채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국민들의 의견을 여쭙는 걸언(乞言)의 자세로 메워 나갈 것이다.
MB 정부 복지정책의 큰 밑그림은 무엇인가.
MB정부의 복지정책의 방향은 능동적 복지다. 능동적 복지의 키워드는 ‘일자리, 기회, 배려’로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국가가 책임을 지고 보호하는 것이다.
능동적 복지의 큰 틀에서 정부는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평생복지’, ‘개인별 특성에 맞는 예방 통합 맞춤형 복지’, ‘일자리와 균등한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일하는 복지’, ‘효율적 전달체계를 통한 국민 체감형 복지’를 실현하고자 한다.
“복지 예산 축소하지도, 축소할 수도 없다”
노무현 정부 복지정책과 차별 포인트는 무엇인가.
참여정부는 복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복지정책의 기본적인 틀을 갖추었으나 전달체계의 비효율성으로 국민들의 체감도가 낮았고 예방적 서비스는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MB정부의 복지정책은 효율적 전달체계를 통해 국민이 복지를 체감하도록 하고 개인별 특성에 맞는 예방적 맞춤형 복지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과거 복지 정책이 물질에 투자하는 것이었다면 MB정부의 복지정책은 사람에 투자하는 인간서비스(human service) 중심이다.
성장 중심 마인드의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복지 분야의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복지분야 축소에 대한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 정부는 국가의 역할과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고 비효율적인 사업에 대한 조정을 통해 신규사업에 투자하는 등 재정의 효율성을 확보해 복지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지난 10년간 사회복지시책의 제도적 틀이 완비되고 복지부 예산도 크게 증가했다. 1997년 2조8천억원이던 예산이 현재는 15조6천억원으로 약 5배가 증가했다. 종래의 복지예산 증가 수준은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예산의 꾸준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과거 복지정책들이 실질적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워 생색내기이라는 비난을 많이 받아왔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나.
부정수급, 중복사업 등 전달체계의 비효율로 국민체감도가 낮아, 비용대비 효과성을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즉, 효율성 추구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미 도입되었거나 도입 예정인 각종 사회복지제도가 잘 정착하고 내실있게 운영되도록 하는데 초점을 둘 예정이다. 또한 제대로 된 전달체계를 통해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필요한 대상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복지 체감도를 실질적으로 높여 나가도록 하겠다. 각종 복지급여에 대한 부정수급 및 복지서비스간 중복·누락 방지, 수요자 중심의 ‘one-stop 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등이 효율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다.
“당연지정제 고수 입장 확고하다”
의료법 개정이 유보된 상태다.
이번에 입법 예고된 의료법 개정안은 2007년에 정부가 추진했던 의료법 개정안 내용 중 일부다. 이 중 의료소비자의 권익 증진 및 의료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 시급하게 개정이 필요하고 쟁점이 적은 조항을 다시 개정 추진하는 것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 알선, 병원 합병 허용 등 개정안에서 문제가 됐던 조항들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외국환자 유인 알선 허용은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고 외화 수입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이다. 태국은 연간 150만여명의 해외 환자를 유치하고 있고, 싱가포르와 인도의 경우에도 활발한 외국 환자 유치를 통해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들 동남아 국가에 비해 의료 수준이 높지만,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한 유인 알선 행위를 법률로 금지하고 있어서, 작년의 경우 1만6000여명 유치에 그쳤다. 개정안은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환자 유치를 돕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은 의료 기관에 재투자돼 내국인 환자의 편익을 돕기 위해 사용될 것이다.
의료법인간 합병은 의료서비스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위한 것이다. 현재 의료법에는 의료법인간 합병 절차에 대해 규정돼 있지 않다.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이 경영상 어려움에 처할 경우 해산하는 것 말고는 다른 청산 절차가 없다. 따라서, 지속적인 의료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의료 진료의 효율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의료법인간 합병 절차를 규정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는 의료법인간의 합병에 국한되기 때문에 대학병원이나 동네의원들은 제외된다.
보건복지가족부의 당연지정제 고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의료계가 당연지정제 폐지 주장 등을 펼치고 있어 국민들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전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1977년부터 실시해 온 ‘국민건강보험 당연지정제’는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어느 의료기관을 이용하더라도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 해 왔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정부는 30여년간 유지해온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확고하게 유지해 나갈 것이다.
가정상비약의 슈퍼마켓 판매 허용 여부를 놓고 약사업계가 시끄럽다. 보건복지가족부의 입장은 어떠한가.
가정상비약의 약국 외 슈퍼판매 허용은 국민의 의약품 구매 편의를 높이고자 새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된 과제다. 의약품은 그 특성상 항상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어 슈퍼판매 허용을 위해서는 의사·약사등 전문가의 복약지도가 필요하지 않은 안전한 의약품을 선정해야 한다.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및 시민 단체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자 보육 바우처 제도로 보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보육 바우처 제도에 대해 설명해 달라.
내년부터 보육제도에 바우처 시스템을 적용시킬 계획이다. 정부가 저소득층 가정에 전자 쿠폰을 지급하면 엄마가 보육시설을 선택해 이용하고 쿠폰으로 요금을 대신 지불하는 방식이다. 바우처 제도가 도입되면 보육료 지원 대상 가정은 좋은 보육 시설을 선택할 수 있고 보육시설 또한 경쟁을 하기 때문에 서비스의 질이 더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노인 복지 관련 정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노령 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노인 인구의 비중이 많은 만큼 노인 복지 또한 그만큼 향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초노령연금제도의 범위가 더 넓어져 이달부터는 65세 이상 노인의 60%가 8만4000원씩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달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시행한다. 17만명의 노인이 시설 급여와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복지용구 등의 재가 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게 돼 당사자인 노인과 가족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혼자서 일상생활이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들과 치매 중풍 등 장기요양이 필요한 대상부터 우선 실시한다.
노인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기업체, 지자체 등과 연계해 금년에 민간분야 노인일자리를 2만개 창출하여 일할 능력이 있고 일하기를 희망하는 노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신발 끈 묶고 전력질주 한다”
여기까지 순탄하지 않은 길이었지만 김 장관의 전문성에 대한 믿음과 개혁적 사고, 추진력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다. 이 같은 기대에 대한 포부를 밝힌다면.
아시다시피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특히 의도했던 것들이 단절돼 언론에 보도돼 안타까운 일들이 있었다. 지난 3개월간 업무 파악하느라 정신없이 지냈다. 이제 신발 끈을 묶고 전력질주를 하려한다.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해 보고 싶다. 한 평생 사회복지만을 위해 연구했고, 일해 왔다. 그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 얻었던 것들을 국민 여러분께 마음껏 보여드리고 싶다.
살기 어렵다는 서민들의 탄식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대표적 정책 비전을 몇 가지만 제시해 줄 수 있나.
말씀드린 대로 MB정부의 복지정책의 방향인 ‘능동적 복지’의 키워드는 ‘일자리, 기회, 배려’다.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국가가 책임을 지고 보호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저소득층 대상 대부제도를 확대해 재도전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서비스 기업을 육성하며 노인 및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일을 하는 복지’를 실현해 나가고자 한다.
또한 수요자 요구에 부합하는 보육정책 개편, 아동청소년 안전망 구축 등 ‘미래를 대비한 복지’를 구현하고, 인적자본을 튼튼히 하여 빈곤을 예방하는 ‘예방형 복지’를 추진해 나가겠다.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복지정책의 미래상이 있다면.
‘통일복지’를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북한에는 2000~2500만명의 동포가 있고, 남쪽에는 1만4000여명의 새터민이 있다. 내가 평안북도가 고향이라 북쪽의 복지에도 관심이 많다. 새터민을 위한 복지는 물론 북의 동포가 처한 삶의 환경도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곧 상생의 길이 아니겠나. 이젠 통일을 정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복지 문제로 보고 나눔을 통해서 큰 나라가 되는 ‘통일복지’를 구상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